<지령700호 특집①>전두환 일가 수백억 ‘땅 대박’ 사연



장남 재국씨 조성 베일 속 ‘무릉도원’ 실체 드러나
1만7천평 꽃동산…자금출처·투기 의혹 여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돈방석’에 앉았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수십억원을 들여 대거 매입한 땅이 대박을 터뜨린 것.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경기 연천군 소재 ‘허브빌리지’가 그곳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연천 별천지’라 불리는 이곳은 재국씨가 지난 5년간 공들여 조성한 대규모 농원. 그 실체가 드러나면서 재국씨 땅은 물론 주변의 땅값까지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뒤흔든 연천 지역을 가봤다.

지난 2일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유명한 태풍전망대(휴전선까지 800m)를 목전에 둔 이곳은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이라 유독 을씨년스런 기운이 가득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다 이내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 간간이 인근 부대에서 총성이 들렸고, 어디론가 바삐 이동하는 군인들의 행렬과 시꺼먼 매연을 뿜어대며 내달리는 군용 트럭들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임진강 기암절벽
능선 안쪽에 자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심상치 않은 남북 난기류를 뚫고 도착한 곳은 북삼리에 위치한 ‘허브빌리지’. 임진강을 끼고 깎아내린 기암절벽의 완만한 능선이 감싸 안은 형상은 “그림 같다”는 탄성을 절로 자아냈다.
심란한 마을 분위기를 달래듯 입구에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성인 6000원)을 끊고 들어간 그곳은 마치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한마디로 ‘별천지’였다. 고요하고 인적이 드문 최전방에 숨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5만7000여㎡(약 1만7000평) 규모의 허브빌리지는 1만3200㎡(약 4000평)의 국내 최대 라벤더 꽃밭과 100여 종의 허브가 심어있는 허브가든, 80여 종의 야생화 군락지인 들꽃동산 등으로 꾸며져 있다.
또 밤나무동산, 솟대동산, 문가든, 화이트가든, 시인의 길, 포도터널 등 각 테마별로 구성된 산책로와 이탈리아 요리와 커피, 허브차 등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도자제품을 직접 제작·판매하는 도예공방,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등도 자리 잡고 있다.
2006년 6월 주요 시설은 이미 완성해 외부에 공개되고 있지만 펜션 등 부대시설과 주변 정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허브빌리지 관계자는 “올가을까지 마무리 작업을 끝낼 예정”이라며 안내 책자를 건넸다. 여기엔 남녘의 강물과 북녘의 강물이 섞이는 ‘화합의 땅’, 남녘의 산과 북녘의 산이 만나는 ‘평화의 땅’이라고 소개돼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연천의 명소로 떠오른 이곳의 주인은 다름 아닌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는 자신과 부인, 자녀의 명의로 이 땅을 매입해 대규모 농원을 조성했다.
재국씨가 집중적으로 연천 일대 땅을 사들인 것은 2004년 3월부터다. 해당 토지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당시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산 66번지 임야와 밭 등 8필지 2만5000여㎡(약 7500평)가 재국씨 부인 정모씨 명의로, 같은 해 5월 북삼리 222번지 6필지 1만5000여㎡(약 4500평)는 재국씨 딸 전모양 명의로 등기가 됐다. 올해 24세인 전양은 같은 시기 인터넷 홈피에 ‘우리나라가 제일 구리다’는 내용의 한국 비하 글을 올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듬해 3월엔 북삼리 221번지 임야 1필지 1만3000여㎡(약 3900평)가 재국씨 명의로 이전등기가 완료됐다. 재국씨는 토지 외에도 222번지에 있는 3층짜리 건물 2채(1320여㎡·약 400평)를 2004년 5월 전양 명의로 매입했고 곧바로 자신을 포함해 가족들의 주소지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서 이곳으로 옮겼다.
이어 매입한 토지 가운데 건물이 있는 이 일대 임야 1만3000여㎡를 부인과 딸 명의로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첫 삽을 떴고, 완공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이다.
재국씨가 부지를 처음 매입할 때만 해도 자금 출처에 관심이 집중됐다. 무슨 돈으로 땅을 샀냐는 의문이다. 혹시 ‘가난한 아버지’전 전 대통령에게 물려받은 재산으로 허브빌리지를 조성하지 않았냐는 것. 이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대목으로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밝힌 전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무일푼이다. 국가에 납부해야 할 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2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선고받은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검찰이 강제 집행한 재산 등 납부한 532억원을 제외하고 1673억원을 지금껏 내지 않고 있다.
그는 2003년 4월 법원의 재산명시 심리에서 “전 재산이 예금 29만1000원뿐”이라고 밝힌 뒤 ‘전 재산’마저 추징금으로 납부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재산을 끝까지 찾아내 모두 추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2006년 6월 서울 서초동 땅 추징을 마지막으로 3년이 넘도록 추가 추징이나 납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서울 ‘금싸라기 땅’팔아
연천 땅 사들여

그동안 ‘전두환 비자금’과 관련해 재국씨도 여러 번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덫에 걸리지 않았다. 재국씨가 경영하는 ㈜시공사가 단순 출판사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발돋움한 ‘문어발 확장’배경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매출 500억원에 이르는 굴지의 출판업체 ㈜시공사는 허브빌리지의 모회사 격이다.
재국씨는 딸이 소유했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부동산(당시 시가 30억원 상당)과 부인과 아들의 공동명의였던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부지(당시 시가 10억원 상당) 등 도심의 ‘금싸라기 땅’을 팔아 연천 땅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한 측근은 “재국씨 가족의 재산은 전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며 “논현동과 서교동 땅은 재국씨의 장인이 딸과 외손자들에게 상속해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재국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천 땅을 타인 명의로 몰래 산 것도 아니고 나쁜 일을 하려고 산 것도 아니다”라며 “허브 농원을 건설해 출판사와 독자를 잇는 소통의 현장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재국씨가 땅을 매입하자 일각에선 투기 의혹도 불거졌다. 허브빌리지는 물론 주변의 땅값까지 들썩인 이유에서다.
실제 <일요시사>의 확인 결과 재국씨 가족은 연천 땅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재국씨 소유의 북삼리 221번지 공시지가는 2005년 ㎡당 5770원에서 2006년 3만8800원, 2007년 13만7000원, 지난해 14만8000원으로 폭등했다. 올해 상승세가 약간 주춤해 12만2000원을 기록했지만 구입 당시에 비해 5년 새 무려 20배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재국씨 부인 소유의 북삼리 산 66번지는 매입한 2004년 1100원에서 올해 4410원으로 4배 정도 올랐다. 딸 소유의 북삼리 222번지는 2004년 3만3200원에서 올해 12만2000원으로 역시 4배가량 상승했다.
현지 한 부동산 중개인은 “최전방 지역 가운데 연천이, 그중에서도 허브빌리지 라인이 임진강에 접한 데다 도로를 바로 끼고 있어 일대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곳으로 꼽힌다”며 “2000년만 해도 연천에서 평당 몇 백원에 거래되던 땅들이 이젠 실거래가로 보통 20∼30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웃돈다”고 말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연천을 비롯해 휴전선 접경지역 일대에 땅 투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기에 2004년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이 생산되고 아테네올림픽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입장, 북한 용천역 사고로 인한 대북구호지원 등 남북관계 호재가 맞물리면서 훈풍이 불더니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뒤 열풍이 불어 닥쳤다. 그동안 대북 위기도 수차례 있었지만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특히 2004년부터 본격 개발된 파주 LCD 산업단지 조성으로 대토를 원하는 주민들이 토지를 매입하면서 재국씨 땅은 물론 주변의 땅값까지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연천은 2005년 100%에 가까운 공시지가 상승률을 기록,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땅값이 뛰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이 일대의 토지 실거래가는 공시지가보다 수십∼수백 배 비싼 가격으로 흥정되는 실정이다. 재국씨 가족이 연천 땅을 매입한 2004년만 해도 실거래가로 보통 임야가 평당 5만원, 대지가 10만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거의 대부분 10배 이상 올랐다는 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그나마 허브빌리지 근처의 주민들은 평당 100만원을 줘도 안 판다고 한다. 결국 수십억원에 매입한 재국씨 가족의 땅들이 현재 수백억원을 호가한다는 계산이다.

가족 주소지도 이전
평당 5천원→12만원


한 주민은 “꼭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허브빌리지가 들어선 뒤 인근의 땅값이 몇 십배나 올랐기 때문에 ‘전두환 가족’을 땅값을 올려준 ‘반가운 손님’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역의 유지들 사이에서 ‘전두환 일가가 그냥 땅을 사고 개발할 리 없다’ ‘대규모 관광단지나 휴양시설이 들어서는 것 아니냐’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당분간 개집도 안 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 전 전 대통령은 연천, 파주 등 휴전선 서부 접경지와 인연이 적지 않다. 전 전 대통령은 1978년 제1사단장을 지냈는데 1사단 주둔지가 바로 파주 지역이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는 2007년 탤런트 박상아씨와 파주 헤이리 한 화랑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으며 같은 해 재국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시공사는 파주 문발리에 ‘파주 사옥’을 세우기도 했다.
전두환 정권의 5공화국 시절 주도세력에 의해 정치권에 발탁된 이한동 전 총리는 1981년 11대 총선 때 연천·포천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후 불출마한 2004년 17대 총선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6선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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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