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00호 특집>②여·야 대권 잠룡들의 아킬레스건 밀착해부

벌써부터 김칫국 벌컥벌컥 마시고 용트림‘체할라!’

대권 잠룡들이 꿈틀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2년차를 맞은 시점이라 이르기는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은 차기 대권주자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야를 떠나 박근혜 전 대표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야권에서는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유시민 전 장관 등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잠룡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대권으로 가는 가시밭길에서 ‘발병’이 날 ‘상처’가 있다.

여야 잠룡 박근혜 정몽준 이재오 김문수 정동영 손학규 문국현
박근혜 1인자보다 센 2인자의 딜레마, 비주류 한계가 발목잡아
중도 걷는 정몽준, 주류 지원 받으면서 MB와 차별화 이중고
정동영 ‘개인정치’ 논란…당 밖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


대선을 3년여나 남겨두고 있음에도 벌써부터 잠룡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및 정당지지 지지율과 함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잠룡 선두 선 박근혜
수많은 검증에도 약점 ‘있다’

잠룡 중 지지율 선두에 서 있는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박 전 대표는 당시 치열한 검증을 받았다.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금도 그때도 박 전 대표의 가장 큰 약점은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업고 정치권으로 뛰어들었고 천막당사의 한나라당을 각종 선거에서 승리로 이끌며 정치인으로 성장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쉽게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다.
박 전 대통령은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이면에는 ‘독재’가 있었다. 박 전 대표에게 남은 ‘독재자의 딸’이라는 멍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있는 한 계속해서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평이다.  

정가 한 인사는 “박 전 대표의 ‘표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 지역에서조차 ‘여자가’라는 말을 하더라. 또한 ‘부자 대통령’ 등 가족이 대통령직을 이어 받는 것이 가능한 미국과는 달리 아직 우리나라에는 아버지도 대통령이었는데 딸까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비주류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다. 박 전 대표를 따르는 이들은 친박계라는 이름으로 강하게 뭉쳐있지만 거대여당의 주류인 친이계에 비하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흩어있던 친이계가 결집, 경선 판도를 바꿔 버린 바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도중 오랜 무소속 생활을 접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후 짧은 시간 동안 세를 구축,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서 2위라는 성과를 거두며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범친이계에 속하지만 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하며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정책연구소 ‘해밀’을 출범, 씽크탱크도 갖췄다. 그러나 무언가를 도모하기에는 ‘아직’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무소속으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조직 속에서는 발을 디딜 땅을 찾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의 행보도 족쇄로 남게 됐다. 당시 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투표 하루 전날 마음을 바꿔 일방적인 지지철회를 했고 후보단일화는 깨졌다.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으나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그에게 등 돌렸던 인사들이 싸늘한 시선을 받게 되면서 2002년 대선은 정 최고위원에게 씻을 수 없는 과거로 남게 됐다.

급부상하는 이재오 
친박, 이상득 갈등해법 ‘골몰’

이재오 전 의원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하고 미국에서 한동안 머물러야 했지만 당내·외 세력은 더 굳건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내대표 경선과 당직인선에서 친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들이 국회와 입법을 맡고 있는 원내대표와 당의 돈, 조직, 공천을 쥔 사무총장, 선거에 활용되는 각종 여론조사와 전략을 생산하는 여의도연구소를 장악하면서 ‘친이재오계가 당을 접수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내 ‘막후 실세’ ‘만사형통’ ‘상왕’으로 불리는 이상득 의원이 2선 퇴진을 선언한데다 당 쇄신특위가 당 지도부의 퇴진과 조기 전당대회를 쇄신안으로 들고 나오면서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정치권의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의원 측은 이러한 시각에 “다분히 계파적인 시선”이라며 손사래 치고 있지만 친박계, 이상득 의원과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재오계는 친박계와의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을 향한 ‘선상 반란’의 배후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이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 “대통령의 친형을 상대로 권력 투쟁하는 등신이 어디 있겠냐”고 일축했지만 둘은 ‘함께 갈 수 없는 사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치권은 “한나라당 소장파의 ‘선상 반란’ 후엔 이상득 의원에게, 최근에는 이재오 전 의원에게 손을 들어주고 있는 이 대통령이지만 결국 ‘후계’ 결정은 누구와 하겠냐”며 “다른 계파와 화합하지 못하는데다 범친이계를 이끌고 있는 이 의원과의 갈등은 이 전 의원이 넘어서야 할 가장 가까운 산”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당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다. 각각 시정과 도정에 매진하고 있지만 오 시장은 지난 총선 중 ‘뉴타운’ 공약과 관련, 당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데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검찰 소환 등 잇단 악재로 재선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계 복귀한 정동영
‘지금’이 가장 뼈아픈 시기

정동영 의원은 4월 재보선으로 정계복귀에 성공했지만 이것이 가장 큰 약점이 되어버린 묘한 상황에 처했다. 재보선 출마 여부를 두고 당과 마찰을 빚다 결국 탈당했기 때문. 민주당 원내대표에 친DY계인 이강래 원내대표가 선출됐지만 정 의원의 복당에 대한 강한 반발 탓에 복당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내 사람’을 키우기 에는 정 의원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복당이 힘들어 질 경우 독자세력을 모아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박연차 게이트’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후원했던 것처럼 전북 출신 모 기업인이 그의 ‘후원자’ 역할을 한 것을 두고 검찰이 내사중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재보선이 정 의원에게 큰 상처였던 반면 손학규 전 대표에게는 자연스럽게 정계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대선을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 민주당에 둥지를 틀었다는 꼬리표는 그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잠룡들의 지지율이 크게 요동친 가운데 유시민 전 장관이 지지율 2위로 1위인 박 전 대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친노계 후보라는 점과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 출마, 낙선하는 등 ‘바보 노무현’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지지율을 반등시킨 것.

그러나 민주당을 탈당한 후 강의와 집필에 전념, ‘시민광장’ 등 지지자들 외에는 당 안팎의 세가 약해 이번 잠룡 순위 변동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꾸준히 잠룡 후보에 오르있다. 하지만 고령인데다 세 번의 대권도전에 모두 실패하며 쌓인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대세론’을 뒤흔들었던 아들의 군복무 문제와 한나라당 후보 당시 대선자금 문제 등은 그의 대권가도를 가로막고 있다.

17대 대선에서 ‘대안후보’로 떠올랐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금배지를 잃을 위기에 처하고 당이 수없이 흔들리는 등 진통을 겪었다. 힘을 잃은 당을 바로 세우고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당한 걸음 뒤편에 아킬레스건이 내재된 잠룡들. 적지 않은 시간을 남겨두고 있는 18대 대선까지 얼마만큼 자신의 약점을 지울 수 있을지에 따라 대선 판도 또한 수없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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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