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00호 특집>②여·야 대권 잠룡들의 아킬레스건 밀착해부

벌써부터 김칫국 벌컥벌컥 마시고 용트림‘체할라!’

대권 잠룡들이 꿈틀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2년차를 맞은 시점이라 이르기는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은 차기 대권주자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야를 떠나 박근혜 전 대표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야권에서는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유시민 전 장관 등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잠룡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대권으로 가는 가시밭길에서 ‘발병’이 날 ‘상처’가 있다.

여야 잠룡 박근혜 정몽준 이재오 김문수 정동영 손학규 문국현
박근혜 1인자보다 센 2인자의 딜레마, 비주류 한계가 발목잡아
중도 걷는 정몽준, 주류 지원 받으면서 MB와 차별화 이중고
정동영 ‘개인정치’ 논란…당 밖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


대선을 3년여나 남겨두고 있음에도 벌써부터 잠룡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및 정당지지 지지율과 함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잠룡 선두 선 박근혜
수많은 검증에도 약점 ‘있다’

잠룡 중 지지율 선두에 서 있는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박 전 대표는 당시 치열한 검증을 받았다.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금도 그때도 박 전 대표의 가장 큰 약점은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업고 정치권으로 뛰어들었고 천막당사의 한나라당을 각종 선거에서 승리로 이끌며 정치인으로 성장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쉽게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다.
박 전 대통령은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이면에는 ‘독재’가 있었다. 박 전 대표에게 남은 ‘독재자의 딸’이라는 멍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있는 한 계속해서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평이다.  

정가 한 인사는 “박 전 대표의 ‘표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 지역에서조차 ‘여자가’라는 말을 하더라. 또한 ‘부자 대통령’ 등 가족이 대통령직을 이어 받는 것이 가능한 미국과는 달리 아직 우리나라에는 아버지도 대통령이었는데 딸까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비주류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다. 박 전 대표를 따르는 이들은 친박계라는 이름으로 강하게 뭉쳐있지만 거대여당의 주류인 친이계에 비하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흩어있던 친이계가 결집, 경선 판도를 바꿔 버린 바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도중 오랜 무소속 생활을 접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후 짧은 시간 동안 세를 구축,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서 2위라는 성과를 거두며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범친이계에 속하지만 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하며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정책연구소 ‘해밀’을 출범, 씽크탱크도 갖췄다. 그러나 무언가를 도모하기에는 ‘아직’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무소속으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조직 속에서는 발을 디딜 땅을 찾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의 행보도 족쇄로 남게 됐다. 당시 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투표 하루 전날 마음을 바꿔 일방적인 지지철회를 했고 후보단일화는 깨졌다.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으나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그에게 등 돌렸던 인사들이 싸늘한 시선을 받게 되면서 2002년 대선은 정 최고위원에게 씻을 수 없는 과거로 남게 됐다.

급부상하는 이재오 
친박, 이상득 갈등해법 ‘골몰’

이재오 전 의원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하고 미국에서 한동안 머물러야 했지만 당내·외 세력은 더 굳건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내대표 경선과 당직인선에서 친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들이 국회와 입법을 맡고 있는 원내대표와 당의 돈, 조직, 공천을 쥔 사무총장, 선거에 활용되는 각종 여론조사와 전략을 생산하는 여의도연구소를 장악하면서 ‘친이재오계가 당을 접수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내 ‘막후 실세’ ‘만사형통’ ‘상왕’으로 불리는 이상득 의원이 2선 퇴진을 선언한데다 당 쇄신특위가 당 지도부의 퇴진과 조기 전당대회를 쇄신안으로 들고 나오면서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정치권의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의원 측은 이러한 시각에 “다분히 계파적인 시선”이라며 손사래 치고 있지만 친박계, 이상득 의원과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재오계는 친박계와의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을 향한 ‘선상 반란’의 배후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이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 “대통령의 친형을 상대로 권력 투쟁하는 등신이 어디 있겠냐”고 일축했지만 둘은 ‘함께 갈 수 없는 사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치권은 “한나라당 소장파의 ‘선상 반란’ 후엔 이상득 의원에게, 최근에는 이재오 전 의원에게 손을 들어주고 있는 이 대통령이지만 결국 ‘후계’ 결정은 누구와 하겠냐”며 “다른 계파와 화합하지 못하는데다 범친이계를 이끌고 있는 이 의원과의 갈등은 이 전 의원이 넘어서야 할 가장 가까운 산”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당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다. 각각 시정과 도정에 매진하고 있지만 오 시장은 지난 총선 중 ‘뉴타운’ 공약과 관련, 당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데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검찰 소환 등 잇단 악재로 재선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계 복귀한 정동영
‘지금’이 가장 뼈아픈 시기

정동영 의원은 4월 재보선으로 정계복귀에 성공했지만 이것이 가장 큰 약점이 되어버린 묘한 상황에 처했다. 재보선 출마 여부를 두고 당과 마찰을 빚다 결국 탈당했기 때문. 민주당 원내대표에 친DY계인 이강래 원내대표가 선출됐지만 정 의원의 복당에 대한 강한 반발 탓에 복당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내 사람’을 키우기 에는 정 의원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복당이 힘들어 질 경우 독자세력을 모아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박연차 게이트’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후원했던 것처럼 전북 출신 모 기업인이 그의 ‘후원자’ 역할을 한 것을 두고 검찰이 내사중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재보선이 정 의원에게 큰 상처였던 반면 손학규 전 대표에게는 자연스럽게 정계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대선을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 민주당에 둥지를 틀었다는 꼬리표는 그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잠룡들의 지지율이 크게 요동친 가운데 유시민 전 장관이 지지율 2위로 1위인 박 전 대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친노계 후보라는 점과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 출마, 낙선하는 등 ‘바보 노무현’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지지율을 반등시킨 것.

그러나 민주당을 탈당한 후 강의와 집필에 전념, ‘시민광장’ 등 지지자들 외에는 당 안팎의 세가 약해 이번 잠룡 순위 변동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꾸준히 잠룡 후보에 오르있다. 하지만 고령인데다 세 번의 대권도전에 모두 실패하며 쌓인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대세론’을 뒤흔들었던 아들의 군복무 문제와 한나라당 후보 당시 대선자금 문제 등은 그의 대권가도를 가로막고 있다.

17대 대선에서 ‘대안후보’로 떠올랐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금배지를 잃을 위기에 처하고 당이 수없이 흔들리는 등 진통을 겪었다. 힘을 잃은 당을 바로 세우고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당한 걸음 뒤편에 아킬레스건이 내재된 잠룡들. 적지 않은 시간을 남겨두고 있는 18대 대선까지 얼마만큼 자신의 약점을 지울 수 있을지에 따라 대선 판도 또한 수없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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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