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입막음’ 줄소송 어떻게 됐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15 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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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틀고 비틀다 보면 고분고분해진다?

[일요시사=정치팀] ‘재갈을 물리다.’ 말(言)을 하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는다는 뜻이다. ‘재갈’은 또한 말(馬)을 부리기 위해 말의 입에 가로로 물리는 가느다란 쇠막대를 뜻하기도 한다. 재갈은 보통 쇠로 만들었는데 굴레가 달려있어 여기에 고삐를 묶는다. MB정부 5년. 국가에게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로 고소·고발당하는 사례가 이곳저곳에서 속출했다. 국가를 비판하는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린다는 원성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이에 <일요시사>가 MB정부 5년간 진행된 주요 소송 기록들을 살펴봤다.



참여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되었던 주요 소송사례는 총 17건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와 공무원이 제기한 명예훼손·모욕 등에 대한 형사·민사소송 17건 중 4월 현재 정부가 승소한 유죄는 단 1건이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거나 고소취하, 무죄 선고 등이 11건, 검찰 수사 중이거나 1심이 진행 중인 사건이 2건이다.

블로그, SNS 족쇄 심각

2007년 대선 전 MB의 BBK주가조작사건은 대선 최대 이슈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를 취재한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줄여주겠다고 김경준씨를 회유 혹은 협박했다”라고 보도했다. BBK수사팀 10여명은 주 기자에게 6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얼마 전 정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검란’의 주인공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이 소송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1심에서 3600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됐으나, 2심과 3심에서 ‘손해배상책임 없음’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4년7개월간의 긴 여정이었다.

이어 광우병 쇠고기 파동이 발생한다. 분노를 느낀 국민은 촛불을 들고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우며 ‘이명박 OUT'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 인파는 흡사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를 방불케 했다. 수많은 젊은이와 시민이 경찰의 곤봉세례와 발길질에 피를 흘렸고, 물대포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나가떨어졌다.


화살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향했다. 농림부는 조능희 PD 등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 후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 등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이들을 재차 고소했다. 소송은 3년3개월에 걸쳐 진행됐으며, 1·2·3심 모두 무죄로 끝이 났다.

같은 해 ‘쥐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Jay Kim은 이 동영상을 통해 MB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동영상은 "지금부터 도대체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말해보도록 하겠다”라며 “MB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자라고 생각되어졌다. 무려 30개의 전과를 가진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는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시작됐다.

국무총리실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은 MB를 패러디한 쥐코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은 1년여 만에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으로 막을 내렸지만, 김씨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사찰에 시달려야 했다.

다음해인 2009년 국정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 시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정원이 시민단체와 관계를 맺는 기업임원들까지 전부 조사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통에 많은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라며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곳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여러 곳에서 발생한다. 명백한 민간인 사찰이자 국정원법 위반”이라며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한 게 발단이었다. 모든 심급에서 ‘손해배상 없음’ 판결이 내려졌고, 소송은 2년에 걸쳐 진행됐다.

유죄는 군검찰 기소 ‘상관모욕죄’뿐, 손해배상책임 판결 없음  
국민은 알아서 조심, 심리적 물리적 압박이 소송의 주된 목적

같은 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임대차 계약에 특정기업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하도상가상인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1심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과 최종심에서 무죄를 확정받기까지 1년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2010년 피겨스케이팅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김연아 선수로 국내는 한껏 달아올랐다. 김 선수가 금의환향한 자리에 탤런트 출신의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당시 김 선수가 유 장관을 만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 중 김 선수가 유 장관을 회피하는 듯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을 편집한 이른바 ‘회피연아’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유 장관은 이를 게시한 네티즌 8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유 장관의 고소가 파문을 일으키자 소송은 1개월 만에 고소취하로 종결됐다.

그로부터 얼마 후, 천안함 폭침사태로 국민은 비통에 잠겼다. 이 사건에 대해 정부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매체를 통해 제기됐다. 이들은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연구원과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위원으로 이들은 김태영 국방장관에 의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했다.

박씨는 수사 5개월 만에 검찰의 불기소(무혐의)처분으로 종결됐지만, 신씨는 검찰의 불구속 기소로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신씨는 3년째 소송을 계속하고 있다.

2012년 제주는 해군기지 건설로 몸살을 앓았다. 이때 김지윤 당시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찍어 올렸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은 “해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라며 김씨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소송은 현재 10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정국이 시끄러운 올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매체 등을 통해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다 국정원의 표적이 됐다. 표 전 교수는 “국정원은 위기”라면서 “정치 관료가 정보와 예산, 인력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거나 국제첩보세계에서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무능화·무력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다 국정원에 의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사건은 현재 소송 중에 있다.

유일하게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현역군인이다. 이 모 대위는 퇴근 후 자신의 트위터에 “가카 이XX 기어코 인천공항 팔아먹으려고 발악을 하는구나”라는 글 등 13차례에 걸쳐 MB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상관모욕죄로 군검찰에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6월과 집행유예1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3심 진행 중에 있다.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

국가로부터 소송을 당한 이들은 대부분 무죄판결을 받거나 손해배상책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극심한 소송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자료를 통해 “개인으로서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무력감, 경제적 부담, 위축감, 자기검열을 경험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주변으로부터 고립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을 지켜보는 지인들이나 일반 국민도 같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조심하거나 자기검열을 강화하게 된다. 이 같은 심리적, 물리적 압박이야말로 입막음 소송의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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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