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입막음’ 줄소송 어떻게 됐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15 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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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틀고 비틀다 보면 고분고분해진다?

[일요시사=정치팀] ‘재갈을 물리다.’ 말(言)을 하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는다는 뜻이다. ‘재갈’은 또한 말(馬)을 부리기 위해 말의 입에 가로로 물리는 가느다란 쇠막대를 뜻하기도 한다. 재갈은 보통 쇠로 만들었는데 굴레가 달려있어 여기에 고삐를 묶는다. MB정부 5년. 국가에게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로 고소·고발당하는 사례가 이곳저곳에서 속출했다. 국가를 비판하는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린다는 원성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이에 <일요시사>가 MB정부 5년간 진행된 주요 소송 기록들을 살펴봤다.



참여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되었던 주요 소송사례는 총 17건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와 공무원이 제기한 명예훼손·모욕 등에 대한 형사·민사소송 17건 중 4월 현재 정부가 승소한 유죄는 단 1건이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거나 고소취하, 무죄 선고 등이 11건, 검찰 수사 중이거나 1심이 진행 중인 사건이 2건이다.

블로그, SNS 족쇄 심각

2007년 대선 전 MB의 BBK주가조작사건은 대선 최대 이슈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를 취재한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줄여주겠다고 김경준씨를 회유 혹은 협박했다”라고 보도했다. BBK수사팀 10여명은 주 기자에게 6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얼마 전 정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검란’의 주인공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이 소송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1심에서 3600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됐으나, 2심과 3심에서 ‘손해배상책임 없음’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4년7개월간의 긴 여정이었다.

이어 광우병 쇠고기 파동이 발생한다. 분노를 느낀 국민은 촛불을 들고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우며 ‘이명박 OUT'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 인파는 흡사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를 방불케 했다. 수많은 젊은이와 시민이 경찰의 곤봉세례와 발길질에 피를 흘렸고, 물대포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나가떨어졌다.

화살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향했다. 농림부는 조능희 PD 등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 후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 등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이들을 재차 고소했다. 소송은 3년3개월에 걸쳐 진행됐으며, 1·2·3심 모두 무죄로 끝이 났다.

같은 해 ‘쥐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Jay Kim은 이 동영상을 통해 MB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동영상은 "지금부터 도대체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말해보도록 하겠다”라며 “MB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자라고 생각되어졌다. 무려 30개의 전과를 가진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는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시작됐다.

국무총리실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은 MB를 패러디한 쥐코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은 1년여 만에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으로 막을 내렸지만, 김씨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사찰에 시달려야 했다.

다음해인 2009년 국정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 시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정원이 시민단체와 관계를 맺는 기업임원들까지 전부 조사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통에 많은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라며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곳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여러 곳에서 발생한다. 명백한 민간인 사찰이자 국정원법 위반”이라며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한 게 발단이었다. 모든 심급에서 ‘손해배상 없음’ 판결이 내려졌고, 소송은 2년에 걸쳐 진행됐다.

유죄는 군검찰 기소 ‘상관모욕죄’뿐, 손해배상책임 판결 없음  
국민은 알아서 조심, 심리적 물리적 압박이 소송의 주된 목적

같은 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임대차 계약에 특정기업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하도상가상인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1심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과 최종심에서 무죄를 확정받기까지 1년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2010년 피겨스케이팅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김연아 선수로 국내는 한껏 달아올랐다. 김 선수가 금의환향한 자리에 탤런트 출신의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당시 김 선수가 유 장관을 만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 중 김 선수가 유 장관을 회피하는 듯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을 편집한 이른바 ‘회피연아’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유 장관은 이를 게시한 네티즌 8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유 장관의 고소가 파문을 일으키자 소송은 1개월 만에 고소취하로 종결됐다.

그로부터 얼마 후, 천안함 폭침사태로 국민은 비통에 잠겼다. 이 사건에 대해 정부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매체를 통해 제기됐다. 이들은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연구원과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위원으로 이들은 김태영 국방장관에 의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했다.

박씨는 수사 5개월 만에 검찰의 불기소(무혐의)처분으로 종결됐지만, 신씨는 검찰의 불구속 기소로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신씨는 3년째 소송을 계속하고 있다.

2012년 제주는 해군기지 건설로 몸살을 앓았다. 이때 김지윤 당시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찍어 올렸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은 “해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라며 김씨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소송은 현재 10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정국이 시끄러운 올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매체 등을 통해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다 국정원의 표적이 됐다. 표 전 교수는 “국정원은 위기”라면서 “정치 관료가 정보와 예산, 인력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거나 국제첩보세계에서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무능화·무력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다 국정원에 의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사건은 현재 소송 중에 있다.

유일하게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현역군인이다. 이 모 대위는 퇴근 후 자신의 트위터에 “가카 이XX 기어코 인천공항 팔아먹으려고 발악을 하는구나”라는 글 등 13차례에 걸쳐 MB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상관모욕죄로 군검찰에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6월과 집행유예1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3심 진행 중에 있다.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

국가로부터 소송을 당한 이들은 대부분 무죄판결을 받거나 손해배상책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극심한 소송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자료를 통해 “개인으로서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무력감, 경제적 부담, 위축감, 자기검열을 경험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주변으로부터 고립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을 지켜보는 지인들이나 일반 국민도 같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조심하거나 자기검열을 강화하게 된다. 이 같은 심리적, 물리적 압박이야말로 입막음 소송의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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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