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충격의 토요일! 노무현 서거①극단적 선택 왜?

노(盧) 옭아맨 사슬이 벼랑 끝으로 몰았다


대한민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그야말로 ‘충격’이란 말로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국민들은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 무엇이 노 전 대통령을 돌이킬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것일까.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를 옭아맨 사슬을 하나하나 풀어봤다.

비서관 한눈파는 사이 바위 아래로 투신
의식 없는 상태로 이송…‘머리손상’ 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45분께 비서관 1명과 함께 사저를 나와 마을 뒷산인 봉화산을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은 오전 6시40분께 봉화산 중턱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동행했던 비서관이 한눈을 파는 사이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대한민국 공황 상태 
온 국민 참담·비통

경찰은 “사저에서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진 ‘부엉이 바위’에서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렸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비서진과 경호원 등에 의해 승용차편으로 오전 7시께 인근 김해 세영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 병원 측은 “노 전 대통령이 병원 도착 당시 의식이 없고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으며 심폐소생술에도 호전되지 않아 부산대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오전 7시35분께 세영병원을 떠난 노 전 대통령은 오전 8시13분께 부산대병원에 도착,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오전 9시30분 서거했다.

부산대병원은 노 전 대통령의 직접 사인이 ‘머리 손상’이라고 발표했다.
백승완 부산대병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미 의식이 없었고 자가호흡도 없었다”며 “머리에 7cm 정도의 열창이 있었고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사망했다. 두부외상이 사인이며 늑골 골절 등 다발성 골절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 한마디로 그의 자살 동기가 뭐냐는 것이다.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검찰 압박’이 직접적인 자살 원인으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줄곧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왔고, 이와 관련 지난해 말부터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냐’가 의혹의 핵심.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노 전 대통령의 연루 여부가 관건이었다. 검찰은 그의 측근들을 수사하면서 사실상 예봉을 노 전 대통령 쪽으로 겨냥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의 압박과 금간 자존심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끝내 회생하지 못해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괴로운 심경을 여러 차례 비친 바 있다. 지난달 30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기 직전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스스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리는 등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지지자)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임기 내내 ‘도덕성’을 강조하며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분명히 했다.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하도록 만들겠습니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연고주의 폐해를 없애겠습니다… 특히 측근 비리 척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2003년 2월 취임 당시 “참여정부는 역대 그 어떤 정권보다 깨끗할 것이다. 참여정부에선 실세도, 게이트도 없다”며 도덕성을 권력 유지의 핵심기반으로 내세웠고, 청와대는 대통령 측근 비리 근절을 정권 차원의 과업처럼 추진해왔다.
따라서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자 정치적 무기인 도덕성을 잃은 노 전 대통령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으면서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4가지 자살동기 가능성>
①수사 과정서 심한 모욕?
②평생 공언 도덕성 상처?
③가족·측근 확대 죄책감?
④진술 거짓말 들통 부담?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자신으로 인해 평생 동지와 친인척들이 고초를 당하는 것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이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들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과 후원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검찰의 의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노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가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의 알선수재, 조세포탈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건호씨, 딸 정연씨, 조카사위에 이르기까지 전 가족으로 수사가 확대됐다. 공교롭게도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날은 검찰이 권 여사를 재소환하기로 한 날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 한 측근은 “자신의 가족과 참모들, 후원자들이 고초를 당하고 있는 데 대한 부담이 컸던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과 주변인들이 ‘부패 패밀리’로 비친 게 극단적인 선택을 불러온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모욕을 줄 만한 검찰의 이상한 수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검찰이 그동안 수사 내용을 실시간 생중계 식으로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인간적인 수모를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자살 배경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검찰이 인간적인 수모”
어떻게 얼마큼 압박했나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회갑 선물로 시가 2억원 상당의 시계 2개를 받았다는 등의 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실을 브리핑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검찰이 인간적인 수모와 모욕을 주고 있다”며 “엉뚱한 사실을 흘려 망신을 주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또 검찰의 강압적인 밀어붙이기식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검찰에 정면 반박하던 노 전 대통령이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자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우려해 몸을 던진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과 자료를 종합한 뒤 이르면 이달 중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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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