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900호 특집>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특별대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4.11 09: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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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입당?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

[일요시사=정치팀]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그야말로 ‘비상’이다. 계파 갈등의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민주당은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문 위원장은 코앞으로 다가온 4·24 노원병 선거를 마무리 짓고 열흘 후 열리는 전당대회를 순조롭게 치러야 한다. 정치적 난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구멍 난 청와대 인선 등 박근혜 정부를 견제하며 의제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그의 몫이다. 게다가 북한 핵 문제로 인한 남북관계까지 악화되며, 문 위원장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지령900호를 맞이한 <일요시사>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문 위원장을 만나 여러 현안과 관련한 솔직한 속내를 들어봤다.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지난 1월 출범한 ‘문희상호’의 항해가 벌써 90여 일을 넘기고 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는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90여 일이었다. 연일 빠듯한 일정이 계속되지만, 막바지에 이를수록 더 바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민주당이 당면한 과제들을 수장으로서 어떻게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인지 궁금하다.
다음은 문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1일 민주당의 종편 출연 금지 당론을 사실상 해제하고 처음으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하셨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종편 출연을 금지했던 이유와 다시 해제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출연했습니다. 권력과 정치는 자신의 의제를 알리고 이를 왜곡되지 않게 전달할 책임을 갖고 있지요. 앞으로 우리의 생각을 종편을 통해서도 많이 알리려고 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변화된 방송 환경에 당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기로 의총에서 논의했어요. 언론과 정치는 경쟁관계입니다. 서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덮어 놓고 갈등 구조로만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갈등이 더 심해질 우려도 있는데 계파갈등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 ‘우리만 옳다. 우리끼리 하자’는 계파주의가 당을 죽이고, 대선 패배를 불렀습니다.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정신보다 계파끼리 공천권을 쥔 채, 우리끼리 다 해먹자고 독점하고 전횡하는 게 문제예요. 그러나 그 모든 책임을 ‘친노’에게만 지우는 것은 또 다른 계파주의라고 생각해요.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고 무한책임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 안철수 후보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 오랜 기간 밤낮으로 심사숙고했어요. 고충이 많았지요. 하지만 국민들께선 왜 민주당이 공천을 하지 않았는지,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일으키고 지켜온 ‘야권’ 전체의 미래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의당 양쪽에 신세도 갚고, 야권연대를 통해 박근혜 정부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아프지만 무공천으로 결정했습니다.

- 무공천 결정에 대한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당내 인사들과 지지자들의 의견 합치가 이루어진 결정이었습니까?

▲ 격론이 있었지만 결국 만장일치가 됐어요. 유력한 후보였던 이동섭 지역위원장을 붙잡고 같이 울다가 비대위원들과 모여 밤새도록 토론했죠.

- 노원병 선거 판세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박근혜 정부의 한심하고 심각한 한 달을 지켜본 국민들께서 커다란 ‘반전’을 일으킬 거예요. 재보선 전에 민주당 혁신의 모습을 보여드려 ‘시너지효과’가 배가 되게 만들 겁니다.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승리하리라 믿습니다.

선패배 책임, 친노에게만 지우는 건 계파주의”
“노원병 무공천, 이동섭 붙잡고 밤새 울어”

- 안철수 후보의 신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하지만 새 정치를 위해서는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밀어주는 순간 민주당과 공동운명체가 됐습니다. ‘신당 창당이 새 정치다, 신당이 생기면 민주당 의원들이 쏜살같이 달려갈 거다’는 얘기도 있었죠. 하지만 그건 낭만소설에 불과합니다. 안 후보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신당 논의는 ‘새로운 파이’를 하나 더 키운다는 관점에서 봐야합니다. 안 후보는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공생하는 수밖에 없어요.

-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입니다. 함부로 예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비록 지금 민주당이 민둥산일지언정 혁신해서 울창하게 숲을 가꿔 놓으면 봉황이건 잡새건 다 와서 깃들 것이라고 봅니다.

- 박근혜정부 출범 후 낙마한 인사가 벌써 11명에 달합니다. 낙마자로 축구팀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비아냥도 들리는데, 인선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사전 인사검증 시스템이 있으면 인선에 실패할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신뢰는 한 번 깨지면 회복하기 힘들고, 더욱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되죠. 박근혜 대통령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더 이상 핑계대지 말고 청와대 인사시스템, 인사라인을 확 바꿔야 합니다. 아울러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 출발하기를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 일각에선 마녀 사냥식 인사청문회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재 인사청문회 방식에 문제점은 없습니까?

▲ 인사청문회법은 2000년 6월 여소야대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야당일 때 만들어졌어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5년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로서 인사청문회 대상을 장관 후보자까지 확대시킨 장본인입니다. 저 역시 기본적으로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에는 반대해요.

그러나 탈세를 한 사람이 경제부총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닙니까? 이것은 제도가 잘못된 게 아닙니다. 선진국 같으면 인사청문회도 못 오를 부적격 인물을 내정하는 게 문제죠. 따라서 인사청문회 제도는 오히려 강화되는 쪽으로 바꿔야 합니다. 미국식 사전검증제도, 인사 청문 기간 확대 등 다각적 검토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향후 이 사건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민주당이 ‘원세훈 게이트’ 특위까지 구성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는데요.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과 대선 시기 댓글공작은 ‘헌정파괴, 국기문란 중대범죄’란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국가안보의 첨병이 돼야 할 국정원이 정권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국민을 우롱한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죠. 박근혜 대통령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검찰에 지시해야 합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협조해야 하고요. 우리 민주당은 원 전 원장을 고소했습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국정원의 불법 정치 개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약속한 만큼 검찰의 수사의지를 우선 지켜볼 것입니다. 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규명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박근혜정부 방송장악 꼼수,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                                                   "북한 '벼랑 끝 전술'은 '벼랑 끝 추락'으로 끝난다"

- 국회에서 52일 동안이나 논란을 겪다 통과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평가하신다면?


▲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타결로 박 대통령과 국회, 그리고 여야 모두 ‘윈-윈(Win-Win)’했다고 평가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화와 타협의 ‘상생정치’이며, 우리 정치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은 조직개편안과 관련 방송장악을 가장 크게 우려했습니다.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십니까?

▲ 그 부분에 대해 여야 간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합의 이후의 박 대통령의 태도로 볼 때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는 박 대통령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긴 어렵습니다. 미래부가 직제 개편 등을 통해 방통위 업무를 조금씩 침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두 눈 부릅뜨고 박근혜정부의 방송장악 꼼수를 지켜볼 것입니다.

- 북한의 대남 위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대북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벼랑 끝 추락’이란 비극을 맞이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7천만 겨레를 볼모로 한 전쟁 위협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아울러 개성공단까지 위협의 볼모로 삼아선 안 됩니다.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이자.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박 대통령은 ‘확고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남북한 신뢰구축’을 대북정책의 기조로 삼았습니다. 백 번 천 번 옳은 말이고, 환영의 뜻을 표합니다. 다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위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행동계획을 서둘러 실천해야 합니다. 대화해야 합니다. 남과 북이 결심만 하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미뤄선 안 됩니다. 민주당이 적극 돕겠습니다.

- 8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 대표였고, 문 위원장은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지금과는 정반대의 입장이었습니다. 이제는 서로 입장이 바뀌었죠. 향후 박근혜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실 것인지요?

▲ 박근혜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는데, 사실 허송세월이었어요. 정부조직법 몽니에 인사 참사로 시간만 버렸습니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41%까지 떨어졌다던데, 이는 민주화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정권 출범 후 100일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동력으로 출범 1년 안에 개혁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집권 5년의 개혁 구상을 1년 내 대부분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안보와 민생에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도울 건 돕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강력한 선명야당 역할을 제대로 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정치는 모래성입니다. 민주당 비대위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사즉생의 각오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대선평가위원회, 정치혁신위원회,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임무를 착착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성숙하고 강한 야당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흑과 백을 가르는 도식적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정치, 생활정치, 현장정치를 실현하는데 전력을 쏟을 것입니다. 민주당을 믿고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프로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 국회정보위원장
▲ 열린우리당 의장
▲ 민주당 도시주거복지기획단 위원
▲ 진보개혁모임 공동대표
▲ 제18대 국회부의장
▲ 제14·16·17·18·19대 국회의원(경기도 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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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