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스타’ 주지훈이 지난 4월26일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돼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고 장자연 파문에 이어 한창 잘나가던 주지훈이 포함된 마약 스캔들이 터져 연예가가 술렁이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연예인이 단순히 마약을 투약한 것이 아닌, 직접 공급책으로 나섰다는 점에서도 충격을 안기고 있다.
‘꽃미남 스타’ 주지훈…만취 상태서 두 차례 마약 투약
영화배우 윤설희가 속옷에 숨겨오는 수법으로 밀반입
모델 출신 배우 A씨 예학영과 친분으로 곤욕
일본투자 차질 책임 물어 법정 소송 우려도
이번 사건의 ‘주모자’는 조연급 영화배우인 윤설희와 인기 모델인 예학영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마약을 직접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된 배우 윤설희는 3명으로부터 돈을 받아 마약을 구입했다.
윤씨는 2007년 8월부터 1년여 간 모델 예학영 등으로부터 마약 구입자금 1억여 원을 받아 14차례에 걸쳐 일본에서 엑스터시(280여 정)와 케타민(280여g) 등을 반입해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구입한 마약을 속옷에 숨겨오는 수법으로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씨는 윤씨에게 세 차례에 걸쳐 마약구입 대금으로 320여 만원을 줬으며 이들은 강남 일대의 클럽과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주지훈은 이들과 어울리며 2008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델 출신 연기자들
입방아에 오르내려
그렇다면 이렇게 승승가도를 달리던 주지훈이 왜 마약에 손을 댔을까.
주지훈은 <궁> 이후 이에 버금가는 빅히트작이 없었다는 점 빼고는 큰 슬럼프가 없었다. 적어도 대개 마약의 유혹의 빠지는 다른 연예인들처럼 불안감과 초조감에 따른 스트레스로는 이유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경찰은 그의 모델 경력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 14명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연예인은 7~8명 정도. 윤설희와 예학영을 비롯해 최근 한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와 몇몇 모델, 가수들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매니저들은 ‘집안 단속’에 나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속 연예인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 특히 술자리에서 부지불식간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주지훈과 예학영은 만취한 상태에서 마약을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주지훈과 예학영이 같은 모델 출신으로 절친한 사이였다는 점을 들어, 그들과 함께 어울렸을 법한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모델 출신 배우 A씨는 일부 매체에서 “KBS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A씨가 마약 투약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클럽 자주 찾는 연예인들
의심의 눈길 받고 있어
이에 A씨 소속사 측은 억울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A씨의 소속사 측은 “A씨가 거론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마약 혐의자 가운데 A씨와 동명이인의 일반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 A씨에게 사실무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 유포될 시에는 근원지를 찾아 소송도 불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마약을 밀반입해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입건된 모델 출신 배우 예학영 등과 친분이 있던 관계여서 이 같은 의혹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A씨는 하루 동안 주변 지인들에게까지 걸려오는 확인 전화에 일일이 대응하며 ‘사실무근’임을 전하고 있을 정도다.
또 강남 지역의 클럽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평소 클럽을 자주 찾는 연예인들도 의심의 눈길을 받고 있다.
한 매니저는 “마약은 절대로 혼자서 하지 않고 꼭 무리지어 하게 돼 있다고 한다”며 “그런데다 낯선 타인이 아니라 평소 친하고 신뢰하는 사람들과 함께 투약하게 되니 일단 누군가가 마약으로 걸리면 그 친구와 주변인들을 한 번쯤 의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내외 연예계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주지훈을 캐스팅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려던 제작 관계자들이나 주지훈 프로모션을 준비하던 업체들은 직접적인 타격에 신음하고 있다.
김지수와 함께 캐스팅돼 있던 사전제작 드라마 <도쿄타워>의 경우 주지훈 이름 석 자로 일본서 1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지원 받았으나 이번 일로 인해 주인공 캐스팅을 다시 하게 됐다.
최대한 빨리 다른 남자 주인공을 캐스팅해 예정대로 5월이나 6월에 촬영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추후의 제작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주지훈 측을 상대로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도쿄타워>의 한 관계자는 “주지훈이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입지를 다지고 있어 주지훈의 ‘네임밸류’가 투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주지훈의 출연만으로 일본의 한 기업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 받았다. 이번 마약 파문으로 드라마 제작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 주지훈이 이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인정옥 작가가 집필중인 서누의 원작소설 드라마 역시 주지훈과 상대 여배우 출연을 사실상 내정했으나 캐스팅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 예능 프로그램인 <천하무적 야구단>(KBS2) 제작진 또한 당초 주지훈을 고정 멤버로 끌어들이는 안을 놓고 고심 중이었지만 마약 스캔들과 함께 백지화시켰다.
드라마 <도쿄타워> 올 스톱
투자 10억원 책임, 자유롭나?
오는 5월 중순으로 잡혔던 오사카와 요코하마 등지에서의 팬미팅도 당연히 취소될 전망이다. 이미 표가 매진된 상황이기에 이 역시 수습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궁>과 <마왕> 등으로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지만 앞으로 일본에서는 재기가 힘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유명인들의 범법 행위나 탈선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갖고 있다. 특히 마약류에 대한 혐오는 상당해 최고의 엔카 가수였던 계은숙이 강제추방된 표면적인 이유도 마약성분이 든 각성제 복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연예인들의 도덕 불감증이 음으로 양으로 사회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