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겨울 향토체험 마을 ③함양 송전산촌생태마을

가슴 속 깊이 담아온 오지 마을 풍경

경남 함양군 휴천면에 위치한 송전마을은 지리산이 품고 있는 마을 중에서도 오지로 통한다. 지리산이 뒤를 받치고 엄천강이 앞을 가로막는 지형적 여건 때문. 오지 중 오지로 불리던 송전마을은 2007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됐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휴양소 관리부터 체험 프로그램 진행까지 모든 일을 함께했다. 초창기에 잠시 외부 인력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나름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지금은 모든 일을 주민들 스스로 해결한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자그마한 산골 마을이 2008년 산림청이 선정한 ‘최우수 산촌생태마을’이 된 것도 이처럼 한마음으로 뭉친 주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송전마을에서 조금만 거슬러 나오면 벽송사와 서암정사가 있다. 오도재와 지안재, 천연기념물 154호인 함양 상림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육지 속 섬마을’
산책·재료구하기·마을이야기 ‘일석삼조’

송전마을은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다리가 놓이기까지 섬사람이나 다름없이 살았다. 읍내에 나가려면 배를 이용해야 했고, 어렵사리 물길을 건너도 맞은편 고정마을까지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했으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강물이 불어나는 장마철에는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송전마을이 산촌생태마을로 사랑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더뎌 옛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올 수 있었다.

추억 찾아가는
오지마을 체험

엄천강을 가로지는 송문교를 지나 송전마을로 들어선다. ‘육지 속 섬마을’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한적하다.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좁은 들머리를 지나 엄천강을 따라 길을 오르면 도로 아래로 산뜻한 건물이 보인다.

산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들어앉은 집들 중 가장 아래 위치한 이곳이 송전산촌생태마을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마을 휴양소다. 지난 2007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되면서 건립한 이곳에는 숙박 시설과 식당, 체험장이 있다.


송전마을은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된 뒤 휴양소 관리부터 체험 프로그램 진행까지 모든 일을 주민들이 꾸려오고 있다. 초창기에 잠시 외부 인력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나름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지금은 모든 일을 마을 주민 스스로 해결한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자그마한 산골마을이 산림청이 선정한 ‘최우수 산촌생태마을’이 된 것도 이처럼 한마음으로 뭉친 주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2007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된 송전마을은 이듬해 최우수 산촌생태마을로 선정되었다.

체험마을의 꽃은 단연 체험 프로그램이다. 송전마을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한데 그 명성(?)에 비해 체험 프로그램이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연 만들기, 팽이 만들기, 짚공예 등 어디서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다. 무엇보다 체험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직접 구해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연 만들기에 사용하는 대나무는 마을 옆 대숲에서, 팽이의 재료가 되는 옹이 있는 나무는 마을 뒷산에서 베어 온다. 팽이채에 필요한 끈도 마을 주변에 심어놓은 닥나무 껍질을 사용한다. 시간과 품, 정성이 그만큼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송전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은 이처럼 재료 구하기에서 시작한다. 체험객이 주민들과 함께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대나무를 베고, 옹이가 있는 나무를 찾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산길을 헤매는 건 아니다. 잘 짜인 동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걷다 보면 자연스레 마을 구경까지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지는 주민들의 구수한 입담은 덤이다. 최후의 빨치산 장순덕이 기거하던 선녀굴 이야기며, 산비탈을 개간해 만든 다랑논 이야기, 닥나무로 한지를 만드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산책에 재료 구하기 그리고 마을 이야기까지, 일석삼조의 즐거움이 있는 시간이다.

마을 산책을 겸한 재료 준비가 끝나면 본격적인 재료 손질에 들어간다. 산과 들에서 구한 재료는 꼼꼼한 수작업을 거쳐 조금씩 제 모습을 갖춰간다. 5m나 되는 대나무는 가느다란 댓살이 되고, 투박한 나무토막은 날렵한 팽이가 된다.


얇게 벗긴 닥나무 껍질을 막대기에 묶으면 팽이채도 완성. 꼬박 두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지루해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은 오히려 여유 시간을 마음껏 즐긴다. 연을 만들다 지루하면 대나무에서 나온 ‘창’으로 종이접기를 하고, 팽이를 만들다 지루하면 자투리 대나무로 칼싸움을 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만의 놀이를 창조하고 즐기는 것이다. 집에 있으면 컴퓨터게임 하느라 정신없을 아이들이 창과 자투리 대나무를 가지고 노는 모습에 어른들이 더 놀라는 눈치다.

완성된 연과 팽이를 들고 찾은 곳은 휴양소 앞마당.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연날리기와 팽이치기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직접 만든 장난감을 하나씩 들고 나온 아이들은 자신이 대견하다는 표정이다. 낯설기만 하던 팽이도 척척 돌리고, 바람의 방향을 읽어 연도 제법 높이 날린다.

마당 한쪽에 있는 정자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짚공예 삼매경에 빠졌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체험이라지만, 짚신이나 달걀 꾸러미를 만드는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비록 짚신과 달걀 꾸러미가 제 모양을 갖추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제 손으로 꼰 새끼가 신기한 듯 이리저리 보며 즐거워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스토리가 있는 여행

송전마을에서는 이외에도 계절별로 감자 캐기, 고구마 캐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즈음에는 덕장에서 말라가는 곶감을 따서 포장지에 싸는 체험도 가능하다. 달콤한 곶감 한입 베어 문 아이들의 얼굴에서 행복이 묻어난다. 어둠이 깔린 송전마을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아름다움도 놓치지 말자. 인공의 빛이 잦아든 산골 마을의 밤하늘은 현기증이 날 만큼 수많은 별을 아낌없이 선물한다.

송전마을에서 조금만 거슬러 나오면 벽송사와 서암정사가 있다. 벽송사는 조선 시대 벽송 지엄이 창건한 사찰로, 한국전쟁 당시 소실된 것을 중건해 지금에 이른다. 보물 474호로 지정된 함양 벽송사 삼층석탑과 경상남도민속문화재 2호 벽송사목장승 두 기가 있다.

벽송사의 부속 암자인 서암정사는 벽송사 주지를 지낸 원응이 1989년부터 10여 년간 불사를 일으킨 곳으로, 석굴 법당과 각종 불교 조각이 유명하다. 벽송사와 서암정사는 걸어서 15분이면 닿을 수 있어 함께 돌아보기 좋다.

오도재와 지안재도 함양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지리산제일문이 위치한 오도재 정상에서는 지리산의 넉넉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도(悟道)는 벽송대사, 서산대사, 인오대사, 사명대사, 완성대사 등이 지리산을 오가며 깨달음을 얻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오도재를 지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지안재가 나온다. 가파른 길을 오르기 위해 지그재그로 조성한 이 길은 사진가들 사이에서 차량 궤적을 촬영하는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함양을 이야기할 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상림이다.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된 함양 상림은 통일신라시대에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한 인공림이다. 상림은 언제 찾아도 좋지만, 특히 눈 내린 상림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답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상림 → 지안재 → 오도재·지리산제일문 → 용유담 → 송전산촌생태마을
1박2일 코스
첫째 날 : 상림 → 용유담 → 송전산촌생태마을
둘째 날 : 벽송사 → 서암정사 → 오도재·지리산제일문 → 영각사

웹사이트 주소
함양군 문화관광 http://tour.hygn.go.kr
송전산촌생태마을 www.songjunri.com, 055)963-7949
벽송사 www.amita.pe.kr, 055)962-5661 
서암정사 www.sueam.net, 055)962-5662

문의 전화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4132 
함양군청 관광안내 055)960-5555
함양군 관광안내소 055)960-5756 
상림공원 055)960-5756

대중교통
버스_동서울-마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8회(07:00~24:00) 운행, 3시간30분 소요
동서울-함양,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11회(07:00~24:00) 운행, 약 3시간 소요)
서울-함양, 서울남부터미널에서 1일 5회(07:30~23:00) 운행, 약 4시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www.ti21.co.kr, 1688-5979
                서울남부터미널 www.nambuterminal.co.kr, 02)521-8550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 비룡JC → 통영대전간고속도로 → 함양JC → 88올림픽고속도로 함양 IC → 산청 방향 3번 국도 → 본통삼거리에서 유림·휴천 방면 1034번 지방도 → 유림삼거리에서 벽송사 이정표 따라 60번 지방도 → 문하마을 앞에서 문정교 건너 우회전 → 송전산촌생태마을

숙박
느티나무산장 : 마천면 백무동로, www.느티나무산장.com, 055)962-5345
용추자연휴양림 : 안의면 용추휴양림길, www.yongchoo.or.kr, 055)963-8702
국립지리산자연휴양림 : 마천면 음정길, www.huyang.go.kr, 055)963-8133
엘도라도모텔 : 함양읍 한들로, 055)963-9449

식당
송정원식당 : 전골·백숙, 백전면 함양남서로, 055)963-5167
안의갈비탕 : 갈비탕·갈비찜, 안의면 강변로, 055)962-2848
옥연가 : 연잎밥, 함양읍 상림3길, 055)963-0107
금농 : 생선구이·쌈밥, 함양읍 필봉산길, 055)963-9399
안의원조갈비집 : 갈비탕·갈비찜, 안의면 광풍로, 055)962-0666

주변 볼거리
금대암, 창원산촌생태마을, 마평산촌생태마을, 추성산촌생태마을, 함양일두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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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