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LPGA 신인왕 후보 프로골퍼 신지애

“2009년은 나의 해…신인왕 타이틀 넘보지 마!”

2009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공식 데뷔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존’ 신지애가 선배인 박세리를 넘어 첫 해 5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신지애는 올해 초 “올해 ‘신인왕’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많은 팬들이 세계적인 선수가 돼 5승 이상씩을 할 거라고 격려해줘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단 ‘신인왕’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 드라이버샷과 컴퓨터 아이언샷은 기본, 과감한 퍼팅 능력과 두둑한 배짱까지 겸비한 신지애는 이미 기량 면에서 LPGA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개 메이저대회 타이틀 획득, 한 시즌 상금 사상 첫 7억원 돌파, 3년 연속 상금왕 등은 신지애가 국내 여자골프 1인자로 군림하며 남긴 기록들이다. 또한 신지애는 LPGA 투어에 비회원으로 참가해 3차례씩이나 우승한 전례도 있다. 그러니 이제까지 한국을 대표해왔던 박세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존재로 신지애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며 항상 ‘준비된 신인왕’이란 칭호가 따라다닌다.

지난해 신지애는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 ‘큰 그릇’임을 전세계에 알렸다. 평생 1승도 따내기 어렵다는 메이저대회서 시드권 없이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것이다. 8월에 열린 L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이었다.

그 실력과  대담함으로 현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대적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성장한 신지애는 2009년 본격적으로 LPGA 무대에 뛰어들었다. 대부분 외신들은 신지애에 대해 ‘오초아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평했다.

신지애 “한편으론 부담되기도 하지만 신인상 받기 위해 열심히 할 것”
오초아 “신지애는 카리스마 넘치고 LPGA투어 위해 꼭 필요한 선수”

은퇴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新골프여제’로 각광받고 있는 오초아는 지난 시즌 LPGA에서 7승과 함께 276만 달러(약 36억1000만원)를 벌어들여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미국)를 제치고 상금왕에 오른 LPGA 최고의 선수다.

오초아는 신지애에 대해 “신지애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선수이자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이다. LPGA투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지애의 올 시즌 목표는 LPGA 신인왕을 차지하는 것. 그러기 위해선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신지애는 지난 시즌 한미일 대회와 유럽(LET) 대회에 출전하며 11승을 기록했다. 그중 LPGA에서는 브리티시오픈, 미즈노클래식, ADT챔피언쉽을 거머쥐었다.
평생 한 번의 기회밖에 없다는 신인왕을 타기 위해선 2008년 LPGA 신인왕을 수상한 청야니(대만)의 성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청야니는 ‘맥도날드 챔피언쉽’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5승과 함께 ‘톱10’을 9번을 기록했다. 상금은 174만 달러로 3위를 마크했다.

오초아·미셸 위·양희영 등
모두 만만하게 볼 상대 없어

신지애가 신인왕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선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 있다. 아무리 자기관리에 뛰어난 신지애라 해도 외국 생활의 신속한 적응은 필수조건. 자칫 시차나 장거리 이동에 따른 컨디션 조율 실패로 생체리듬이 급격히 깨질 수 있다.
지난 2월12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SBS 하와이오픈’을 시작으로 2009년 시즌의 LPGA투어는 오는 11월22일 스탠포드 파이낸셜 투어까지 총 31개 대회가 열린다. 신지애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정이 사실이다. 기나긴 여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비거리를 늘여야 한다. 지난 한 해 강행군을 치른 뒤 체력이 떨어지면서 250m에 이르던 비거리가 다소 떨어졌다.
또한 LPGA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미셸 위(나이키 골프)와 유러피언(LET) 무대 출신인 양희영(삼성전자), 올 시즌 최대 유망주라고 평가받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시즌 손목 부상으로 인해 퀄리파잉 스쿨(Q-스쿨)로 떨어졌던 미셸 위는 올 시즌 부활을 예고한 상태다. 모두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다.

신지애는 미셸 위와 라이벌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어릴 때부터 워낙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미셸 위는 훌륭한 선수다”라면서 “이런 부담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잘 이겨내 안정을 되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골프 전문가들은 신지애의 신인왕 타이틀 획득을 의심하지 않는다. 신지애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최고의 장점을 갖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가지고 있다. 장타자이면서 컴퓨터 샷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두둑한 배짱에서 나온다.

스윙 코치인 전현지 전 국가대표 감독은 “서둘지 않는 만만디 성격 때문에 위기 상황 때 오히려 더 침착해진다”고 말한다. 이런 멘탈에서 나온 신지애의 샷은 가장 안정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대성공을 거둔 스포츠 스타들이 그렇듯 신지애도 ‘연습벌레’다. 쉬지 않고 드라이브 샷 볼만 500개를 칠 수 있는 ‘연습벌레’가 바로 신지애다. ‘국내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연습량을 자랑한다’는 게 신지애를 아는 사람들의 평가다.

20층 아파트 하루 7차례씩
오르락 내리락하며 하체 단련

그가 뛰어난 하체를 갖게 된 것은 부단한 노력이다. 그는 주니어시절 20층 아파트에 살 때 하루 7차례씩 오르락내리락하며 하체를 단련시킨 독종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도 성공비결의 하나다. 신지애는 늘 골프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때 바로 풀어버린다. 평소에는 아예 골프를 잊고 지내기도 한다. 스트레스 해소는 신세대답게 게임으로 푼다. 특히 디제이맥스나 리듬 게임은 골프 실력만큼이나 ‘지존급’이라고 스스로 자랑한다.
하지만 신지애의 성공에는 무엇보다 환경적인 요소가 크다.

프로골퍼 최상호는 “박세리의 US여자 오픈 우승 장면을 보며 골퍼의 꿈을 키운 박세리 키즈들이 부모의 보호 아래 비교적 좋은 여건에서 투어생활을 하지만 신지애는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고 있는 사례다”라고 말했다.
강한 정신력은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신지애는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던 시절 대회장으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었고 당시 심하게 다친 두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병간호와 골프를 병행해야 했다.

동생들이 퇴원한 뒤에도 별로 나아질 것은 없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이 아니었기에 신지애는 단칸 셋방에 목사인 아버지와 두 동생 등 네 명이 함께 살아야 했다.
신지애가 빛을 본 것은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2005년 KLPGA 투어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에서 쟁쟁한 선배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부터다.

위기 때 더 두둑해지는 배짱·장타자인 동시에 컴퓨터 샷
소녀가장으로 불우환경 극복·스트레스 안 받는 긍정적 성격


이후 신지애는 더 강해졌다. 본격적으로 프로 투어에 뛰어든 2006년 한국여자오픈 우승 등 세 차례 정상을 밟으며 상금왕과 신인왕에 올라 본격적인 ‘지존 신지애 시대’를 열었다. 2007년엔 우승과 상금 관련 국내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25년 묵은 KLPGA 시즌 최다승(5승) 기록을 넘어 9승을 올렸고, 시즌상금 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엔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비롯해 미즈노클래식과 우승상금 100만 달러가 걸린 ADP챔피언십까지 석권하며 LPGA투어 비회원 사상 첫 3승을 거뒀다.
덕분에 한국, 미국, 일본, 유럽 투어에서 모두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투어에 직행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모두 비회원 신분으로 대회에 나가 우승을 거두면서 자동 출전권을 따낸 것이다.

세계로 발을 내딛은 신지애의 포부는 크다.
신지애는 LPGA 진출을 앞두고 “주변에서 세계적인 선수라고 하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많은 분들이 올해 5승 이상 거둘 것이라 얘기하는데, 그런 말을 듣기엔 아직 이르다. 한편으로 부담되기도 하고, 한 발짝 한 발짝 나가고 싶다. 몇 승 올리는 것보다 올해 목표인 LPGA 신인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하면서도 다부진 포부를 밝힌바 있다.

‘신인왕 꿈’ 이루기 위해
‘신인다운 기세’ 잃지 말아야

올해 세계 골프계의 이목은 작은 한국인 선수에게 쏠려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세리 이후 최고의 선수’라고 신지애를 평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신지애는 로레나 오초아와 폴라 크리머에 대적할 강력한 선수로 올해 신인왕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매년 성장해왔지만 신지애는 오늘도 한 발 앞서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신인왕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신인다운 기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신지애의 행보에 골프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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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