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홀린’ 심마담 미스터리 추적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1.21 12:27:28
  • 댓글 0개

‘조의 여인’ 지금 어디…그녀의 수상한 정체

[일요시사 = 사회팀] 김설아 기자 = ‘비운의 야구스타’ 고 조성민의 죽음으로 현재 법적 부인인 심모씨가 도마에 올랐다. 심씨는 조성민과 그의 전 부인인 고 최진실과의 파경에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한 인물. 그러나 무슨 이유 탓인지 심씨의 동선은 과거부터 철저하게 가려져 지금까지도 베일에 꽁꽁 싸여 있다. 궁금증만 증폭시키고 있는 심씨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녀를 파헤쳐 봤다.
 

고 최진실과 고 조성민, 그리고 심모씨. 이들에겐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복잡한 인연이 있다. 심씨는 과거 최진실과 조성민의 이혼공방 당시 ‘조성민의 연인’으로 지목되면서 다수의 언론에 거론된 주인공이다. 당시 조성민은 ‘단순 비즈니스 관계’라며 심씨와의 관계를 부인했지만 그 둘이 비밀리에 재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에 주목을 받았다. 조성민은 2004년 9월 최진실과 이혼한 뒤 2005년 7월, 3세 연상의 심씨와 극비리에 재혼했다.

베일에 싸인
그녀는 누구?

심씨의 세부적인 신상정보는 베일에 꽁꽁 싸여있는 상황이다. 조성민이 야구스타이자, 최진실의 전 남편으로 이목을 끌던 유명인이고 그런 사람과 재혼을 했으니 여기저기서 관련 자료가 나올법하지만 사진 한 장조차 찾아 볼 수 없다.

심씨는 현재 국내외 유명 스타들에게 협찬하는 명품 가방 브랜드 A사 대표다. 지난 2010년 설립된 A사는 김하늘, 장근석, 박지성 등 유명 스타들이 애용하는 백팩 브랜드로 화제를 모으면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4월 첫 플래그십 오픈행사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는 장동건, 하지원, 장근석, 장혁, 손담비, 씨앤블루 등 국내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명품 브랜드 대표…강남 룸살롱도 운영
톱스타와 친분 “연예계 마당발로 유명”

업계는 “명품 브랜드가 몇 없는 국내 현실서 A사의 약진은 탁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배경으로 심씨의 탁월한 사업 수완과 드넓은 연예계 인맥이 꼽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기스타 중에 A사 제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A사의 회사 홈페이지에는 중화권 스타 장백지가 A사  백팩을 매고 있는 공항 패션 사진도 올라와 있다.

심씨는 A사 대표 뿐만 아니라 조성민과 인연을 맺을 당시부터 해오던 강남의 B유흥주점도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심마담’으로 불린다.

남편 사망 당시
하와이 여행 중?

심씨는 현재까지 조성민의 법적 부인이다. 지난 2010년 10월경 당시 한 여성월간지는 “10월2일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서 열린 고 최진실의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조성민의 아버지 조OO씨가 ‘(자신의)아들이 심씨와 10개월 전부터 별거 중이며 두 사람 사이에 아이는 없다’고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2011년 12월 한 매체가 A사의 법원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조성민은 2010년 10월25일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2010년 11월2일 정식으로 등기부에 등재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심씨와 수개월째 별거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 심씨의 회사에 사내이사로 취임하는 ‘이상한’관계를 유지했다”는 데 의구심을 나타냈다. 


‘별거설이 와전’된 사실일지 몰라도, 이후 심씨와 조성민이 이혼했다는 보도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다시 말해 심씨와 조성민 부부가 법적 혼인관계는 유지한 상태서 조성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된다.

아직까지 법적부인 왜?
안재환 사건에도 연루?
인터넷 신상정보 삭제?

지난 연말, 조성민이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 즈음, 심씨의 행적이 네티즌들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심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황을 올린 게 네티즌들의 눈에 띈 것이다.

심씨는 당시 하와이서 송년 불꽃놀이를 즐기며 카운트다운 중이었다. 심씨는 지난 1월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피뉴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카운트다운 시간∼ 카운트다운 끝나자마자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수많은 사람들이 말춤을 추고 있다. 멋지다!!”라는 글과 함께 불꽃놀이 사진을 게재했다. 

이를 접한 한 네티즌은 “비록 별거 중이었다고 해도, 그 시기 심씨는 다른 누군가와 같이 하와이서 새해를 맞이했다”며 “심씨에게도 조성민에게도 사랑은 참 쉽게 가고 쉽게 잊혀지는 것이었나 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알만한 사람은 알다시피 심씨는 최진실-조성민 부부의 관계를 틀어지게 한 장본인이다. 조성민은 2000년 12월 톱스타 최진실과 결혼했다.

조성민은 당시 최진실과의 결혼이 양가 반대에 부딪히자 “결혼 못하면 죽어버리겠다”며 유해한 약을 100알이나 먹고 자살소동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목숨까지 내놨던 그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둘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고 계속해서 불화설이 불거졌다.

최진실-조성민 파경
발단은 룸살롱 마담

당시 최진실은 파경의 원인으로 조성민의 여자관계를 거론하며 B 유흥주점의 마담인 심씨를 지목한 바 있다. 최진실은 조성민과 심씨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여보야’라는 표현을 쓴 점, 조성민의 사무실이 심씨 집 근처인 점 등을 들어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 사이가 아님을 주장했다.

조성민과 심씨는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극구 부인하며 술집서 장난삼아 부른 호칭이었다 주장했지만 예사 사이에서는 ‘여보’란 호칭을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당시 심씨와 인터뷰를 했던 한 스포츠지는 심씨를 “강남서 B 주점을 운영 중이며 40억원 정도의 재산을 소유한 미모의 재력가”라고 소개했다.

둘의 비밀스러운 관계는 지난 2007년 회계직원이 이들의 관계를 폭로하면서 재점화됐다. 두 사람이 예식 등 절차는 생략하고 2005년 7월 혼인신고만 한 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서 살림을 시작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그때 그 사람’과의 재혼으로 회자되던 두 사람의 관계는 당사자들이 극도로 쉬쉬한 탓에 그렇게 넘어가는 듯 했다.

최진실과 이혼 당시 불화 원인 내연녀로 등장
처음 관계 부인하다 파경 1년 뒤 극비리 재혼


이후 심씨는 2008년 12월 프로야구선수 도박사건 때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심씨는 속칭 ‘바둑이’ 등의 도박장소 제공 및 10%의 선이자를 떼고 도박자금으로 제공하거나 사채를 알선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서 조사를 받았으나 단순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도박사건의 경우 도박에 참가한 사람보다 장소 제공자의 형량이 더 높은 통례를 깬 것이다.

또 심씨는 고 안재환에게 2억원의 사채를 준 사채업자 원모씨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씨가 심씨가 운영하는 가게서 도박 및 사채 제공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 탓인지 온라인상에서 심씨에 대한 신상자료는 삭제되고 있다.

과거 위키백과 A사 검색에 따르면 “대표이사 심씨는 2002년 12월 최진실과 조성민의 이혼공방 당시 ‘조성민의 여인’으로 지목된 당사자로 당시에는 단순히 비니지스관계라고 주장했지만, 조성민은 2004년 9월 최진실과 이혼했고 10개월 후 심씨와 2005년 7월 재혼했다. 한 언론이 대법원 등기기록을 확인한 결과 대표이사는 심씨, 조성민은 A사 사내이사로 등록돼있다. 심씨는 2008년 12월, 자신이 근무하는 술집을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과 연예인들에게 도박 장소로 제공하고, 선이자 10%를 미리 떼는 방법으로 도박자금까지 빌려준 혐의로 ‘도풍(賭風)’의 핵심 A마담으로 지목돼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라고 설명돼있었다.

그러나 위키백과 A사 관련 자료는 지난 1월1일 부로 삭제된 상태다.  

꽁꽁 숨긴 신상정보
언론도 덩달아 침묵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블로그나 카페에 올려진 심씨에 관한 글 역시 계속 삭제되고 있다”며 “그녀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배후에 어마어마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어찌됐건 애써 쟁취한 사랑에도 끝은 있었다. 네티즌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최진실과 이혼 후 두산 코치 재계약에 실패하고 폭행 논란에 휩싸이는 등 막다른 곳에 다다른 조성민 곁에 심씨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조성민의 빈소 역시 사망 당시까지 법적 부인이었던 심씨 대신 최진실과의 사이에 낳은 환희·준희 두 남매가 상주로 있었다. 또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모두 담아내는 국내 언론이 왜 정작 궁금한 심씨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인지 자살로 이어진 비극적 가족사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굴곡 많았던 조성민 일생
기대주…풍운아…비운스타…

‘야구계 풍운아’ 조성민은 그동안 겪은 굴곡 많은 인생 탓에 ‘비운의 스타’로 꼽힌다. 신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조성민은 대학 시절 194cm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강속구를 앞세워 박찬호, 임선동, 차명주와 함께 ‘황금의 92학번’ 트리오로 불렸던 기대주 투수였다. 그는 1996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계약금 15억여원을 받고 일본 프로야구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그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997년 7월 처음 1군 무대에 올라 주로 불펜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1998년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 재능을 만개하는 듯했다.

6월까지 7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오르는 등 투수 각 부문에서 상위에 올랐고 완봉승 3번, 완투승 2번 등 홀로 팀 승리를 견인하며 요미우리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 해나갔다. 그해 조성민은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에 선발됐고,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올스타전을 앞두고 난조에 빠져든 조성민은 올스타전 2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부상과의 악전고투가 시작되며 출구 없는 터널을 이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1999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재기하지 못한 채 네 시즌 동안 11승10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 2.84의 기록을 남긴 채 2002년 요미우리를 떠났다.

선수생활 뿐 아니라 개인적임 삶에서도 고난은 계속됐다. 2000년 톱스타인 고 최진실씨와 축복속에 결혼해 화제가 됐지만 불화를 거듭하다가 2004년 파경을 맞았다. 그 과정에서 폭행 등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끝내 꽃도 못피운 비운의 스타
비극으로 이어진 ‘세기의 커플’

제빵 사업가와 해설가 등으로 활동하던 그는 2003년과 2004년에는 연달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끝내 지명을 받지 못했다.

선수생명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던 조성민은 2005년 김인식 전 감독의 부름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2007년까지 3년 동안 35경기에 출장해 3승4패와 평균자책점 5.09를 남긴 채 마운드를 떠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08년에는 전 부인 최진실이 자살한 후 유산과 관련해 친권행사에 나섰다가 이혼 때 두 자녀에 대한 친권 포기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비난을 받았다. 또 2년 뒤인 2010년에는 처남이었던 최진영마저 스스로 생을 마감해 또 한 번 상처를 입었다.

이후 방송 해설가로 나서기도 한 조성민은 2011년 두산의 부름을 받고 2군 코치로 새 출발, 지난해 말까지 선수들을 지도했으나 끝내 야구의 꿈을 만개하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일요시사>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