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테마1>부패의 덫에 빠진 사람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정치인부터 대통령 친인척까지 … ‘권력 놓고 돈 먹기’
‘박연차 게이트’ 뒤 몸 숨긴 청와대 성매매 혐의 사건

돈은 권력을 향해 움직이고 최고 권력이 모이는 곳에서는 썩는 듯한 악취가 풍긴다. 정권교체 후 전 정권의 부패에 대한 수사만큼이나 현 정권의 부패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장관으로 내세웠던 이들이 ‘부패종합세트’라는 오명을 받고 낙마하는가 하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떡값 리스트’와 ‘쌀 직불금’ 논란으로 대한민국 곳곳에 만연한 부패가 세상에 드러났다. 최근에는 ‘박연차 리스트’가 정·관계와 재계를 뒤흔들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대한민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은 물론 여야 정계의 실력자들과 비리를 수사해야 하는 검찰의 고위 인물, 전 대통령의 핏줄과 현 대통령의 친인척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던 것. 거대 게이트로 진면목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부패공화국’을 파헤쳐봤다.

새 정권들은 출범과 동시에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권력이 모인 곳에서는 여지없이 ‘구린’ 냄새가 ‘풀풀’ 풍기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부패한 인사들과 함께였다. 출범 초기 청와대 비서진과 장관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시달렸으며 ‘강부자’라는 비아냥을 받아야 했다. 장관 임명을 앞두고 내정자들의 논문 표절, 자질 문제 등 온갖 의혹이 불거졌다.

첫발부터 ‘부패’ 딛고
삐거덕거리며 출발

초기 내각 멤버로 거론됐던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과다 보유와 투기 의혹을 받다가 정부 출범 전날 사퇴했다.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부인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쓸렸으며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해 정부 출범 이틀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은 논문 표절과 농지법 위반이 문제가 됐음에도 버티다 한나라당까지 나서서 사퇴압박을 가하자 물러났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리스트’를 공개하며 “새 정부 각료 가운데도 삼성 비자금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폭탄’을 던졌다. 그는 “이미 각료로 확정된 사람이나 청와대 사람, 후보로 오르내리는 사람 가운데 당연히 많지 않겠느냐”면서 “사제단에 제출한 이른바 ‘삼성 비자금 명단’에는 50여 명의 이름이 들어있으며 주로 검찰이고 정치인 등 기억나는 대로 적었다”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구사제단이 공개한 삼성 금품로비 대상자들의 명단에는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던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이 올라있었다.

사제단은 “이종찬은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 김성호 역시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고, 김용철 변호사가 김성호에게 직접 금품을 전달한 사실도 있다. 황영기의 경우 우리은행장, 삼성증권 사장을 거친 자로서, 재직 시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 및 관리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채진 검찰총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도 ‘떡값검사’로 거론, 권력의 심층부에 자리에 부패한 인사들의 면면이 알려졌다.

정권교체 후 여권 수장이 된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는 “새 시대의 신정치, 정치권의 환골탈태를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선 한나라당이 계속 달라지겠다. 게이트가 없는 정권을 반드시 만들겠다. 윤리강령을 철저히 적용하는 정당, 그리고 한나라당이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와 의회에 대한 감사 시스템도 제대로 구축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달아 터진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의 돈봉투 살포와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 김옥희씨의 ‘공천 장사’,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의 국방부 납품 청탁은 이명박 정부를 출범 6개월 만에 ‘부패의 덫’에 빠뜨렸다.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은 동료 시의원 30명에게 100여 만원 상당의 수표가 든 봉투를 건네는 등 모두 3500여 만원을 뿌리며 차기 의장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시 의회 의원 106명 중 100명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의 약 30%가 관련돼 있는 사건이었다.

뇌물 파동 후 김 의장은 한나라당을 탈당했으나 의원직은 유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뇌물 혐의로 구속된 지 94일 만에 자진 사퇴하며 “부덕과 무지의 소치로 인해 서울시민과 서울시 의원님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옥희씨는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김종원 서울버스운송조합 이사장 등에게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3차례에 걸쳐 30억원을 받아 챙겼다.

이재오, 이방호 전 의원 등 당시 공천에 관여했던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김씨가 청와대에 전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을 키웠지만 ‘언니 게이트’라고 불린 그의 ‘총선장사’는 결국 단순 사기사건으로 결론 났다.

유한열 상임고문은 국방부 납품청탁 명목으로 지방의 한 전산업체로부터 약 6억원을 받았다. 그는 로비를 위해 공성진 최고위원과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까지 손길을 뻗었다. 그러나 검찰은 유 상임고문에 대한 수사에서 정치권에 로비 명목으로 금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나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장 남는 장사는
공천·청탁 장사?

지난해 10월 ‘쌀 직불금’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고위공직자 4만명이 직접 쌀농사를 지은 농민이 받아야 할 쌀 직불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쌀 직불금 파문은 고위공직자 4만명 중 100여 명의 정·관계 인사가 포함됐다고 전해지면서 파장을 더했다.

쌀 직불금 파문은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돈을 부당 수령했다는 점 외에도 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점에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고위 공직자의 쌀 직불금 파문과 관련, 부정 수급자 명단 발표를 촉구하며 부정 수급액의 국고 환수, 부정 수급을 받은 정무직 공무원의 파면을 요구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농민을 위해 지불돼야할 국민의 혈세가 탐관오리들에 의해 갈취당한 사건”이라면서 “국회의원이든 장차관이든 모두 밝혀내고 처벌과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학용, 김성회 의원이 쌀 직불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도 쌀 직불금 수령자로 거명됐다.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불금 부당수령 실태조사를 벌여 2499명을 부당 수령자로 결정했다. 이어 이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 실제 경작하지 않으면서 직불금을 위법·부당하게 수령한 경우와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이 직불금을 불법 수령하거나 신청한 사실을 본인이 알고 있었던 1000명가량에게 징계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소문만 무성했던 ‘박연차 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정·관계가 떨고 있다. ‘참여정부의 후원자’이자 ‘여야를 막론한 마당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리스트’에 노무현 정권 실세들은 물론 현 여권과 검찰 등 권력기관 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명됐다는 이유에서다.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구속 기소를 시작으로 이정욱 전 한국수산개발원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 등 정치권 인사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됐다.

또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멈추지 않고 있어 박연차 회장에 대한 수사는 4월을 기점으로 8월까지 전방위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청와대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가 업무와 관련된 케이블 TV업체로부터 접대를 받은 ‘청와대 성매매 의혹 사건’이 불거졌다.


청와대 김모 전 행정관은 지난달 24일 서울 신촌네거리에 위치한 D룸살롱에서 청와대 장모 행정관, 방송통신위원회 신모 뉴미디어 과장과 함께 국내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 임원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

이들은 술 접대에 이어 룸살롱 종업원과 ‘2차’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이날 마포구 노고산동 G호텔에서 유흥업소 여종업원과 함께 있다 적발됐다.

‘박연차 리스트’ 찍고
청와대 성매매에 방점

더욱이 티브로드는 업계 6위인 큐릭스를 인수한 후 방통위에 합병 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방송위원회 출신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업무를 담당했고 신 과장은 방통위에서 뉴미디어 분야의 담당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행정관들의 성매매 의혹 사건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참담함을 안겨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한 점 의문도 남지 않도록 하겠으며 내부 기강도 더욱 철저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영희 의원은 “경찰은 단순 성매매로 왜곡하고 청와대는 금주령으로 무마하려고 한다”며 “국회가 열리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태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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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