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사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셋>

진실의 퍼즐 맞추기…관건은 ‘문서’


고 장자연의 자살과 문건 진위 여부를 두고 온 연예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경찰은 고인의 자살 원인으로 전 소속사 김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 중단, 경제적 어려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하지만 경찰이 발표한 세 가지 원인을 고인의 자살 이유로 단정 짓기는 곤란하다. 김 대표가 지난해 11월 사업을 정리했다는 것, 전 매니저 유장호씨가 제 3자에게 문건을 유출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고인의 심경을 압박한 또 다른 무엇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장자연이 전 소속사 김 대표로부터 협박당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장자연이 자살하기 며칠 전 지인과의 휴대전화 통화에서 김 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해 심한 두려움을 털어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장씨가 ‘죽음’을 떠올릴 만큼 두려움의 정도가 컸던 점을 중시, 자살 동기와의 연관성에 주목해 수사하고 있다. 장씨는 자살 며칠 전인 3월초 수일에 걸쳐 6건의 통화내용을 녹음했다. 6건은 수분~10여 분 분량으로 이 가운데 4건은 소속사와의 갈등 관계를 담았는데 이중 2건의 통화 상대자는 로드매니저였다.

로드매니저와의 통화에는 ‘전 소속사 김 대표와의 갈등에서 내가 죽을 수 있다’고 호소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장씨는 이 통화에서 또 “김 대표가 차량 등 지원을 모두 끊고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폭력배를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고 경호원을 동원해야 할 처지”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살동기와 관련한 장씨의 행적을 조사, 김 대표와 불편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불편한 관계는 문서 때문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씨가 문서의 존재를 많은 연예 관계자들에게 흘렸다면 김 대표에게까지 그 이야기가 전해졌을 것이라는 것. 이 때문에 고인이 김 대표와 또 다른 갈등 관계에 놓였을 수도 있다. 장자연이 자살 사나흘 전에 팩스로 어디론가 문서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장자연이 자살하기 3~4일전쯤 집 근처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누군가에게 팩스로 문서를 보낸 사실이 있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업소 관계자로부터 ‘장씨가 손으로 쓴 글이 담긴 6~7장의 문서를 가지고 와 어디론가 보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문서를 장씨가 직접 작성했는지, 무슨 내용이 담겨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장자연 통화 내용… 전 소속사 김 대표로부터 협박 정황 포착
로드매니저에 “김 대표와 갈등으로 내가 죽을 수 있다” 호소

팩스로 보낸 문서가 장씨가 직접 작성한 문건일 경우 유씨가 가지고 있던 문서의 사본이거나 또 다른 문건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고인이 사망일인 지난 7일, 일본 항공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당일 출국이 가능한 항공사였다.
문건이 유출되자 고인이 일본에 머물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기 위해 급박하게 출국을 하려 했었던 것 아니냐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김 대표와 갈등을 빚은 부분은 접대가 아닌 문서 유출로 인한 새로운 갈등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김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정리하면서 사실상 접대가 중단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소속사 전 직원들은 “김 대표는 지난해 모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정리했다”면서 “일본으로 출국하면서부터는 고인에게 ‘연예 활동을 알아서 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장자연의 한 측근에 따르면 김 대표의 출국 이후 유일한 소속 배우인 장자연에 대한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차량비용부터 메이크업, 코디비용까지 고인이 직접 감당해야 했다.
다시 말해 김 대표가 한국을 떠난 12월2일 이후 3개월 동안 고인은 김 대표의 접대부름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는 것. 지난 2년간 접대의 고통에 시달린 고인이 대표의 압박에서 벗어난 이후 죽음을 택했다는 것은 순서상 맞지가 않는다.
다만 김 대표가 사업을 정리하면서 고인이 연예 활동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는 추측은 가능하다. 매니지먼트 등 경제적 지원이 전혀 없었기에 소속사 이적을 놓고 갈등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1년 이상 남은 상태라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이때부터 유씨와의 협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유씨는 지난 2월28일 장자연이 문건을 작성할 때 함께 있었던 인물로 장자연의 소속사 김 대표와 소속사 여배우 이적 문제 등을 놓고 격렬한 갈등을 빚어왔다.
유씨는 장자연과 함께 프리랜서 드라마PD A씨를 찾아가 문건 내용을 상의하기로 약속하는 등 장자연이 자살하기 전부터 외부 인사들에게 ‘장자연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자연이 문건 작성 일주일 뒤인 지난 3월7일 스스로 목숨을 끊자, 유족에게 문건의 존재를 알리며 “언론에 공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유씨는 KBS가 문건의 일부를 입수해 보도한 이후 “고인이 소속사 김 대표를 경찰에 형사 고소하려고 만든 진술서”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결국 문서는 이적을 위해 고인과 유씨가 합의하에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인의 예상과 달리 유씨는 문서를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경찰은 장씨가 지인과의 통화를 굳이 녹음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갈래로 분석하고 있지만 어딘가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소속사 이전과 관련된 소송 등에 사용하기 위해 통화내용을 녹음한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고 장자연 사건 ‘여자 스타에 불똥’
지금은 몸 사려야 할 때

고 장자연 사건의 문건 및 자살 경위 수사가 진행될수록 연예계에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23일 한 언론은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씨와 소속사 대표 김씨 관계가 악화된 배경에 송선미의 돌출 행동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장자연 사건으로 수면에 떠오른 두 매니저의 악연은 2007년 가을 한 시상식에 참석한 송선미의 돌출 행동이 발단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일을 계기로 김씨와 송선미가 불화를 겪게 됐고 결국 송선미는 지난해말 김씨의 직원이던 유장호씨의 회사로 옮긴 뒤 횡령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이에 격분한 김씨도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송선미를 맞고소하며 파장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송선미는 당시 시상식에서 모 인사와 공동 시상하는 것으로 콘티가 짜여져 있었다. 그런데 송선미가 시상식 도중 갑자기 “시상을 못하겠다”며 식장을 떠났고 이 일로 김씨는 해당 주최사의 항의를 받게 됐다.
송선미의 돌발 행동으로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한 김씨는 “회사의 이미지를 손상시켰고 회사와 상의없이 독자적으로 연예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송선미에게 위약금(6000만원)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송선미는 이에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 출연료 5300만원을 가로챘다고 주장, 김씨를 강남경찰서에 횡령죄로 고소했고 김씨가 다시 송선미를 무고죄와 명예훼손죄로 맞고소했다. 김씨가 송선미와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같은 불화로 송선미는 계약 기간 만료일인 지난해 9월까지 연예 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았고 결국 작년 말 더컨텐츠의 전 직원 유장호씨의 기획사 호야스포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소장에 따르면 송선미는 지난해 2월과 4월 김씨에게 “어떻게 해야 맘이 풀리실까요. 죄송해요” “소중한 인연 망치고 싶지 않아요” “남은 기간 일 안 해도 좋아요. 그동안 저한테 잘해주셨는데”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송선미가 김씨와 원만한 해결을 모색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송선미는 김씨와 결별한 지난해 12월24일엔 미니홈피에 김씨를 고소하게 된 배경을 소상히 밝히며 그를 원망했다. 그는 이 글에서 “2008년 1월부터 김씨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 1년간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분명히 계약을 위반한 건 김씨였지만 매니저 동의 없이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계약이 돼 답답했다. 출연료도 포기하고 그냥 넘어갈까 생각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까지 그냥 넘어가면 그가 계속 이런 악행을 거듭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씨-김씨 두 매니저 악연…송선미 돌출행동이 발단(?)
사건과 관계 없음에도 피해 사례 생길까 실명 거론 조심

송선미에 이어 올해 초 이미숙까지 유장호씨의 회사로 옮겨가며 김씨와 세 사람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이 언론은 3월24일에는 “고인이 한 지인을 통해 김민선의 개인 연락처를 물어본 사실이 확인됐다”고 분당경찰서의 한 수사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에 김민선과 장자연의 관계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 장자연 자살 사건의 배후’라는 요지의 글이 소위 말하는 증권가 찌라시를 통해 급속하게 퍼지고 있어 글에서 거론된 여자 연예인 A씨는 루머가 확산될까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또한 A와 함께 거론되고 있는 탤런트 B 역시 사실 확인을 위해 촬영 현장에 찾아오는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코디네이터와 매니저를 동원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장자연 문건 관련 수사가 확대됨에 따라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애꿎은 연예인들의 이름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어 사건에 가해자로 지목되거나 관련자로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섣부르게 여자 스타들의 이름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하며 “사건에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는 사례가 생길 수 있으니 실명 거론은 조심해야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유력인사 3인 ‘스폰서’ 역할 했나
 대가성 입증이 열쇠 될 듯

고 장자연 유족이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유력인사 3인은 연예계에서 흔히 얘기되는 ‘스폰서’ 역할을 했던 것일까.
장자연 유족은 지난 3월17일 유력인사 3명을 ‘성매매’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매매 혐의가 적용되려면 성관계 사실 뿐 아니라 성관계의 대가로 이들이 장자연이나 장자연 회사에 ‘유형 또는 무형의 금전적 이득’을 제공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 성관계의 대가성과 행위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은 유족 측이 이들을 강요죄나 배임수재 등이 아니라 성매매로 고소한 것은 이들이 성접대의 대가로 장씨 소속사측에 금전적 이득을 준 것으로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소당한 인사들의 경우 장자연 측과 특별한 광고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방식의 금전적 대가가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장자연 계좌와 장자연 소속사 대표의 계좌 추적을 통해 의심스러운 돈의 흐름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인사들과 신인 여배우간 ‘스폰’ 관계는 연예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해왔다. 신인 여배우의 경우 하룻밤 대가가 수백만원, 일정기간 관계가 지속될 때는 억대까지 치솟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연예기획사들이 스타 배우를 관리하면서 생기는 적자를 신인 여배우의 ‘스폰’ 계약으로 메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T사 김 대표는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100억원대의 부동산 자산가로 성 상납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실제 그의 자산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40억원대로 알려진 김 대표 소유의 강남구 삼성동 3층짜리 건물은 지난해 7월부터 모 금융회사에 39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1층과 3층이 전·월세 매물로 나왔지만 대출금이 너무 많아 세도 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 측이 장자연 주변인을 통해 성매매의 상당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족 측이 불태워지고 없는 문건에서 본 기억만으로 유력인사들을 성매매 혐의로까지 고소했다는 것은 향후 파장을 예상할 때 쉽게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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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