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지영이 지난 11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섹스 비디오 파문’ 당시 심경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백지영은 사건이 일어났던 지난 2000년 11월29일 공식 기자회견을 끝으로 잠정적인 활동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백지영은 “사건 당시 심경이 어땠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쇼크 상태가 굉장히 오래 지속됐던 것 같다. 기자회견 당시에는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회사에서 준비해 준 서류를 읽으며 눈물을 흘린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회고했다.
또 “그땐 가족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공무원 생활을 하신 부모님이 상처를 받으셨고, 동생은 나 때문에 좋아하던 음악을 그만뒀다. 사건 이후 한 호텔에서 숨어지냈는데 9층 방이었다. 난간 밑을 내려다보면서 ‘죽고 싶다’가 아니라 ‘여기라면 죽을 수 있겠다. 깨끗하게, 한 방에…’라고 생각했다”며 힘든 과거를 회상했다.
백지영은 이어 “하지만 내게 남은 것을 떠올려 보니 가족·신앙·노래, 세 가지가 남더라. 이 세 가지를 버릴 정도로 지금이 괴롭냐는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더라”면서 “부모님께 정말 감사한다. 딸이 섹스 스캔들에 휘말려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겪었지만 2주 만에 집에 들어온 나를 ‘얼마나 힘들었냐’는 말 한 마디로 감싸 안아주셨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백지영은 또 “그 일을 통해 부모님과 나 사이엔 특별한 교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