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밀월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인촌 서울시장 만들기 프로젝트’에 이 대통령이 적극 후원해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두 사람은 지난 1990년에 연을 맺어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절부터 끈끈한 관계를 유지, 최근에는 정치적 동반자로 발전했다. 특히 ‘유인촌 서울시장 만들기’에 이 대통령과 유 장관의 측근 인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이 ‘밀월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책 조율 등 MB노믹스를 실천해야 된다는 이유에서 밀월설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인촌 서울시장 만들기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문광부 내 MB-유인촌 인맥은 과연 누굴까. 낱낱이 들쳐봤다.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내부 평판이 좋지 않다. 뉴타운 문제로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친이계 내부에선 공성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입장이 정리된 것 같다.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여전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의중에 두고 있다.”
차기 서울시장 물밑활동과 관련해 정치권 한 관계자가 던진 일성이다. 이 관계자는 “한때 강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정두언 의원은 차기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뜻을 접었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설명했다.
MB-유인촌 찰떡궁합
지방선거, MB입김 작용?
실제로 여권 내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유인촌 문광부 장관,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정두언 의원, 공성진 최고위원,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친이계 인사들은 공 최고위원, 청와대에서는 유 장관을 내세우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른바 ‘유인촌-공성진’ 2파전 양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무소속 출마설 등이 나오고 있는 오 시장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B의 저돌적인 스타일을 비쳐봤을 때 유 장관이 가장 강력한 후보군으로 손꼽힌다. MB가 대의원 표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세간에는 구구한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유 장관이 거론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맹 정무수석은 청와대와 여권의 가교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홍 원내대표는 입법전쟁에서 MB정부를 비판하는 등 ‘확실한 MB맨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 의원 역시 당내에 반대세력이 많을 뿐 아니라 스스로 서울시장 출마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또 나 의원은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오 시장은 뉴타운사업에 대해 MB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 여권 내부에서 이미 찍힐 대로 찍혔다는 평가다.
반면, 유 장관은 MB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등 MB노믹스를 실천하는데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차기 서울시장에 낙점될 경우 정책조율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인수위 시절에는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 상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퇴론’에 휘말리면서도 MB의 절대적인 신임을 등에 업은 덕에 지금까지 문광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재보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 말씀을 않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재보선뿐 아니라 지방선거에서도 MB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따라서 유 장관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당내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유인촌, 끊이지 않는 서울시장 출마설 “MB 지지 중?”
“예비 캠프 가동, MB·유인촌 측근인사 총지원” 소문
특히 여권 한 관계자는 “유 장관에 대한 MB의 신임은 대단하다. 문광부 내부에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청와대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유 장관을 서울시장으로 출마시키기 위해 예비캠프를 가동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고, 이를 위해 다방면에 걸쳐 MB측근 인사들이 도와주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문광부 산하단체에 전진 배치된 MB·유인촌 인맥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문광부 산하단체 기관장들은 대부분 유 장관과 친분이 있는 인사,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통령 후보시절 언론특보 및 한나라당 관계자를 비롯해 ‘친이단체’ 뉴라이트 관계자들로 채워져 있다.
33명 중 15명 MB맨
중대 인사도 대거 포진
33명의 문광부 인사 중 15명이 MB맨이라 불릴 만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들 중 5명이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을 비롯해 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 당시 언론특보로 활동했으며, 이 대통령과 같은 학교인 고려대 출신 인사도 6명이나 된다.
2007년 한나라당 체육·청소년분야 공동선대위 소속이었던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주훈 이사장을 비롯해 한강사랑시민연대 출신의 지명혁 영상물등급위원장이나 뉴라이트 자유주의연대 출신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던 김정만 체육과학연구원장도 전형적인 MB인사라 할 수 있다. 이밖에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단장을 지냈던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MB특보출신 임은순 신문유통원장과 최규철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등도 대표적인 문화부 내 MB인사다.
유 장관과 연관이 있는 인사들도 상당수다. 이 대통령이 KOC상임위원일 당시 유도협회 회장이었던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은 유 장관과 같은 중앙대 출신이며,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유 장관이 중앙대 연극영화과 교수를 시작할 즈음 예술대학원 객원교수를 지냈다. 이밖에 임연철 국립중앙극장장,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등이 중앙대 출신이며,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대우전자 CEO출신으로 ‘탱크주의’ 광고를 촬영하며 유 장관과 인연을 맺었다. 예술의 전당 신홍순 사장 역시 LG상사 CEO시절 예술을 후원하며 연극인이었던 유 장관과 안면을 텄다.
문제는 이 인사들로부터 발생한다. 유 장관이 이끄는 문광부 산하기관의 새로운 기관장들은 대부분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과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 심지어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유 장관 서울시장 만들기에 인맥 지원 식의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유 장관 측에서는 모든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를 있는 그대로 믿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유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유인촌 출마 기정사실?
‘MB코드와 맞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MB와 유 장관이 밀월 속에서 문광부 내 측근인사들이 전진배치된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유 장관 서울시장 만들기 프로젝트에 두 사람이 교감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측근 인사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MB코드’와 맞는 사람이 차기 서울시장을 꿰차야 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또 MB·유 장관의 측근 인사들이 ‘유인촌 서울시장 만들기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유 장관이 차기 서울 시장에 출마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