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들 본격 '호텔 전성시대'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06 11: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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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된다 싶으니 너도 나도 '러쉬'

[일요시사=경제1팀] 재벌가 호텔들이 물밑들 밀려들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이했고 재벌가들은 앞 다퉈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유소 부지까지 밀면서 호텔을 여는 것을 고려중이라니 말 다했다. 가히 호텔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아주그룹이 서울 마포 서교동에 있는 '호텔서교' 신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아주그룹은 최근 서울 마포구청에 호텔 신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아주그룹은 현재 최대 500% 이내인 건물 용적률을 최대 900%까지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 신청이 통과되면 아주그룹은 현재 지하 2층~지상 13층에 135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서교를 지하 5층~ 지상 22층에 378개 객실을 가진 대규모 호텔로 건설할 계획이다.

아주그룹 호텔 운영
신라·롯데 어깨 견줄 듯

새 호텔이 신축되면 아주그룹은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특1급 호텔을 운영하게 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등 국내 유명 호텔체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전망이다.

아주그룹은 지난 2000년 365억원을 투입해 특1급 호텔인 하얏트리젠시 제주를 사들인 바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호텔은 4년 안에 전국 각지에 2200실 규모의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을 신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까지는 국내외 40곳으로 늘린다는 게 롯데호텔의 입장이다.

비즈니스호텔은 객실 크기와 서비스, 식당·연회장 등 부대시설을 최소화해 특급호텔 대비 가격을 30% 이상 낮춘 호텔을 말한다.

롯데호텔은 2014년 2월 제주시에 262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개관을 시작으로 같은 해 3월 대전시 유성구 스마트시티, 6월 서울 구로구, 10월 울산시 달동에 비즈니스호텔을 차례로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이 매입한 을지로 장교동 시그니쳐타워 인근 호텔부지와 세종호텔 인근 주차타워에 각각 270실, 43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열기 위해 장기 임차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한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도 300실 규모의 호텔 운영을 계획해 4년 안에 롯데호텔계열 비즈니스호텔이 7곳 더 생기게 된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 사업확대·신규진출
롯데·삼성·SK·GS…잇달아 대형 프로젝트 선언

이에 앞서 2009년 마포에서 선보인 '롯데시티호텔마포'는 오픈 3년 만에 연간 객실 판매율 90%를 돌파하며 성공적 입지를 굳혔고 지난해 김포국제공항 롯데복합쇼핑몰에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 2호점 '롯데시티호텔김포공항'도 비즈니스호텔 업계를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인 호텔신라는 최근 '신라스테이'라는 브랜드로 KT자산운용이 개발하는 역삼동 KT영동지사 부지, 서대문구 미근동 옛 화양극장 부지,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옛 JW중외제약 부지 등 총 5곳을 선보일 계획이다.

KT영동지사 부지는 KT가 발주한 14층짜리 비즈니스호텔로, 코오롱글로벌이 공사를 맡고 완공 후에는 호텔신라가 신라스테이 간판을 달고 위탁경영을 하게 된다.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화재는 지난 9월 서울 관훈동 보유 부지를 비즈니스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개발계획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했다. 이곳 역시 호텔신라가 위탁운영을 맡은 가능성이 크다.

GS그룹 계열 호텔 전문회사인 파르나스호텔(옛 한무개발)은 서울 명동에 첫 번째 비즈니스호텔을 연다.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삼성동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명동 세종호텔 인근 삼윤빌딩을 리모델링한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 명동'을 12월1일 개장한다고 발표했다.

주유소 밀고 호텔
외연 확장 집중

나인트리호텔 명동은 총 144개 객실을 갖추고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해 전 직원이 일본어 사용을 하고, 중국어와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도 상시 배치된다.

한진그룹의 숙원사업인 7성급 호텔 신축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관광호텔 건립·증축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학교반경 200m 이내에는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지만 정부가 마련한 개선안은 카지노와 유흥주점이 없는 관광호텔은 학교 인근에도 지을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이 확보한 7성급 한옥형 고급호텔 부지 인근에는 3개 여자 중·고교가 있다.

만약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진그룹의 호텔 건축 프로젝트는 사실상 순풍을 타게 된다.

워커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는 영업이 부진한 SK주요소 부지를 이용, 비즈니스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SK네트워스는 현재 특1급 호텔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과 W서울워커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 중구 오장동 SK수도주유소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새로 지어 자산 효율화에 나선 다는 것. 실제로 SK네트웍스는 지난 2005년 서울 여의도 주유소 용지를 36층 규모 오피스텔로 개발해 300억원 가량 수익을 낸 바 있다.

업황 부진 건설사
호텔로 반전 도모

애경그룹 계열의 수원애경역사는 수원역과 AK플라자 수원점 옆 부지에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가칭)을 2014년 7월 오픈할 예정이다. 노보텔 앰버서더 수원은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총 295실의 객실을 갖춘 특2급 호텔로 신축되며 호텔 운영은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가 담당한다.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프랑스 호텔그룹 아코르사와 국내 호텔그룹 앰배서더가 공동출자한 호텔운영전문 그룹이다. 아코르는 전 세계 92개국에 4426개의 호텔을 운영 중인 세계적 그룹이다.

애경그룹은 민자 역사로 개발하는 경의선 홍대복합역사에도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서울 6성급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을 인수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1월16일 반얀트리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후 5개월여에 걸친 실사를 마무리 짓고 최종 인수계약을 했다. 인수 가격은 1635억이다.

반얀트리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옛 타워호텔을 부동산 개발업체 어반오아시스가 2007년 인수해 새로 단장한 호텔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 서귀포에서 해비치호텔을, 현대중공업은 경주·울산·목포·강릉·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대호텔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웨스턴조선호텔은 쌍용건설이 서울 동자동에 건립 중인 용산 쌍용플래티넘 콤플렉스 내 359실 규모의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에 뛰어든다.

오는 2014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오피스텔 한 동과 호텔·오피스 복합빌딩 한 동으로 구성, 쌍용건설은 호텔부문을 떼어내 900억원 안팎에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기로 했다. 맥쿼리 측은 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호텔 운영을 조선호텔에 맡기기로 했다.

오픈 시기나 구체적인 운영 방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루 숙박료 10만∼20만 가량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보유 부지 활용…비즈니스호텔 '붐'
건설사·외국체인·중소기업도 관심 '업'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도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파크하얏트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년 2월18일 개관 예정인 파크하얏트부산의 오너이기도 하다. 파크하얏트부산은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해 있고 69개의 스위트를 포함한 269개의 객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KT의 부동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서울 역삼동 영동전화국 옆 주차장 터에 300실 규모 호텔을 짓고 있다. 전국 전화국 자리를 호텔로 재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도 오랫동안 제주에서 관광호텔을 운영해온 자회사 오라관광을 앞세워 비즈니스호텔사업에 진출했다. 이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플랜트사업본부 사옥을 24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재단장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 중구 장교동 부지와 을지로 인근 부지를 임대해 각각 540실, 200실 규모의 호텔 건립도 검토 중이다.

호텔이 완공되면 운영은 자회사인 오라관광이 맡거나 위탁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오라관광은 자본금 500억에 대림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제주도에서 '제주그랜드호텔'과 골프장 '오라컨트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부영그룹도 최근 1700억규모의 중구 소공동 옛 삼환기업 부지를 매입해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무주리조트와 제주 앵커호텔을 인수했다.

외국계 호텔 체인과 중소기업도 관심이 뜨겁다.

일본계 중저가 호텔 체인 도요코인과 도미인은 부산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롱스테이 재단 한국지부 코비즈는 부산 해운대에 저가 체류형 시설인 '롱스테이텔'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하나투어는 최근 서울 인사동 서울아트센터 맞은편에 특2급 호텔인 '센터마크'를 오픈했다. 또 다른 여행업체인 모두투어도 센터마크 호텔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견지동에 '아벤트리 종로 관광호텔'을 지난 9월 열고 운영 중이다.

여행 업체도 뛰어든
비즈니스호텔 사업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등 11개 호텔을 운영 중인 앰배서더호텔 그룹은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 이비스 앰배서더 오창, 노보텔 앰버서더 성북,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등을 차례로 열기로 했다. 2015년까지 총 20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페리얼팰리스그룹도 국내외 5곳의 신규 호텔을 낼 방침이다. 호텔프리마도 북창동에 약 100실 가량의 호텔을 짓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호텔 업체수는 644개, 객실수는 7만763개에 이른다. 이중 수도권 호텔 수요는 3만6000여 실, 공급량은 2만8000여 실에 그쳤다. 한국관광공사는 3년간 3만1000개의 객실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재벌가들이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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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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