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와 사귈까?’
일반인들이 연예인을 보며 가장 호기심을 갖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열애설’이다. 특히 열애설이 터지면 팬들은 ‘잘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 ‘의외의 커플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며 자기 일인 양 큰 관심을 드러낸다.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인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에게 스캔들이나 열애 사실은 여전히 숨기고픈 비밀이다. 하지만 최근 ‘연예인 커플들’의 ‘열애설’ 기사는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열애설 홍수’의 시발점이 된 것은 지난 1월, 가수 아이비와 작곡가 김태성의 열애설. 한 매체가 아이비와 김태성의 데이트 장면을 포착한 사진을 게재하면서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아이비는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저희는 지난해 3월경 제 3집 앨범 녹음기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녹음실에서 얘기를 하던 중 서로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연인으로 발전한 것은 최근이고 모든 면에서 의지가 되고 고마운 친구입니다”라고 김태성과 연인사이임을 밝혔다.
이후 지난 2월5일에는 가수 타블로와 영화배우 강혜정 커플의 열애설이 터졌다. 타블로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다”며 강혜정과의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지인의 소개로 만나 친분을 쌓았고 이후 연인 관계로 발전해 진지한 만남을 잇고 있다.
지난 2월19일에는 탤런트 최지우와 이진욱의 열애설이 보도됐다. 열애설 보도 이후 양측은 “두 사람이 2년 전 드라마에서 만나 좋은 감정을 가진 걸로 알고 있다”며 열애설에 대해 어느 정도 시인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지난 2월20일에는 탤런트 정시아, 백도빈의 결혼설이 알려졌다. 정-백 커플 역시 이를 인정했으며 두 사람은 지난 3월7일 화촉을 밝혔다.
지난 2월28일에는 가수 겸 탤런트 이정현이 홍콩에서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인 청년과 사랑에 빠졌다는 열애설 기사가 났다. 이정현 소속사 측은 “이정현이 2년 전부터 홍콩 금융계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과 교제중”이라고 밝혔다.
이정현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사랑해’, ‘I ♡ You’ 등의 글귀를 통해 사랑에 빠진 자신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정현은 남자친구와의 교제를 위해 홍콩에자주 다녀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가수 MC몽은 지난 2월19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있다”고 당당히 밝혀 연예가 ‘열애 열풍’에 일조했다.
하지만 100% 적중률을 자랑하던 ‘열애설’ 기사는 3월 들어 차츰 어긋나고 있다. 지난 3월3일 ‘열애설’이 터진 윤정희와 김환 아나운서, 그리고 3월4일 불거진 ‘열애설’의 주인공 김하늘-강지환은 열애설을 적극 부인했고 역시 같은 날 ‘열애설’에 휘말린 이동건-차예련은 부정을 하진 않았지만 적극 긍정도 하지 않았다.
지난 3월3일, 한 언론매체는 탤런트 윤정희와 SBS 공채 15기 아나운서 김환이 교제 중이라고 보도하며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데이트를 즐기며 조심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윤정희 측은 “윤정희와 김환 아나운서가 지난해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뜬금없이 열애설이 불거져 본인을 비롯해 소속사 식구들 모두가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열애설을 일축했다.
1~2월 100% 적중률… 3월 들어 어긋나기 시작
열애설 ‘인정’하면 축하받고 ‘발뺌’하면 비난받아
취재경쟁 과열되면서 ‘쓰고 보자’식 과장보도 늘어
“솔직하게 보다 적극적으로 열애설 대처해야 할 때”
하루 뒤인 4일에는 한 매체가 김하늘과 강지환이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만나 3~4개월 째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사자 양측 모두 “사실이 아니다. 함께 잡지화보 촬영을 한 사이일 뿐 교제한 적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같은 날 다른 매체는 배우 이동건과 차예련이 오래전부터 친한 선후배 사이로 지내오다가 지난해 말 이동건이 친동생을 잃는 사건을 겪던 와중에 차예련이 많은 힘이 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는 열애설과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이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숨기지 않았던 두 사람이 언제쯤 본인들의 관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지는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예련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최근 아주 가까워진 것 같다. 차예련이 드라마가 끝난 후 이동건과 만나기 시작했는데 최근 무척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이 사귄다는 사실을 원천적으로 부인한 것은 아니다. 단지 두 사람이 열애설 기사에 놀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예진도 열애설에 휘말리진 않았지만 열애설을 취재하기 위해 자신의 뒤를 파파라치처럼 쫓던 한 매체의 기자들을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근 ‘열애설’ 기사가 난무하며 적중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열애설’을 취재하는 각 매체간의 취재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 그 이유가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열애설은 국민의 관심사다. 최근 일련의 열애설 보도가 적중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에 일부 연예매체들이 앞다퉈 또 다른 열애설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예인과 관련된 열애설 소문과 정보는 여러 매체에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 ‘누가 먼저 쓰느냐’의 시간 싸움이 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일부 사실이 과장 혹은 왜곡돼 기사화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매체간 과열 경쟁이 열애설의 난무를 부추기고 이는 적중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열애설’ 당사자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도 ‘열애설’의 적중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당당하게 열애중임을 밝히는 연예인 커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연예인이 열애설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귀는 것도 아니고 사귀지 않는 것도 아니여’ 같이 애매한 태도는 억측을 낳고 소문을 더욱 무성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열애설에 접근하는 기자들에게 혼선을 빚게 한다. 연예계에선 결국 ‘열애설’ 기사의 적중률이 높아지기 위해선 매체간 과잉 취재 자제가 필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연예관계자는 “속보 경쟁에 앞서 연예인들도 한 인간임을 알고 가려줘야 할 부분은 가려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득력을 얻는 또 다른 목소리는 ‘열애설’을 대하는 연예인들의 보다 솔직한 태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물론 깊게 교제하기로 마음먹기 전 열애설이 터져 당황하거나 소속사와 팬들을 의식해서 혹은 본인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열애설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연예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런 태도가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결국 본인에게 더 큰 상처를 안기는 만큼 연예인들도 보다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열애설에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