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요? 꼭 하고 싶죠.” 사람들은 연애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맞선 프로그램은 항상 인기다. 특히 최근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일요일이 좋다-골드미스가 간다>처럼 여자 연예인 6명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맞선 프로그램이라면 남다른 흥미를 끌기엔 충분하다. 지난 16일 경기도 일산 SBS제작센터에서 진행된 <골드미스가 간다> 현장공개에 참석한 <골드미스가 간다> 멤버 양정아, 예지원, 송은이, 장윤정, 진재영, 신봉선 등 6명은 공개 맞선에 대한 입장과 자신들의 연애관에 대해서 담백하게 풀어놓았다.
“대본 없는 100% 리얼프로그램…공개 맞선남과 결혼도 OK”
멤버 6명 미혼 여성 스타지만 인간적 ‘고민’ 한 가지씩 있어
<골드미스가 간다>는 독특하다. 기존의 버라이어티가 남자들이 주축이 되던 것과는 달리 출연진이 모두 여자라는 점은 프로그램의 감수성 자체를 차별화하고 있다. <골드미스가 간다> 멤버들은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를 넘나들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미혼 여성 스타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적인 ‘고민’이 한 가지씩은 있다.
40세를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남자를 만나지 못했거나, 남자들이 여자로 봐주지 않는다거나, 인기 스타인데 평범한 외모를 지녔거나, 재치와 끼를 갖추고 있는 데도 확실하게 뜨지 못했거나, 과거가 지나치게 화려해 그것이 결혼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스타다.
“예능프로 안 한 연예인 캐스팅”
<골드미스가 간다>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재혁 PD는 캐스팅에 대해 “기본적인 원칙이 있었다. 첫째,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안 보이던 연예인으로 하자. 둘째, 제목에 부합하게 골드미스에서 찾자. 셋째, 정말 남자친구가 최소 2년 이상 없는 연예인에서 찾자는 거였다. 지금 출연하는 여섯 명만 섭외한 건 아니고 더 많은 분을 만났고 그 가운데서 선택한 거다”라고 전했다.
김 PD는 이어 “송은이는 마지막으로 섭외했다. <무한걸스>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마지막에 ‘송은이의 재발견을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송은이의 중성적인 걸 여성적으로, 리더인 것을 리더가 아닌 모습으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골드미스가 간다>는 여섯 여인이 맞선을 봐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낸 코너다. 여섯 여자들은 실제로 한 집에서 생활하며 갖가지 게임을 통해 우승자는 매주 한 명씩 일반인 남성과 맞선을 보게 된다.
맞선을 보기 위해 각 게임에 임하는 골드미스들의 진지한 자세는 웃음을 자아내는 한 요인이다. 골드미스들은 최후의 한 사람만 맞선을 보게 해 준다는 말에 얼굴이 어떻게 되든,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지 않고 게임에 열중한다.
리얼이라고 하지만 <골드미스가 간다>의 공개 맞선이 아무런 대본 없이 진행되는 실제 상황인지 여부에 대해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양정아는 “공개 맞선은 100% 리얼”이라고 강조했다. “맞선 나온 남자와 인연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을 막상 녹화하고 전파까지 타게 하니 마음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신봉선은 “(자신의 맞선 남자가) 두 번째 만남 장소에 나오지 않은 것도 실제 상황이 방송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아무리 맞선 프로그램이지만 방송을 통해 만난 남자와 결혼까지 할 수 있을까. 대답을 망설이는 양정아를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무엇보다 여자 연예인들과 일반인 남성과의 맞선이다. 상대 남성은 어떤 방식으로 선별할까.
상대 남성들은 전문직 종사자에서 대기업 직원까지 다양한 직업의 소유자로 제작진이 결혼정보업체나 지인들에게 소개를 받아 선정한다.
김 PD는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건이 뛰어난 남성만 나온다는 전제는 당연히 없다. 맞선남 선정 때 많은 분을 만났다. 실제로 방송에 회사원도 나왔고 직업에 대한 편견은 없다. 다만 프로그램 이미지가 굳어지는 부분은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PD는 이어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은 TV를 보면서 자신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이 자신보다 못한 짓을 할 때 쾌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출연 남성들은 주로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혹은 “실제로 운명의 기회를 잡기 위해” 연예인과의 맞선에 응한다. 의외로 남성출연자들은 요즘 신세대답게 카메라 앞에서도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맞선이 처음이라 밤에 한숨도 못잤다는 여자 연예인들을 리드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최대한 맞선 분위기를 내기 위해 카메라를 출연자들의 시야에서 숨기고 카메라맨들도 최대한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촬영을 진행한다. PD들도 2~3시간 남짓 진행되는 대화와 데이트 과정을 한참 떨어진 외부에서 모니터로 지켜본다.
그렇다면 30살(신봉선)부터 39살(양정아)까지 다양한 나이를 지닌 여섯 여인은 결혼 대상자의 무엇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을까.
멤버 6명 모두 이구동성으로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조건은 각각 차이가 있었다. 송은이는 당연하다는 듯 ‘얼굴’이라고 밝혔고 “지금까지 나쁜 놈, 못된 놈, 이상한 놈만 만났다”고 자조하곤 하는 진재영은 ‘진실한 사람’. 맏언니 양정아는 “살면서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돈벌이만 하면 되고 역시 성격이 중요하다”며 연륜 담긴 답변을 내놓았다. 예지원은 ‘따스한 사람’, 장윤정은 ‘말이 통하는 사람’, 신봉선은 ‘착한 사람’을 각각 이상형이라고 말했다.
결혼 상대 최우선 조건 ‘성격’
<골드미스가 간다>의 또 다른 수확은 양정아, 진재영, 예지원의 재발견이다. 특히 출연진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양정아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강한 이미지를 벗고 예능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신선한 캐릭터로 거듭나고 있다.
진재영도 마찬가지다. 어중간한 태도를 보이던 그녀가 흥분하면 쏟아내는 부산 사투리는 그녀를 명랑만화의 캐릭터처럼 만든다. 남들과 다른 차원에서 지내는 것 같은 예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 독특한 어휘를 시기적절하게 구사하는 장윤정 또한 <골드미스가 간다>로 재발견하는 예능 캐릭터다.
스타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맏언니 양정아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매력은 연예인들에게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볼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점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골드미스가 간다> 촬영장에 모인 여섯 여인. 그들에게 열정만큼은 결혼에 대한 갈망(?) 때문인지 틀림없이 ‘진실’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