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vs 롯데 '인천대전' 전말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17 09: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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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파주…이번엔 인천서 붙었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신세계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게 생겼다. 롯데에 밀려 인천 상권의 '노른자'에서 쫓겨날 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세계는 인천점에 많은 돈을 들여 증축공사까지 해 놓았다. 공사가 끝난 지 몇 개월도 채 되지 않아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놓고 신세계와 롯데의 건물 쟁탈전이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됐다.

지난 8일 신세계 측은 인천광역시를 상대로 인천종합터미널에 위치한 백화점 건물의 처분 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했지만 지난 10일 기각됐다. 즉시 신세계 측은 향후 본안소송을 착실히 준비해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본안소송 준비

소송전은 지난달 27일 인천시가 인천종합터미널 일대 부지와 건물을 롯데쇼핑 측에 매각하는 투자 약정을 체결해 신세계 측이 가만히 있으면 인천점을 빼앗기게 생기면서 촉발됐다. 신세계는 지난 15년간 인천종합터미널에 위치한 건물들을 인천시로부터 임대해 백화점으로 영업하며 상권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는 인천교통공사로부터 임대보증금을 당겨 받아 인천점에 1450억원을 투자해 쇼핑센터 건물(5300평)과 주차타워(866대)를 증축하는 등 상권 확장에 공을 들였다. 이를 알면서 자금력을 앞세운 롯데가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낚아챈 모양새여서 '상도의'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신세계 측은 "증축 부분에 대한 계약기간이 2031년까지 연장되는 것을 감안해 증축한 것이기 때문에 인천시가 본 건물을 매각하는 것은 임차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인천시는 인천점 건물에 대해 2031년 3월까지 제3자에게 이를 처분하거나 임차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체의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본 건물을 사용한다는 생각 없이 어떻게 기존건물 1100억원보다 더 많은 1450억원을 증축공사에 투자할 수 있겠느냐"면서 "본 건물의 임대차계약도 증축건물 계약의 연장선상에서 판단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처분신청 결과와 무관하게 본안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건물 소유주가 바뀐다 하더라도 2031년까지 넘겨주지 않을 방침"이라며 소송결과에 관계없이 2031년까지 매장을 빼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인천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인천시 교통기획과 관계자는 "본 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연장한다는 식의 계약서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본 건물에 해당하는 2017년 계약과, 증축 부분에 해당하는 2031년 계약이 별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부수적인 부분이 연장됐다고 해서 주된 부분까지 연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세계 측이 소송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소송의 쟁점은 신세계가 얼마나 주장의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문서로 된 합의서 유무와 상관없이 당시 관계자들을 법정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따져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터미널 백화점 건물 사용권 두고 갈등
시, 롯데에 매각 추진…'텃새' 신세계 반발

만약 향후 법정에서 신세계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017년 11월을 기점으로 신세계는 인천점을 철수해야 하는 처지다. 신세계는 최소 30년 이상 인천점을 운영할 것이라 내다보고 1500억원 가량을 들여 쇼핑센터 건물을 증축하고 주차타워를 올렸지만 2018년이 되면 고스란히 롯데백화점 측에 바쳐야 하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이에 지난 15년간 인천의 핵심 상권으로 일궈놓은 점포를 송두리째 내주게 생긴 신세계의 분위기는 영 좋지 못하다.

신세계와 롯데 간 좋은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땅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을 세운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점은 원래는 롯데가 미리 점찍어 놓았던 부지였다.

하지만 신세계 측이 각종 인센티브를 내세워 더 큰 부지를 확보하면서 양측 간 신경전이 절정에 달했다. 현재 센텀시티에는 양사의 백화점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어 자존심싸움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규모는 롯데점보다 신세계점이 3배가량 크고 개점이 늦었던 신세계점이 롯데점의 매출을 압도했다. 또 외관상으로 롯데점이 신세계점에 비해 초라한 형색이다. 이에 당시 격노한 신격호 롯데 회장이 센텀시티점 부지선정에 가담했던 직원들에 대가성 조치를 내렸다는 후문이 돌았다.

파주 탄현면 통일동산 부지에서도 양사는 오랫동안 공방을 주고받았다. 2006년 말 신세계가 아울렛 2호점 건설을 추진하다 비싼 땅값 등을 이유로 철수한 사이 롯데가 2008년 1월 부동산 개발업체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매입 협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가 다시 치고 들어와 롯데쇼핑이 협상을 진행하는 곳 중 노른자 부지를 매입했고 2009년 3월 신세계 사이먼(전 첼시) 파주점을 개점했다.

결국 롯데쇼핑은 본래 예정지보다 5.8km 떨어진 출판단지 부근에 신세계보다 늦게 아울렛 파주점을 개장해야 했다.

당시 롯데쇼핑 측은 "유통업계 경쟁 질서를 저해하려 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임대 계약을 맺어놓은 땅을 신세계가 뺏어간 것으로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발했다.

그런데 이번 인천점 쟁탈전에서 양측 간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특히 인천시와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 매입 협상에서 롯데 측 협상자로 나선 노윤철 롯데쇼핑 이사는 파주 통일동산 부지를 신세계에 넘겨줘야 했던 당사자로 알려져 의도적인 '복수전'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특히 신세계 인천점은 지난해 총매출 7500억원으로 상위 3개 업체의 56개 매장 중 매출액 규모 7위이고, 신세계 9개 점포 중 매출액 4위인 알짜배기 점포로 유명하다. 더구나 신세계 인천점은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인천점보다 3배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곳을 롯데에게 빼앗길 경우 신세계로써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배수진을 친 강경한 입장을 내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달 28일 한국투자증권은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백화점으로 바뀐다면 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롯데는 매출이 9% 늘어나고 신세계는 매출이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으며 양측 간 인천점 건물쟁탈전이 끝장을 보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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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