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릴루아카스의 지구촌 탐방 ④일본 후쿠오카

북큐슈의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힐링’

<일요시사=조진민 르포라이더터>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온천여행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온천여행은 단순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뜨끈한 온천물에 피로를 풀고 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재료로 만든 전통 일본코스요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평소 즐기기 어려운 요리 ‘카이세키요리’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세키요리는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 후각을 통한 맛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혀끝으로 즐기는 미각까지 만족하게 만드는 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면 온천욕도 즐기고, 눈과 입이 즐거운 맛있는 음식으로 힐링 해보는건 어떨까?

안 사고 못 배길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큐슈의 상징이자 일본 최초 국립공원 ‘아소’

나무로 만들어진 소박하면서 정겨운 유후인역에 도착했다. 유후인역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유후다케(1584m) 웅장한 산은 포근히 유후인을 감싸고 있었다. 우선 관광안내소에서 유후인 관광지도를 받아 들고 길을 나섰다. 지도에 “ようこそ ゆふいん”(어서오세요 유후인)이라는 문구를 보자 여행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관광안내소 앞에서 인력거꾼이 어색한 말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렌탈 자전거, 클래식 버스, 관광 마차도 손님 태울 준비를 마치고 줄 맞춰 있다.

동화책 연상시키는
온천 마을 유후인

오이타현 중앙에 있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온천 휴양지 유후인은 벳푸에 이어 용출량이 많은 온천이다. 유후인이 단지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기 위한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온천여관들,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호수라는 의미의 긴린코, 미술관과 개성있는 갤러리, 세련된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천마을답게 곳곳에 흐르는 작은 강과 아담하고 예쁜 집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예쁜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 찍기 바쁘다.

유노츠보가이도 양쪽으로 늘어선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면 “우와∼우와∼”를 연발하며 안사고는 못 배길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고 있으니 말이다. 커다란 토토로가 “어서 들어와” 라고 속삭이듯 유혹하는 동구리노모리는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 놓은 상점이다. 다양한 물건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놓은 솜씨가 탄성을 자아낸다. 어느새 토토로와 친구가 되어 손잡고 가게문을 나섰다.


애완동물 강아지와 고양이를 테마로 사이좋게 나란히 위치한 이누야시키&네코야시키는 일본 애니매이션에 나오는 모든 강아지와 고양이가 진열되어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가면 예쁜 용품들 덕분에 정신이 없을 정도니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외관부터 남다른 고급스런 주택을 연상시키는 오르고르노모리&가라스노모리는 1층은 깨질까봐 만질 수 없어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유리 공예품으로, 귓가에 소곤소곤 속삭이듯 들려오는 멜로디를 따라 발길을 돌리면 2층에는 크고 작은 오르골이 전시 되어 있다. 제법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갖고 싶은 소품을 사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긴린코는 호수의 물고기가 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모습이 석양에 비닐이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호수 바닥에서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긴린코까지 산책을 마치면 고풍스런 원목으로 세워진 샤갈미술관을 발견하게 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출신 화가 마르크 샤갈의 작품 중 ‘서커스’를 중심으로 39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아 개인 갤러리 느낌이 든다.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닌지 나 홀로 조용히 관람할 수 있어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까지 가는 길 중간중간 유후인의 대표 간식 상점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비-스피크(B-SPEAK) 롤케이크 전문점 이다.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유후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유후인에서 꼭 들르는 곳 킨쇼(금상)코롯케는 제1회 전국 코롯케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명물이다. 튀김옷은 바삭, 한입 베어 물면 치즈처럼 스르르 녹는 고기맛이 일품이다. Bee-Honey라는 커다란 문구의 간판이 인상적인 하치미츠노모리는 100% 양봉벌꿀과 벌꿀 관련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꿀을 살짝 끼얹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가게에 비치되어 있는 여행일기가 눈에 띄었다. 그 동안 이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기장은 가득하다. 유후인에 대한 느낌을 몇 자 적어 보았다. 누군가 이 날의 일기 속 이 글을 읽으며 “아 그때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며 미소를 띄우겠지….

유후인 마을 산책을 마치고, 온천 여관으로 향했다. 가격을 이것저것 비교해 보고 고민 끝에 예약한 곳은 숲 속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반딧불의 거처’라는 료칸이다. 일본사람들이 주로 예약하는 곳이 어딘지 검색해서 선택한 곳이다. 예약한 방을 안내받고 료칸 이곳저곳을 소개 받았다. 짐을 풀고 료칸에서 마련해 놓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고급스런 레스토랑
다양한 간식 넘쳐나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천탕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푹 담갔다.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누볐던 심신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숲으로 둘러쌓여 있어 그런지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해진다. 몸이 건강해지는구나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 노천탕에서 충분히 몸을 담근 후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별채에 따로 자리하고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미 내가 예정해 놓은 시간에 맞춰 정성스럽게 세팅이 되 있는 상태였다. 준비된 메뉴에 대한 설명으로 보이는 종이도 보인다. 이곳의 특산물은 자라와 닭 이었다. 자라는 조금 버거워서 닭을 선택했다. 처음 맛보는 닭 샤브샤브 맛은 의외로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준비된 음식은 남김없이 싹싹 비웠다.
이곳을 예약한 가장 큰 이유는 개인탕이 있다는 점이었다. 한 시간 간격으로 개인이 나무욕조에서 혼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예약할 당시 유혹적이었다.

혼자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방으로 돌아오면, 다다미방에 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한 이불이 깔려있다. 머리맡에는 차와 다과도 준비 되어 있다. 온천욕을 즐겨서일까? 낮의 피로 때문일까? 이부자리에 눕자마자 스르르 눈이 감긴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몸이 녹는다.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이 떠진다.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후 온천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자니 어쩐지 이곳을 떠나는 게 싫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유후인 버스센터로 향했다. 큐슈횡단버스 아소2호를 타고 아소로 갈 예정이다. 이 구간은 꼭 사전예약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전화로 예약해 둔 상태였다.

아소2호는 온천마을 (벳푸-유후인-쿠로가와) 이곳저곳을 돌아 아소로 향한다.
큐슈의 중심 구마모토현 아소 지방에 위치한 세계 최대급 크기를 자랑하는 칼데라 (동서 약 17km, 남북 약 25km, 면적 약 350k㎡) 안에 지금도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나카다케를 비롯해, 5개의 산봉우리인 아소고다케로 이루어져 있다.

아소고다케란 타카다케, 나카다케, 에보시다케, 키지마다케, 네코다케를 말하며 이중 가장 높은 것은 해발 1592m인 타카다케다.

아직도 화산활동 중인 봉우리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화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나카다케의 화산 활동을 보기 위해서는 아소산로프웨이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5분을 더 올라가야 한다.

화산활동 상황이나 풍향에 따라서 안전 확보를 위해서 구역을 구분해 놓았다.

‘A구역 : 상시 출입금지 / B1, B2 구역 화구 견학이 가능 / C구역 : 화구는 볼 수 없지만 나카다케 외벽 등 화구 주변의 웅장한 경관을 즐길 수 있음 / D구역(전망대) : 화구는 볼 수 없지만 쿠사센리, 키지마다케, 에보시다케 등 웅장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B1, B2, C, D구역 이외의 구역은 출입 금지, 화구 부근에서는 유독한 화산가스가 흐르고 있으니 건강상 우려가 되는 사람은 주의)’

다행히도 이 날은 나카다케를 견학할 수 있는 안전한 날이었다. 화산가스의 농도 상황을 ‘색표시’로 알려 화산폭발의 징후가 있으면 나카다케로 향하는 차량과 케이블카의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고 한다.

온천욕 즐기고
전통요리 맛보기

아소 주변은 수백만년 전부터 화산활동이 계속되어 왔으며, 10만년 전 화산 대폭발로 만들어진 아소산은 역사가 기록되어진 이래 몇 번이나 폭발이 반복되었다.


깊이는 100m, 둘레 4km의 분화구 속에는 불덩이 같은 마그마가 끓어오르고 있어 그것으로 인해 피어나는 새하얀 분연에 가리어 분화구 속은 볼 수 없지만, 아소의 화구는 확실히 아직도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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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