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아! 이맛이야’팔도장터 먹거리

국제시장 먹자골목, 부산의 별미가 다 모였다

해방 후 ‘도떼기시장’으로 출발해 부산 최대의 만물 시장으로 성장한 국제시장.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이 모두 이곳에 있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과 완당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부평동 족발 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냉채족발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깡통시장과 먹자골목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입맛 당기는 부산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 고갈비 골목은 쇠락했지만, 이름도 정겨운 남마담집과 할매집에서는 여전히 그 옛날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1박2일> 소개한 먹자골목 지나치면 섭섭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완당

해방 이후 지금의 국제시장 공터(신창동 일대)에 ‘도떼기시장’이라는 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제가 철수하면서 이른바 전시 통제 물자가 쏟아져 나왔고, 일본인에게 압수한 짐보따리가 경매를 통해 무더기로 거래되기도 했다.

‘도떼기시장’에서
만물시장으로

도떼기시장의 어원이 일본어 돗따(경매, 낙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물건을 도거리(따로따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로 떼어 흥정한다는 뜻에서 도떼기시장이 왔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미군의 군수물자와 온갖 밀수입 상품을 도거리로 떼어 팔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국제시장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밀수품은 물론 유엔군 군수물자까지 흔히 거래되었고,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물시장으로 성장했다.


본래 국제시장은 중구로 일대, 신창동4가의 2층 건물, 총 6개 공구로 된 A·B동을 지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산 시민들은 신창시장, 창선시장, 깡통시장(초창기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 등 깡통 제품을 많이 판매한 데서 붙은 이름, 최근에는 부평시장으로 불림)을 통틀어 국제시장이라 부른다.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국제시장이 생기면서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먹자골목은 과거 노점에서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 등에서는 좌판을 놓고 길거리 음식을 판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비빔당면은 삶은 당면에 양념장과 김치,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데, 양념장과 어울린 맛이 일품이다. 매콤한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충무김밥도 연신 손이 간다.

남포동의 명물로 떠오른 씨앗호떡은 노릇노릇한 찹쌀호떡을 가위로 잘라 그 안에 해바라기씨와 땅콩 부스러기 등 견과류를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이밖에도 고추장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와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부산어묵, 가래떡을 뜨끈한 어묵 국물에 푹 담갔다 먹는 물떡꼬치가 입맛을 당긴다.

부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밀면과 완당도 이곳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인 쌈지골목에 있는 ‘할매가야밀면’은 4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밀면은 한국전쟁 이후 메밀을 구할 수 없어 밀가루로 메밀국수를 대신한 데서 비롯된 음식이다.

가야밀면은 옥수수 녹말을 넣어 꼬들꼬들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새콤하고 매콤한 육수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밀면집에서 만난 어떤 손님은 밀면을 ‘타지로 떠난 부산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맛’이라고 했다.

입안에서 녹는
부산의 별미


완당은 부산 사람이 아니면 생소한 음식이다. 쇠고기를 갈아 만든 소를 얇은 만두피에 손톱만큼 감싸고, 나머지 만두피를 올챙이 꼬리처럼 남긴 채 닭뼈와 돼지뼈로 우려낸 국물과 함께 끓인 일종의 만둣국이다.

소가 적고 만두피가 매끄러워 숟가락이 고생할 때가 많지만, 입안에 넣은 완당은 그야말로 사르르 녹는다. BIFF광장 부산극장 앞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18번 완당집’이 가장 유명하다.

부평동 족발 골목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이 골목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냉채족발. 푸짐한 족발을 당근과 오이, 해파리와 함께 코가 뻥 뚫릴 정도로 매콤한 겨자 소스에 버무려 먹는 냉채족발은 별미 중 별미다. 점심 무렵 냉채족발로 유명한 ‘원조부산족발’에 가면 줄 서는 건 각오해야 한다.

먹자골목과 깡통시장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부산이 자랑하는 맛이다. 식도락가에게는 깡통시장 ‘할매유부전골’이 유명하지만, 어느 집을 가나 맛은 큰 차이가 없다. 유부주머니에 당면을 넣고 쪽파로 감싼 뒤, 어묵 국물에 끓이는 유부전골은 시원하고 개운한 뒷맛이 오래 남는다.

깡통시장 죽집 골목에서 파는 녹두죽과 인근의 명태지짐도 다른 지역에서는 쉬 만날 수 없는 음식이다. 팥죽과 팥빙수, 식혜(단술)는 흔한 먹거리지만 집집마다 맛이 다른 게 특징이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손맛이 있다는 거다.

먹자골목이 대부분 사람들로 붐비는 반면, 광복로 뒷골목에 자리한 고갈비 골목은 한적하다. 과거에는 고갈비집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남마담집과 할매집만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사실 국제시장 인근은 먹으려고 하면 먹거리가 천지삐까리(‘아주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보려고 하면 볼거리 또한 수두룩하다. 보수동책방골목은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한번 들르는 곳이다. 국제시장이 생겨날 무렵 일본인이 남기고 간 책을 난전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점차 책방 골목을 형성해 오늘에 이르렀다.

광복로 쇼핑거리에 인접한 용두산공원은 남포동 주민은 물론, 국제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다. 이곳의 명물인 부산타워는 높이 120m로 맑은 날이면 전망대에서 대마도까지 보인다.

용두산공원과 국제시장 사이에 자리한 부산근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박물관이다. 다양한 전시 자료를 통해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자갈치시장
전통시장 면모

국제시장에서 BIFF광장 쪽으로 나와 큰길을 건너면 자갈치시장이다.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에 비해 훨씬 전통시장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자갈치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이 있고, 자갈치역에서 몇 정거장만 가면 낙동강하굿둑과 자전거도로를 만날 수 있다. 부평동에서 가까운 감천문화마을도 최근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시장과 먹자골목 코스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떡볶이 골목, 비빔당면 골목, 팥빙수 골목, 고갈비 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부평동 죽집 골목 → 부평동 족발 골목
명소 탐방 코스 : 자갈치역 → BIFF광장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 송도해수욕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둘째 날 :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 송도해수욕장 → 감천문화마을 → 낙동강하굿둑 → 낙동강 자전거도로, 산책로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 중구청 www.bsjunggu.go.kr      - 용두산공원 http://yongdusanpark.bisco.or.kr
- 보수동책방골목 www.bosubook.com   - 부산근대역사관 http://modern.busan.go.kr

문의전화
- 부산 중구청 경제진흥과 051)600-4511 - 국제시장 번영회 051)245-7389
- 용두산공원 051)860-7820  - BIFF광장 051)747-3010
- 부산근대역사관 051)253-3845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부산 KTX/새마을/무궁화 하루 수시 운행, 3∼5시간 소요.
문의 : 코레일 1544-8545 www.korail.com
도시철도
1호선(오렌지 라인) : 신평-노포 구간, 자갈치역 하차.
※문의 :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버스
서울-부산, 주요 운행 도시(수시 운행) : 서울, 동서울, 청주, 대전, 경주, 성남, 인천, 의정부, 전주, 광주, 여수, 순천, 대구(노포역에서 1호선 이용)
문의 :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비행기
서울-김해(공항 리무진 이용) : 김포공항 → 김해공항 → 동아대학교병원 → 충무동 → 남포동 → 연안여객터미널 → 중앙동 → 코모도호텔 → 부산역
자가운전 정보
- 경부고속도로 이용 : 노포동 TG → 해운대 방면 도시고속도로 → 부둣길 → 부산세관, 국제여객터미널 → 중앙동 방면
- 대구부산고속도로 이용 : 대동 TG → 부산백양터널 → 수정터널 → 부산역 방면 → 중앙동 방면
- 남해고속도로 이용 : 창원 IC → 장유 IC → 서부산 TG → 감전 IC → 구덕터널 → 부산터널 → 중앙동 방면

숙박정보
- 코모도호텔 : 중구 중구로, 051)466-9101 www.commodore.co.kr
- 피닉스관광호텔 : 중구 구덕로, 051)245-8061 www.hotelphoenix.net
- 토요코인부산역Ⅱ : 중구 중앙대로, 051)442-1045 www.toyoko-inn.kr
- 엘리제모텔 : 남포동 용두산 공원, 051)241-4008 www.elyseemotel.com

식당정보
- 원조부산족발 : 냉채족발, 중구 광복로 051)245-5359
- 할매가야밀면 : 밀면, 중구 남포동2가 051)246-3314
- 18번 완당집 : 완당, 중구 남포동3가 051)245-0018
- 남마담집 : 고갈비, 중구 광복동 051)246-6076
- 할매유부전골 : 유부전골모듬보따리, 중구 부평3길 1599-9828
- 종각집 : 우동, 중구 창선동1가 051)246-0737
- 가미가 : 생선 요리, 중구 광복로67번길 051)246-7998

축제 및 행사정보
- 부산국제영화제 : 9~10월, 1688-3010 www.biff.kr
- 보수동책방골목축제 : 10월
- 부산자갈치축제 : 9~10월, 051)243-9363 www.ijagalchi.co.kr

주변 볼거리
자갈치시장, 40계단문화관,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감천문화마을, 민주공원, 중앙공원, 광복기념관, 영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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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