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아! 이맛이야’팔도장터 먹거리

국제시장 먹자골목, 부산의 별미가 다 모였다

해방 후 ‘도떼기시장’으로 출발해 부산 최대의 만물 시장으로 성장한 국제시장.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이 모두 이곳에 있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과 완당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부평동 족발 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냉채족발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깡통시장과 먹자골목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입맛 당기는 부산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 고갈비 골목은 쇠락했지만, 이름도 정겨운 남마담집과 할매집에서는 여전히 그 옛날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1박2일> 소개한 먹자골목 지나치면 섭섭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완당

해방 이후 지금의 국제시장 공터(신창동 일대)에 ‘도떼기시장’이라는 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제가 철수하면서 이른바 전시 통제 물자가 쏟아져 나왔고, 일본인에게 압수한 짐보따리가 경매를 통해 무더기로 거래되기도 했다.

‘도떼기시장’에서
만물시장으로

도떼기시장의 어원이 일본어 돗따(경매, 낙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물건을 도거리(따로따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로 떼어 흥정한다는 뜻에서 도떼기시장이 왔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미군의 군수물자와 온갖 밀수입 상품을 도거리로 떼어 팔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국제시장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밀수품은 물론 유엔군 군수물자까지 흔히 거래되었고,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물시장으로 성장했다.


본래 국제시장은 중구로 일대, 신창동4가의 2층 건물, 총 6개 공구로 된 A·B동을 지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산 시민들은 신창시장, 창선시장, 깡통시장(초창기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 등 깡통 제품을 많이 판매한 데서 붙은 이름, 최근에는 부평시장으로 불림)을 통틀어 국제시장이라 부른다.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국제시장이 생기면서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먹자골목은 과거 노점에서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 등에서는 좌판을 놓고 길거리 음식을 판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비빔당면은 삶은 당면에 양념장과 김치,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데, 양념장과 어울린 맛이 일품이다. 매콤한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충무김밥도 연신 손이 간다.

남포동의 명물로 떠오른 씨앗호떡은 노릇노릇한 찹쌀호떡을 가위로 잘라 그 안에 해바라기씨와 땅콩 부스러기 등 견과류를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이밖에도 고추장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와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부산어묵, 가래떡을 뜨끈한 어묵 국물에 푹 담갔다 먹는 물떡꼬치가 입맛을 당긴다.

부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밀면과 완당도 이곳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인 쌈지골목에 있는 ‘할매가야밀면’은 4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밀면은 한국전쟁 이후 메밀을 구할 수 없어 밀가루로 메밀국수를 대신한 데서 비롯된 음식이다.

가야밀면은 옥수수 녹말을 넣어 꼬들꼬들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새콤하고 매콤한 육수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밀면집에서 만난 어떤 손님은 밀면을 ‘타지로 떠난 부산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맛’이라고 했다.

입안에서 녹는
부산의 별미


완당은 부산 사람이 아니면 생소한 음식이다. 쇠고기를 갈아 만든 소를 얇은 만두피에 손톱만큼 감싸고, 나머지 만두피를 올챙이 꼬리처럼 남긴 채 닭뼈와 돼지뼈로 우려낸 국물과 함께 끓인 일종의 만둣국이다.

소가 적고 만두피가 매끄러워 숟가락이 고생할 때가 많지만, 입안에 넣은 완당은 그야말로 사르르 녹는다. BIFF광장 부산극장 앞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18번 완당집’이 가장 유명하다.

부평동 족발 골목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이 골목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냉채족발. 푸짐한 족발을 당근과 오이, 해파리와 함께 코가 뻥 뚫릴 정도로 매콤한 겨자 소스에 버무려 먹는 냉채족발은 별미 중 별미다. 점심 무렵 냉채족발로 유명한 ‘원조부산족발’에 가면 줄 서는 건 각오해야 한다.

먹자골목과 깡통시장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부산이 자랑하는 맛이다. 식도락가에게는 깡통시장 ‘할매유부전골’이 유명하지만, 어느 집을 가나 맛은 큰 차이가 없다. 유부주머니에 당면을 넣고 쪽파로 감싼 뒤, 어묵 국물에 끓이는 유부전골은 시원하고 개운한 뒷맛이 오래 남는다.

깡통시장 죽집 골목에서 파는 녹두죽과 인근의 명태지짐도 다른 지역에서는 쉬 만날 수 없는 음식이다. 팥죽과 팥빙수, 식혜(단술)는 흔한 먹거리지만 집집마다 맛이 다른 게 특징이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손맛이 있다는 거다.

먹자골목이 대부분 사람들로 붐비는 반면, 광복로 뒷골목에 자리한 고갈비 골목은 한적하다. 과거에는 고갈비집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남마담집과 할매집만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사실 국제시장 인근은 먹으려고 하면 먹거리가 천지삐까리(‘아주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보려고 하면 볼거리 또한 수두룩하다. 보수동책방골목은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한번 들르는 곳이다. 국제시장이 생겨날 무렵 일본인이 남기고 간 책을 난전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점차 책방 골목을 형성해 오늘에 이르렀다.

광복로 쇼핑거리에 인접한 용두산공원은 남포동 주민은 물론, 국제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다. 이곳의 명물인 부산타워는 높이 120m로 맑은 날이면 전망대에서 대마도까지 보인다.

용두산공원과 국제시장 사이에 자리한 부산근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박물관이다. 다양한 전시 자료를 통해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자갈치시장
전통시장 면모

국제시장에서 BIFF광장 쪽으로 나와 큰길을 건너면 자갈치시장이다.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에 비해 훨씬 전통시장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자갈치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이 있고, 자갈치역에서 몇 정거장만 가면 낙동강하굿둑과 자전거도로를 만날 수 있다. 부평동에서 가까운 감천문화마을도 최근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시장과 먹자골목 코스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떡볶이 골목, 비빔당면 골목, 팥빙수 골목, 고갈비 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부평동 죽집 골목 → 부평동 족발 골목
명소 탐방 코스 : 자갈치역 → BIFF광장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 송도해수욕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둘째 날 :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 송도해수욕장 → 감천문화마을 → 낙동강하굿둑 → 낙동강 자전거도로, 산책로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 중구청 www.bsjunggu.go.kr      - 용두산공원 http://yongdusanpark.bisco.or.kr
- 보수동책방골목 www.bosubook.com   - 부산근대역사관 http://modern.busan.go.kr

문의전화
- 부산 중구청 경제진흥과 051)600-4511 - 국제시장 번영회 051)245-7389
- 용두산공원 051)860-7820  - BIFF광장 051)747-3010
- 부산근대역사관 051)253-3845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부산 KTX/새마을/무궁화 하루 수시 운행, 3∼5시간 소요.
문의 : 코레일 1544-8545 www.korail.com
도시철도
1호선(오렌지 라인) : 신평-노포 구간, 자갈치역 하차.
※문의 :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버스
서울-부산, 주요 운행 도시(수시 운행) : 서울, 동서울, 청주, 대전, 경주, 성남, 인천, 의정부, 전주, 광주, 여수, 순천, 대구(노포역에서 1호선 이용)
문의 :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비행기
서울-김해(공항 리무진 이용) : 김포공항 → 김해공항 → 동아대학교병원 → 충무동 → 남포동 → 연안여객터미널 → 중앙동 → 코모도호텔 → 부산역
자가운전 정보
- 경부고속도로 이용 : 노포동 TG → 해운대 방면 도시고속도로 → 부둣길 → 부산세관, 국제여객터미널 → 중앙동 방면
- 대구부산고속도로 이용 : 대동 TG → 부산백양터널 → 수정터널 → 부산역 방면 → 중앙동 방면
- 남해고속도로 이용 : 창원 IC → 장유 IC → 서부산 TG → 감전 IC → 구덕터널 → 부산터널 → 중앙동 방면

숙박정보
- 코모도호텔 : 중구 중구로, 051)466-9101 www.commodore.co.kr
- 피닉스관광호텔 : 중구 구덕로, 051)245-8061 www.hotelphoenix.net
- 토요코인부산역Ⅱ : 중구 중앙대로, 051)442-1045 www.toyoko-inn.kr
- 엘리제모텔 : 남포동 용두산 공원, 051)241-4008 www.elyseemotel.com

식당정보
- 원조부산족발 : 냉채족발, 중구 광복로 051)245-5359
- 할매가야밀면 : 밀면, 중구 남포동2가 051)246-3314
- 18번 완당집 : 완당, 중구 남포동3가 051)245-0018
- 남마담집 : 고갈비, 중구 광복동 051)246-6076
- 할매유부전골 : 유부전골모듬보따리, 중구 부평3길 1599-9828
- 종각집 : 우동, 중구 창선동1가 051)246-0737
- 가미가 : 생선 요리, 중구 광복로67번길 051)246-7998

축제 및 행사정보
- 부산국제영화제 : 9~10월, 1688-3010 www.biff.kr
- 보수동책방골목축제 : 10월
- 부산자갈치축제 : 9~10월, 051)243-9363 www.ijagalchi.co.kr

주변 볼거리
자갈치시장, 40계단문화관,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감천문화마을, 민주공원, 중앙공원, 광복기념관, 영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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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