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애니팡 신드롬'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성공담'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0.12 13: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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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팡~' 인생도 '팡∼팡'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다운로드 1700만건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3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 명 중 두 명 가까이 애니팡을 받은 셈이다. 지난 7월30일 출시돼 고작 2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믿기 힘든 성적표다. 가로, 세로 짝 맞추기에 불과한 이 게임이 왜 이렇게 난리일까. 애니팡을 개발해 인생이 '팡' 터진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의 성공담을 조명해봤다.

올 추석 가족 친지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판'을 벌인 것은 화투도 카드도 아닌 '애니팡'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척, 친구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니팡을 즐기고 고득점 비결 공유에 바빴다. 식탁에서도 대선후보들에 대한 얘기보다 애니팡이 우선이었다. 

애니팡은 60초 제한시간 동안 같은 동물 세 마리 이상을 가로, 세로로 놓아 없애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 나오는 아이템인 '하트' 한 개로 60초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다. 하트는 8분에 하나씩 자동으로 보충되며 친구를 초대해서 받거나 다른 친구가 보낸 하트를 받아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대선 얘기보다
애니팡이 화제

애니팡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연결되어 있어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친구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 이는 묘한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애니팡의 성공 열쇠가 됐다.

지난 7월30일 출시된 애니팡은 지난 1일까지 1700만명 다운로드, 일일사용자 1000만명, 동시접속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매일 서울시 인구수에 준하는 인파가 애니팡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집에서도, 학교와 직장에서도, 출퇴근 시간에도,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도 애니팡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사람들이 이처럼 애니팡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애니팡의 '아버지'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의 드라마 같은 성공담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정웅 대표는 웹에이전시, 시스템통합 업체에서 일하는 등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IT분야 경력을 쌓았다. 트랙나인, 신텍정보시스템을 거치고 2004년 초반 병역특례로 NHN에 입사한 이 대표는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하다가 대학에 돌아와 친구들이 취업 준비에 한창이던 대학 4학년때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드 공대에서 공부하던 그는 현지에서 페이스북 열풍을 접하고 소셜게임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이 대표는 그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2009년 1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선데이토즈를 차렸다. 두 명의 친구는 임현수 CTO와 박찬석 운영이사로 세 사람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 임현수 CTO는 고슴도치플러스, 엔씨소프트 등에서 일했고 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엔터테인먼트에서 한때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고스톱 대신 추석연휴 정복… 가족마다 삼매경
일일사용자 1000만명 돌파 '국민게임' 등극

81년생 동갑내기 세 사람은 각자의 회사를 다니면서도 연락을 해 자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선데이토즈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세 사람의 공통된 생각에서 비롯됐다. 비슷한 계통에서 각자 일하던 그들은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선데이토즈를 창업했다.


그들이 만났던 곳이 모임 공간 '토즈'였고 만났던 시간은 일요일이었다. 그래서 회사이름이 선데이토즈가 됐다.

이 대표는 "유학에서 돌아오니 떠날 때 400명이던 NHN의 직원수가 10배 가까이 불어나 있었다"며 "이래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 어렵겠다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집안 반대는 극심했다. 당시 금융위기로 한국경제가 어려웠고 이 대표가 대기업에 멀쩡히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자금이 없어 어머니가 운영하던 학원 구석에 조그만 방을 얻어 사무실을 차렸다.

이 대표가 창업 초기 힘들게 출시한 'RPG메이커' '던전 얼라이브'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창업자 세 사람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을 뿐 고객 관리와 향후 서비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먼저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발굴하고 소셜게임적인 요소들을 결합시키기로 했다. 이 대표가 한참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에 앱스토어를 열고 PC기반 소셜 게임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선데이토즈는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소셜게임 애니팡과 '애니사천성', 수족관게임 '아쿠아스토리'를 차례로 출시했다.

귀여움 속에 숨겨진 마력의 60초
남녀노소 "내게 하트 좀 보내줘"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수족관을 꾸미고 물고기를 키우는 단순한 게임인 아쿠아스토리는 국내 소셜게임 최초로 200만 회원을 기록했고 잇따라 출시된 애니윷놀이와 애니사천성 등도 100만 회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정글스토리'를 출시하고 새로운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2011년 5월 싸이월드 리뉴얼을 전후로 해서 PC기반의 소셜게임이 하락세를 타게 되면서 선데이토즈 게임의 방문자수, 이용자수, 결제비율 등도 함께 정체되거나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7월 싸이월드에 대규모 해킹 사건이 일어나고 이 대표는 전략을 수정했다.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직감한 이 대표는 기존의 모든 개발 라인업을 중단, 당시 선데이토즈 최고 인기작인 아쿠아스토리를 모바일화하기로 했다.

순탄치 많은 않았다. 약간의 성공 뒤였기에 불안감도 더 컸다. 그래서 더욱 신중했다. 이 대표는 우선 아쿠아스토리를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보다 큰 한방이 필요했다.
당시 6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갖고 있던 카카오톡은 게임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익 모델이 절실했던 카카오톡은 다양한 게임 서비스 제공이라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는 이 대표에게 최적의 콘텐츠로 다가왔다.
마침내 지난 7월30일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앱으로 첫 공개됐다. 점차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 1000만건 돌파, 하루 평균 게임 이용자수 6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위기도 있었다. 사용자가 대거 몰리며 서버 과부하로 서비스 불안정 현상을 겪었고 스팸성 메시지로 오해할 만큼의 하트 나누기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서버 과부하는 서버 증설 작업으로, 하트 나누기는 게임과 카카오톡에 수신 차단 기능을 추가해 문제를 일단락했다.

다양한 IT분야 경험 토대로 친구와 창업
잇딴 실패 딛고 카카오톡 서비스로 대박

애니팡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애니팡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규칙과 감질나는 1분의 제한시간이 대중에게 어필했다는 점이다. 3개의 같은 동물을 맞추는 간단한 규칙은 게임에 쉽게 빠져들게 하고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은 사용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는 애니팡에 탑재된 하트시스템이다. 게임에서 메시지 형태로 전달되는 하트는 게임요소일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되고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SNS에는 하트 덕에 부모님과의 친밀감이 높아졌다거나 오래 전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게 됐다는 등의 경험담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마지막은 애니팡의 핵심 시스템인 주간 랭킹이다. 애니팡의 랭킹은 매주 수요일 12시에 초기화되어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낸다. 이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이면 직장인, 주부, 학생 관계없이 모두가 순위권 진입을 위해 애니팡에 몰두하는 '애니팡 타임'을 조성했다.


이 같은 애니팡 신드롬에 이 대표는 안주하지는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1700만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안정화에 주력하고 향후 사용자가 지루해 하지 않도록 아이템전이나 1대 1 대결 같은 신규 콘텐츠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선데이토즈는 최근 와이디온라인과 고객지원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계속 늘어나는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를 갖춘 와이디온라인과 손을 잡은 것. 이를 계기로 이 대표는 운영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이후 신작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애니팡의 일매출 규모가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구글이나 애플의 앱 마켓과 카카오톡에 수수료 일정부분을 지불하고 나면 선데이토즈의 매출은 50%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향후 목표를 2000만 이용자나 매출 향상과 같은 사업적인 방향에 잡지 않았다.

서비스 품질과
운영에 집중

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숫자에 대한 목표는 어느 순간이 지나니 의미가 없어졌다"며 "앞으로는 서비스의 품질과 운영에 집중하고, 소셜게임답게 사람들의 교류를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니팡이 국민 게임으로 불리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애니팡이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통념을 깰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카카오톡과 게임업계의 상생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애니팡 고수들이 추천하는 고득점 비법 TOP10]

1. 콤보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게임 초반 콤보를 인정해주는 시간 간격이 길다. 15콤보부터는 콤보 인정 시간이 짧아져 콤보를 이어가기가 힘들다.
2. 시선을 한곳에 집중하지 말고 무형의 선을 그어 나눠서 봐야한다.
3. 폭탄은 콤보가 많았을 때 터트리는 것이 좋다. 10콤보 이상에서 폭탄을 터트리면 1만점, 20콤보에서 폭탄을 터트리면 3만점 이상의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4. 콤보 유지가 힘들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폭탄을 사용해야 한다. 폭탄이 터지는 동안 다른 블록을 미리 찾아 콤보를 유지해야 한다.
5. 시작하기를 누르고 READY가 뜰 때 미리 블록을 움직일 수 있다. 60초 이상의 게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6. 터지는 것을 구경하지 말고 다른 블록을 찾아야 한다.
7.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경우 혼자 하는 것보다 구역을 나눠 둘이 하는 것이 유리하다.
8. 5콤보 이후 화면이 반짝거리는데 이 때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9. 블록은 위에서부터 공략해야한다. 아래 블록부터 공략할 경우 위 블록이 흐트러져 혼란스럽게 된다.
10. 주로 방금 터트린 블록 주변에 또 터트릴 만한 블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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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