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 신용카드사 '세이브서비스' 해부
눈 가리고 아웅, 신용카드사 '세이브서비스' 해부
  • 김민석
  • 승인 2012.10.02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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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져가세요…그런데 공짜가 아니무니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선포인트 결제인 '세이브서비스'는 부담 없이 고가의 제품을 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정상적으로 구매할 때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의 '공짜 마케팅'에 넘어가 세이브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공짜인양 유혹하는 카드사들의 속내를 파헤쳐봤다.

 

지난 7월 박모씨가 서울의 모 대형마트에서 신용카드로 계산하려고 하자 점원이 '세이브서비스'를 권유했다. 결제액 18만원 중에 10만원을 깎아 줄 테니 차차 포인트로 갚으라는 제안이었다. 박씨는 당장 현금을 아낄 수 있다는 말에 아무 거리낌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 두 달 뒤 날아온 카드결제 명세서를 본 박씨는 황당했다. 할인받은 10만원은 이자율이 7%에 이르는 할부였고, 10달 안에 해당 카드로 1200만원을 써야 포인트로 갚을 수 있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포인트로 10만원을 차감하려면 한 달에 120만원씩 꼬박 10달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인의 '공짜사랑'

'카드 가입만 해도 최신스마트폰이 공짜!' '세이브서비스로 할인받고 새 차 뽑으세요'라는 제목의 광고기사들.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시 ISP인증 후 나타나는 각종 사은품을 내건 세이브서비스 신청유도 팝업창.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헤드폰 등 각종 상품을 세이브서비스로 판매하는 쇼핑몰. 세이브포인트로 최신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하는 텔레마케팅. 또 사례에서 소개한 대형마트 종업원의 할인 제안까지 이 모든 것들은 카드사들의 세이브서비스 홍보들이다.

카드사들이 마치 고객에게 선심을 쓰는 것인 양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는 세이브서비스는 시행하지 않는 카드사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다. 지난해 모 카드사 사장은 세이브서비스를 통해 카드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세이브서비스란 상품 구매 시 카드사가 최대 70만원까지 세이브(카드사가 대신 결제)한 뒤 장기간에 걸쳐 신용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상환하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당장 현금이 없어도 괜찮아, 쌓이는 포인트로 천천히 갚으면 되니까'를 앞세운 공짜 마케팅인 셈. 예를 들어 80만원에 해당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세이브서비스로 구매할 경우 최대 70만원을 카드사로부터 즉각 지원받을 수 있고, 70만원에 대해 최장 36개월 동안 매달 전체 결제액의 0.8% 내외로 지급되는 카드 포인트로 갚아나가면 되는 것이다.

세이브서비스는 할부 기간만큼 고객의 충성심을 높여 자사 카드 사용을 보장받게 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고객 선점에 열을 올려 왔다.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고객들도 세이브서비스를 카드 포인트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비스를 신청하기 전에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카드사의 눈속임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가 알아야 할 세이브서비스의 맹점은 카드사에서 선심 쓰듯 홍보하는 세이브서비스도 어디까지나 포인트를 통해 물품대금을 갚아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할부 서비스와 같은 구조여서 연 5.5∼8%에 해당하는 할부 수수료가 붙는다는 것. 또 일정 금액 이상 카드사용을 하도록 강제하는 구조여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측면도 무시하지 못한다.

포인트 선결제로 대박할인? 알고보니 장삿속
적잖은 할부이자 매달 청구…수수료↑ 적립률↓

예를 들어 70만원을 36개월로 나눠 갚게 될 때 매월 약 2만 포인트를 모아야 하는데 서비스 이용 시 평균 포인트 적립률은 평균 0.8% 수준이다. 따라서 한 달에 '일시불'로 200만원을 써야 약 1만6000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일시불이라는 조건을 단 이유는 카드 이용 실적 가운데 무이자 할부 결제나 공과금 납부, 대중교통 이용 등은 포인트 적립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는 포인트 적립에 월별 한도치가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정해진 만큼 카드를 쓰지 않아 분할납부하도록 약정된 만큼의 포인트가 쌓이지 않으면 고객은 할부금에 할부 수수료까지 더해 현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계약 시 기입된 통장에서 현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것. 이도 제때 내지 못하면 연체이자까지 물게 되고 연체 이력이 남아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덤이다.

종합하면 세이브서비스는 '할인'도 '무이자할부'도 아닌 것이다. 할부 기간이 짧을 경우 최소 연 5.5%에서 시작해 가장 긴 36개월인 경우 최대 연 7.9%의 할부 수수료를 매달 물어야 한다. 예컨대 신한카드에서 70만원을 36개월 이용할 경우 월별 상환액은 1만9400포인트에서 이자를 더해 2만1000포인트가 된다. 3년 동안 70만원에 대한 이자 5만7600원이 추가로 부가되는 구조인 것.

이처럼 카드사들은 슈퍼세이브, 하이세이브, 파워세이브, 쇼핑세이브 등 다양한 이름을 내걸고 최대 70만원을 즉석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한 카드사의 충성심 높은 고객이 되어 한 달에 200여만원씩 3년 동안 꼬박 써줘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소비자가 멋모르고 신청했다간 괜히 내지 않아도 될 이자만 물어야 하는 꼴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할부 수수료율 및 포인트를 충분히 쌓기 위한 월별 사용액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세이브서비스는 소비자의 돈을 절약해주는 '착한서비스'로 위장했지만 알고 보면 카드사의 배는 불리고 소비자의 부담은 늘리는 얄팍한 상술이 들어간 '나쁜서비스'인 셈이다. 자칫 소비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는데 '카드사의 노예'가 되어 무리하게 카드를 사용하게 만드는 '덫'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카드사들은 고객 선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 카드결제 시 포인트 적립을 중단하거나 적립률을 축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슬그머니 고객의 혜택을 줄이고 나선 것. 물론 카드사들은 최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감소를 혜택을 줄이는 이유로 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부터 기프트카드와 선불카드 사용액을 실적에서 제외해 왔다. 또 오는 10월2일부터 모든 카드의 할부 또는 주유적립 이용액에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대출이나 다름없어

롯데카드는 연 5.8%의 세이브포인트 할부 수수료율을 지난 6월29일부터 6.5%로 올리는 반면 가맹점 세이브포인트 적립률은 오는 11월30일부터 기존 0.8%에서 0.7%로 축소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8월부터 주유할인 제휴 KB 국민카드의 포인트리 적립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는 SK스마트, SK엔크린, GS칼텍스 KB국민카드의 신용판매 결제횟수 금액 중 3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0.1%포인트리를 적립했지만 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오는 10월부터 이마트카드와 패스카드 등에도 포인트리를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NS몰 보너스클럽 적립률을 지난 3월부터 기존 1%에서 0.1%로, 생활비재테크 캐시백률도 0.4%에서 0.3%으로 축소했다.

현재 주요 카드사별 세이브서비스 연 할부 수수료율은 ▲신한카드 6.5~7.9% ▲삼성카드 6.5% ▲현대카드 5.8~7.5% ▲롯데카드 6.5% ▲KB국민카드 5.5~7% ▲하나SK카드 6.9%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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