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행복 전령사’ 김덕기

봄을 그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봄이 왔다. 지천에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흐드러진 봄이 왔다. <일요시사>가 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행복 전령사’로 불리는 작가 김덕기의 개인전 ‘봄을 그리다’. 봄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신작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 김덕기 l 루체른 호수 위의 가족 l 2020 l Acrylic on canvas l 91 x 116.8cm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작가 김덕기의 ‘봄을 그리다-Envisioning Spring’전을 준비했다. 2011년부터 소울아트스페이스를 통해 신작을 발표해온 그는 이번에도 새로운 작품을 대거 공개한다. 

함께하는 행복

김덕기의 작품세계는 행복, 치유, 희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봄이 내재한 계절적 의미와 희망의 비유를 떠올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일상을 그려보며 긍정의 기운을 되찾고자 기획했다. 

평범한 일상을 담아내는 김덕기의 시선에는 언제나 긍정의 에너지가 묻어있다. 관람객들은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거나 행복했던 한때를 추억하게 되는 싱그러운 장면들, 일상의 작은 순간을 포착한 캔버스를 보고 잠시 잊고 지낸 감정과 기억을 불러낸다. 사람과 강아지, 나무 등의 소재가 언제나 쌍을 이루거나 무리지어 등장하는 그의 그림은 행복이란 함께일 때 더욱 풍성해지고 빛난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긍정의 기운 전파하는
새로운 작품 대거 공개


빛은 희망과 긍정의 상징이다. 빛이 존재해야 눈으로 색을 인지할 수 있듯 김덕기의 배경 속 산과 나무, 집, 담장, 들판, 호수 위는 화사한 컬러의 빛이 가득하다. 붉은 노을이 수놓은 여주의 가을 하늘 아래 온화한 햇살을 머금은 들녘의 벼가 잔잔히 일렁인다.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단란한 남프랑스의 일몰 풍경, 드넓은 마이애미 바다의 뜨고 지는 해를 마주한 모습 등 ‘여주-황금물결’부터 ‘루씨옹-길 따라 꽃들은 만발하고’ ‘플로리다 키웨스트-아름다운 해돋이와 석양’까지 노란색이 짙게 물든 매직아워의 시간이 지구 정반대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 동일하게 흐르는 듯하다. 
 

▲ 김덕기 l 햇살이 내려오는 호수의 아침 l 2020 l Acrylic on canvas l 65.1 x 90.9cm

이번 신작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과 유럽의 다양한 도시풍경을 묘사하는 김덕기의 다채로운 원근법이다. ‘정원’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던 독창적인 원근법이 ‘여행’ 시리즈에서는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동일 색상 내에서 톤의 차이를 두고 배색하는 방법인 톤온톤(tone on tone) 배색을 누구보다 능숙하게 구사하는 만큼 신작에서는 중간톤의 컬러를 대거 사용해 빛의 세기, 바람의 방향을 느낄 수 있게 보다 풍성해진 화면을 선사한다. 

톤의 배색 달리해
풍성한 화면 선사

여기에 ‘루체른 호수의 여름-필라투스산이 보이는 풍경’과 같이 원형의 균일화된 점에서 경계를 허물며 구역 없이 찍힌 점묘를 통해 강렬한 회화적 터치도 더해졌다. ‘니스 해변-팜트리가 보이는 풍경’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보이는 풍경’처럼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광경 속에서도 촘촘하게 배치된 인물과 디테일의 묘사는 김덕기의 섬세함을 엿보게 한다. 

근경뿐만 아니라 원경을 치밀하게 그려낸 화면은 전체를 바라보면서도 부분을 면밀히 관찰하고 스케치하는 그의 작업방식이 선행된 덕분이다. 원경과 근경으로 나눠 그린 ‘볼프강 호수의 여름’은 김덕기만의 화면 구성과 분할의 정교함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 김덕기 l 여주 - 황금물결 l 2020 l Acrylic on canvas l 162.2 x 260.6cm

박남희 미술평론가는 “밝게 비추는 태양 아래 선명한 색채들이 공원, 해변, 들녘으로 직조되는 김덕기의 화면은 현실의 공간이자 기억의 풍경”이라며 “나무, 사람, 건축물, 자동차, 동물들까지 삶의 세계에서 만나는 일상 그대로의 장면은 특유의 온기 어린 형태와 색으로 채워진다”고 전했다. 이어 “평화로운 어느 한순간이 표상되는 그의 세계에 대해 ‘행복서사경’이라 칭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소울아트스페이스 관계자는 “풀밭을 가로지르는 시작과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길은 김덕기가 구성한 특정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풍경을 지나 관람객들이 프레임 너머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스토리의 여백을 남긴다”고 설명했다. 

위로의 메시지

이어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과 산, 꽃과 나무는 곧 가족 구성원이 함께 작은 꽃과 나무를 견실하게 가꿔 숲을 일구는 인생의 과정과도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점을 하나하나 채우며 완성되는 그의 그림처럼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과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며 나와 주변을 바라보게 하는 긍정과 위로는 김덕기가 주는 최고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6월1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덕기는?]

김덕기는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국내 유수의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20여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깊이를 더해가며, 가족과 일상의 소소함에서 발견할 수 있는 충만한 행복과 감사를 섬세하게 화폭에 담아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산에서는 2011년 소울아트스페이스를 통해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되는 김덕기의 9번째 개인전으로, 거의 매해 신작을 발표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주상하이총영사관, Salama Bint Hamdan Al Nahyan Foundation, Lawrence Schiller Collection, Dieter Holtz Collection 등 국내외 주요기관에 작품이 소장돼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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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