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가 청구할 대선 손익계산서

이제부터 정면승부…본선 판 깔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4·7 재보궐선거는 ‘미니 대선’이다. 거대 양당 중심의 범여권과 범야권이 맞붙어서다. 재보선 이후는 대선 정국이다. 본선 이전 예행연습인 셈. 20대 대선은 내년 3월9일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차기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질 전망이다.

▲ ▲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마련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국무총리 시절 유력한 대권 주자였다. 당시 그는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기록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뒤, 당으로 돌아왔다.

유력 주자
이후에는?

이 위원장은 당 대표직에 도전했다. 대선 1년 전 물러나야 하는 ‘시한부 대표’였지만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경쟁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당 대표가 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공룡 여당’을 탄생시켰다. 동시에 청와대 참모진 출신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로서 혁혁한 실적과 NY계라는 당내 지지 기반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정부여당 악재가 결정적이었다. 과거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당시는 정치적 악재가 이 위원장에게 닿지 않았다. 대통령과 당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다. 하지만 당 대표를 맡기 시작하면서 그의 지지율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기세는 한풀 꺾였다.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 위원장의 지지율은 10%대로 내려앉았다.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이 위원장의 입지는 흔들릴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재보선에 모든 것을 걸었다.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에 비롯된 선거였지만, 당헌까지 수정하며 후보를 배출했다. 이후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면서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사실상 배수진을 친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선거 전후 발생한 LH 사태와 청와대 참모 및 여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부동산 의혹들이 잇달아 제기됐다. 선거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4·7 재보선 이후 대선 정국 개막
차기 주자들 몸값 어떻게 바뀌나

재보선에서 서울과 부산 지역 어느 한 곳의 승리는 이 위원장의 입지를 높일 공산이 크다. 반대로 두 지역에서 모두 패한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반등의 여지는 남아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위원장은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친문(친 문재인) 구심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지원유세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유력한 여권 대선 주자다. 이 지사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적할 만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간 이 지사는 정부여당의 악재를 빗겨갔다. 경기도지사인 만큼 비교적 자유로운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권에서 청년 민심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며 “이따금 청년들을 두고 ‘선택적 분노’를 보인다며 나무라시는 분들도 있는데 부디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겟층을 포용하면서도 소속 정당의 ‘눈치’를 크게 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의 걸림돌 중 하나는 비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지사는 재보선에서 후보들을 우회 지원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지사는 지난달 24일 박영선 후보와 만나 정책 등을 치켜세워줬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원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에는 휴가를 내고 부산에 내려갔다. 그는 부인과 함께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만났다. 당시 이 지사는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과 함께 나란히 앉아 힘을 실어줬다.

배수진
결단

이 지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민주당 재보선 후보들을 찾으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재보선 이후 치러질 대선 정국에서 친문과 여권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역적 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적은 없지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바닥 기반’을 다졌다는 해석이다. 지난 2018년 대선에 출마한 경력 간과하기 어렵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재보선 결과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이 도지사까지 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선 주자는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 총리의 대선 레이스 안착 시점을 재보선 이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 총리는 외곽에서 선거 조직을 이미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대선 출마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정 총리는 국회의원 시절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 대정부질문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논리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다소 이례적인 행보였다.
 

▲ 정세균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또 정 총리는 코로나19 피해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 총리가 대선 행보를 앞두고 지지층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정 총리의 복귀는 재보선 이후보다 미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LH 사태에 대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두 사안을 저버리고 대선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놓기에는 막중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부담 없는
대권 행보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문재인정부의 순장조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정 총리는 이미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후임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지난 1일 재보선 이후 사의 표명과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 자리가 거기에 대해 답변하기 적절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께서 가지고 계신다. 거취 문제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대통령께 먼저 말씀을 드리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민주당의 재보선 승패 여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 위원장이 총리였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정 총리는 정부·여당의 악재에 지지율이 출렁이지 않았다. 물론 지지율 자체가 낮은 까닭에 큰 영향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복귀를 재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대권 변수가 이제는 상수로 자리 잡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재보선 이후를 그의 복귀 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은 총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정치 활동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대선을 목표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사퇴 전후 행보를 보면 그렇다. 윤 전 총장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공동대표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윤 전 총장은 재보선 과정에서도 중간 중간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을 드러낸 바 있다. 대부분 정치 이슈가 재보선에 묻히는 분위기 속에서 존재감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엎치락뒤치락 여권 변화 주목
뜨거운 감자 윤석열 움직임은?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도 한 몫 했다. 윤 전 총장은 독자 세력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차기 대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재보선 이후에도 ‘윤석열의 시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 재보선 이후 윤 전 총장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정계 참여 공식화만으로도 지지율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도 관심이다. 안 대표는 야권단일화 성사 이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비록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지 못했지만 챙긴 것은 많다는 해석이다.

안 대표는 그간 대권 여론조사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오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패배한 만큼 저력을 보여줬다. 단일화 과정에서 연출한 팽팽한 줄다리기는 그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시켰다.

안 대표의 행보는 재보선 이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재보선 이후 비대위 체제에 마침표를 찍고 전당대회를 치러 새로운 당 지도부를 결성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합당할 의사를 직접 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 정계개편과 동시에 안 대표와 국민의힘이 얼마나 매끄럽게 합당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 단일화 이후 국회를 찾아 빨간 넥타이를 메고 오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흡수?
따로?

하지만 잡음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꽃가마’를 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치르게 될 지분 경쟁 등도 우려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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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