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가 청구할 대선 손익계산서

이제부터 정면승부…본선 판 깔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4·7 재보궐선거는 ‘미니 대선’이다. 거대 양당 중심의 범여권과 범야권이 맞붙어서다. 재보선 이후는 대선 정국이다. 본선 이전 예행연습인 셈. 20대 대선은 내년 3월9일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차기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질 전망이다.

▲ ▲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마련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국무총리 시절 유력한 대권 주자였다. 당시 그는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기록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뒤, 당으로 돌아왔다.

유력 주자
이후에는?

이 위원장은 당 대표직에 도전했다. 대선 1년 전 물러나야 하는 ‘시한부 대표’였지만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경쟁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당 대표가 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공룡 여당’을 탄생시켰다. 동시에 청와대 참모진 출신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로서 혁혁한 실적과 NY계라는 당내 지지 기반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정부여당 악재가 결정적이었다. 과거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당시는 정치적 악재가 이 위원장에게 닿지 않았다. 대통령과 당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다. 하지만 당 대표를 맡기 시작하면서 그의 지지율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기세는 한풀 꺾였다.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 위원장의 지지율은 10%대로 내려앉았다.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이 위원장의 입지는 흔들릴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재보선에 모든 것을 걸었다.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에 비롯된 선거였지만, 당헌까지 수정하며 후보를 배출했다. 이후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면서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사실상 배수진을 친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선거 전후 발생한 LH 사태와 청와대 참모 및 여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부동산 의혹들이 잇달아 제기됐다. 선거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4·7 재보선 이후 대선 정국 개막
차기 주자들 몸값 어떻게 바뀌나

재보선에서 서울과 부산 지역 어느 한 곳의 승리는 이 위원장의 입지를 높일 공산이 크다. 반대로 두 지역에서 모두 패한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반등의 여지는 남아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위원장은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친문(친 문재인) 구심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지원유세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유력한 여권 대선 주자다. 이 지사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적할 만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간 이 지사는 정부여당의 악재를 빗겨갔다. 경기도지사인 만큼 비교적 자유로운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권에서 청년 민심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며 “이따금 청년들을 두고 ‘선택적 분노’를 보인다며 나무라시는 분들도 있는데 부디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겟층을 포용하면서도 소속 정당의 ‘눈치’를 크게 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의 걸림돌 중 하나는 비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지사는 재보선에서 후보들을 우회 지원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지사는 지난달 24일 박영선 후보와 만나 정책 등을 치켜세워줬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원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에는 휴가를 내고 부산에 내려갔다. 그는 부인과 함께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만났다. 당시 이 지사는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과 함께 나란히 앉아 힘을 실어줬다.

배수진
결단

이 지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민주당 재보선 후보들을 찾으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재보선 이후 치러질 대선 정국에서 친문과 여권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역적 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적은 없지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바닥 기반’을 다졌다는 해석이다. 지난 2018년 대선에 출마한 경력 간과하기 어렵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재보선 결과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이 도지사까지 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선 주자는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 총리의 대선 레이스 안착 시점을 재보선 이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 총리는 외곽에서 선거 조직을 이미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대선 출마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정 총리는 국회의원 시절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 대정부질문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논리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다소 이례적인 행보였다.
 

▲ 정세균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또 정 총리는 코로나19 피해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 총리가 대선 행보를 앞두고 지지층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정 총리의 복귀는 재보선 이후보다 미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LH 사태에 대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두 사안을 저버리고 대선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놓기에는 막중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부담 없는
대권 행보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문재인정부의 순장조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정 총리는 이미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후임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지난 1일 재보선 이후 사의 표명과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 자리가 거기에 대해 답변하기 적절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께서 가지고 계신다. 거취 문제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대통령께 먼저 말씀을 드리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민주당의 재보선 승패 여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 위원장이 총리였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정 총리는 정부·여당의 악재에 지지율이 출렁이지 않았다. 물론 지지율 자체가 낮은 까닭에 큰 영향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복귀를 재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대권 변수가 이제는 상수로 자리 잡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재보선 이후를 그의 복귀 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은 총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정치 활동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대선을 목표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사퇴 전후 행보를 보면 그렇다. 윤 전 총장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공동대표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윤 전 총장은 재보선 과정에서도 중간 중간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을 드러낸 바 있다. 대부분 정치 이슈가 재보선에 묻히는 분위기 속에서 존재감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엎치락뒤치락 여권 변화 주목
뜨거운 감자 윤석열 움직임은?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도 한 몫 했다. 윤 전 총장은 독자 세력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차기 대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재보선 이후에도 ‘윤석열의 시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 재보선 이후 윤 전 총장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정계 참여 공식화만으로도 지지율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도 관심이다. 안 대표는 야권단일화 성사 이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비록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지 못했지만 챙긴 것은 많다는 해석이다.

안 대표는 그간 대권 여론조사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오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패배한 만큼 저력을 보여줬다. 단일화 과정에서 연출한 팽팽한 줄다리기는 그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시켰다.

안 대표의 행보는 재보선 이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재보선 이후 비대위 체제에 마침표를 찍고 전당대회를 치러 새로운 당 지도부를 결성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합당할 의사를 직접 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 정계개편과 동시에 안 대표와 국민의힘이 얼마나 매끄럽게 합당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 단일화 이후 국회를 찾아 빨간 넥타이를 메고 오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흡수?
따로?

하지만 잡음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꽃가마’를 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치르게 될 지분 경쟁 등도 우려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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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