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접근불가’ 애견미용 응시자격 논란

죽어라 노력했는데…못한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 차철우 기자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에서 규정한 장애인의 종류는 15가지다. 한국애견협회에는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상관없이 ‘장애인은 협회에서 주관한 시험을 볼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해당 규정에 대해 장애인 단체는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씨는 아이를 낳고 청력이 떨어져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메이크업 관련 일을 하던 A씨는 평생직업을 고민하다 애견숍을 열기로 결심했다.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해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반려견 스타일리스트에 도전해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무너진 꿈

문제가 된 것은 실기시험이었다. 시험 도중 A씨가 장애인이라고 밝히자 감독관이 “장애인은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며 A씨를 퇴실시켰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해 반려견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이제 실기 시험에만 합격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A씨는 시험에 응시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A씨가 장애인이라 밝히자 감독관은 그에게 의해 퇴실 요청을 했다. A씨는 시험장을 떠나야 했다. 장애 때문에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한 A씨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장애를 가지고 있어 남들보다 더 노력했는데 소용이 없어진 것이다. A씨는 필기시험 당시 장애인등록증을 감독관에게 보여줬지만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그가 확인했던 시험 공고에는 장애인이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없었다고 한다. 실제 A씨가 시험 본 날짜의 공고는 장애인 응시제한의 내용이 없었고, A씨가 봤던 시험 이후 공고부터 게시됐다.

그는 시험 후 응시료 환불을 요구했으나 한국애견협회는 불합격했을 경우의 비용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지급하지 않았다. 

반려견 다치면 협회에 항의 전화
문제 생길 것 우려해 참여 제한

A씨는 억울하다며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기로 결심했다.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지난 23일 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 활동가는 “필기시험을 볼 때 A씨는 중간에 장애인임을 밝혔다. 당시 감독관은 퇴실 요청이 없었는데, 실기시험에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장애인의 응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애견협회가 장애인의 자격증 취득을 제한해야 한다면, 명확한 기준에 의해 응시 가능한 장애인과 어려운 장애인을 구분 가능하도록 인권위원회에서 판단해 달라”며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일요시사>는 한국애견협회를 찾아 장애인 응시자격 관련 규정에 대해 질문했다.
 

한국애견협회 관계자는 “A씨가 한국애견협회 홈페이지에 연결된 응시 관련 페이지를 보지 못하고 공고 문서만 확인한 것은 어느 정도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며 “일반인도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해 일을 하다가 반려견에게 물려 손의 신경이 손상되거나 반려견의 귀나 꼬리를 실수로 자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은 더욱 위험할 것이라 예상돼 시험 응시를 제한했다”고 답했다. 

협회 규정에는 2017년부터 협회 내규에 따라 장애인복지법 2조에서 규정한 장애인은 응시가 불가하다는 내용이 있다.

장애인이 현실적으로 수업은 물론 현장에서 미용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장애의 정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규정으로, 장애인 전체의 참여를 제한했다는 지적이 있다. 

해당 규정에 관해 관계자는 “협회가 장애인을 차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도 “규정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A씨가 이미 필기 시험을 합격했고, 실기 시험에서 장애인이라는 사실만 밝히고 다른 요구 사항 없이 혼자 힘으로 일반인과 동등하게 시험을 봤는데, 퇴실당한 것을 차별이라고 느꼈을 것 같다”고 협회 측 잘못도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부족하고 문제된 부분에 대해 세부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일반인도 다치는데…
장애인은 대처 못해?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은 국가공인 민간자격으로 3급~1급, 사범 자격으로 구분한다. 2019년 12월까지는 등록 민간자격으로 자격증을 발급했고, 2020년 1월부터 국가공인 민간자격으로 운용하고 있다. 농림축산부가 한국애견협회의 자격을 인정해 자격증이 국가공인으로 변경됐다.

일반인에 대한 규정만 수정했고, 장애인이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은 그대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언어장애, 청각장애 등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서 장애인으로 구분되지만, 장애인이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모든 장애인에 대해 시험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장애인은 정말 반려견 스타일리스트가 될 수 없을까. 과거 서울시 일자리통합지원센터는 애견 미용 직종은 장애인에게도 충분히 가능한 직업이라며 지난 2013년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해 지원한 적이 있다. 
 

▲ 한국애견협회

외부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장애인 전문가 양성사업을 통해 장애인이 미용자격증을 따게 했다. 학원비 지원과 자격증 취득 후 수습, 파견까지 관리했다. 지원자격도 한국애견협회와는 다르게 시각장애인과 손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만 예외다. 

미국 역시 A씨처럼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이 펫숍을 운영하는 게 가능하다. 반려견 미용과 목욕을 어려움 없이 하고, 고객과 소통은 데스크에 놓인 기구로 타자를 쳐 전달한다.


미국에서 펫숍을 운영하는 안토니는 청각장애가 있지만 운영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반려견의 심리 상태는 “꼬리를 보고 흥분, 긴장 등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애견협회 관계자가 전한 “청각장애인은 반려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말과 대비된다. 

현재 한국애견협회가 주관하는 미용 자격시험은 실제 반려견이 아니라 위그(모형견)로 진행한다. 위그는 반려견 모형 뼈대에 솜뭉치를 덮은 모형이다.

형평성 지적

그동안 실제 반려견으로 진행했더니 반려견의 크기, 성격, 털 길이 등이 달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 교체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장애인이 미용 일을 할 경우 발생할 문제만 우려해 참여를 제한하고, 일반인에 대한 시험을 형평성만 고려해 진행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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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