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대격돌> 수세 몰린 박영선 대역전 카드

‘밑져야 본전’ 큰 거 한 방 노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10일도 남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약세가 계속되는 형국이다. 다만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박 후보에게도 반등의 기회가 될 만한 구석이 엿보여서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서울시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곳곳에서 시작된 유세는 선거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모양새다. 여야 선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이들은 복잡다단한 단일화를 거듭한 끝에 본선에 진출했다.

범여 vs 범야
본 게임 시작

이번 레이스는 범여권과 범야권의 대결이다. 범여·범야의 단일후보 맞대결은 지난 2011년 ‘박원순-나경원’ 구도 이후 꼭 10년 만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급 관심을 받고 있다. 1000만 수도 서울의 수장이 선출되는 중대한 선거라는 점도 있지만, 사실상 전체 진영 간 승부다. 대선 축소판과 다름없는 셈. 여야 모두 사활을 거는 까닭이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 ‘3수생’이다. 2011년과 2018년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박 후보는 4선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고전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왜일까.


정치권 안팎에선 박 후보자가 불리한 출발선에 섰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은 ‘중대한 잘못이 있어 재보궐 선거를 치를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까지 손대며 후보를 냈다. 박 후보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없는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후보 출마에 대한 명분이 떨어지는 만큼 공감대 형성은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정부·여당 안팎의 악재가 박 후보를 그대로 관통하는 모양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6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했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 날이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이었다.

부동산 이슈에 주춤하는 박
똑같이 부동산으로 때린다?

후보 간 격차는 상당했다. 박 후보는 36.5%에 그친 반면, 오 후보는 55.0%를 기록했다. 이념 성향별로 따져보면 보수층에서는 81.1%가 오 후보를 지지했다. 진보층에서는 75.9%가 박 후보를 선택했다. 향배를 가른 건 중도층이었다. 이들의 64.9%가 오 후보를 선택했다. 박 후보에 대한 응답은 26.5%에 불과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후보는 야권 단일화 이전에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당시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단일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박 후보를 앞섰다.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에만 박 후보가 선두를 달릴 수 있었다. 

오 후보가 약진하는 판세이지만 예단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주목한다. 당시 서울시장직을 두고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맞붙었다.
 

▲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한 후보를 20%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선거결과, 두 후보의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했다. 여권에서 기대를 접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박 후보는 어디서 발판을 만들 수 있을까.

박 후보와 민주당은 오 후보의 이른바 ‘내곡동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오 후보의 부인이 부친에게 상속받은 내곡동 땅이, 과거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 후보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곡동 토지 문제는 LH사태의 원조다” “MB가 BBK 진실에 거짓으로 일관했던 모습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모습이 굉장히 흡사하다”며 날을 세웠다.

공세 수위↑
중도층 공략

민주당은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는 형국이다. 당은 선거운동 개시 하루 전인 지난 24일 오 후보 의혹과 관련된 추가 증거를 검찰에 제출했다. 당시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관계자에 대한 고발장도 접수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오 후보에 대해 1차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박 후보와 민주당은 왜 내곡동에 주목할까. 정치권 관계자는 “박 후보가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로 부동산 이슈에 있다. 그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LH사태로 민심은 바닥을 쳤고, 그 악영향이 박 후보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박 후보 입장에서는 부동산 이슈로 상대 후보를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다”며 “박 후보와 민주당이 내곡동에 화력을 쏟는 이유”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건 부동산 정책과 LH사태”라며 “여당 쪽에서는 오 후보의 지지율 역시 부동산 이슈로 공략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기대하는 또 다른 대목은 조직력이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총선에서 야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서울 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25개 지역 구청장 중 24명(96%)이 민주당 소속이다. 시의원의 경우 109명 중 101명(93%)이, 구의원은 369명 중 219명(59%)이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지역 국회의원 중 민주당 의원은 전체 49명 가운데 41명(84%)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다져진 조직력은 총선과 대선 승리의 자양분”이라며 “대선과 다름없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은 민주당 조직력을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다”고 귀띔했다.
 

▲ 기자회견 갖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오 후보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관권선거가 시작됐다”며 “구청장, 시의회, 구의회 등 민주당 조직은 말할 것도 없고 시민단체까지 조직선거를 시도한다면 우리에게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영끌 작전’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총동원령이 내려진 상태”라며 “투표 독려 분위기가 대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일례로 민주당은 ‘지인찾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서울과 부산의 지인을 찾아 투표를 독려하는 식이다.


투표 독려
싹싹 긁기

민주당에서 4·7 재보선을 이끌고 있는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지지층 결집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모든 당원 동지들께서 긴박해지길 요청한다” “긴박하다. 부지런하고 겸손하며 간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50% 미만이라는 점도 여당의 조직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에 따른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여론조사에서 투표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0%가 넘는 등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조직표’의 효과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 잡음이 드러나지 않는 점도 박 후보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몇 차례 관측됐던 친문·비문 간 갈등은 찾아보기 어려운 시점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결이 다소 다르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선정됐지만 뒷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분노와 감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른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무성 전 의원과 홍 의원 등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지지했다”며 “그런 사람들이 당을 맡아왔으니 당이 오늘날 이 꼴”이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이어 홍 의원은 “100석의 거대 야당이 후보자를 못 낼 지경까지 당을 막판까지 몰아간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군소 야당 출신인 안 대표 한 사람을 제쳤다고 선거가 끝난 양 오만방자한 모습은 큰 정치인답지 않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야권 단일화를 이뤘지만 앙금은 남아 있는 형국이다. 선거 유세 현장에서도 어정쩡한 상황이 관측됐다. 오 후보는 지난 25일 안 대표와 두 손을 잡고 합동 유세를 진행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유세 차량에 오르자 현장을 떠났다. 단일화의 진통을 함께 거듭한 이들이었지만, 결국 3명이 한자리에 모이지는 못했다.

밑바닥 조직력…우위 선점 기대
야권 화학적 결합…결과 미지수?

이와 반대로 박 후보는 비문으로 통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원을 우회적으로 받았다. 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원도 이어졌다.

박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만났다. 토론회 참석 차 국회를 찾은 이 지사가 민주당 안재근 의원의 주선으로 박 후보자를 만나게 된 것. 하지만 일각의 해석은 다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제약이 있는 이 지사가 박 후보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성원 기자

박 후보와 이 지사는 국회를 산책하며 박 후보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서울시민 10만원 보편적 재난위로금 지급’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 후보는 국회 카페에 있는 키오스크(무인주문단말기)를 보고 “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할 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서울시정도 매우 혁신적으로 하실 것 같다”며 박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 지사는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을 언급하며 “다른 지방정부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정책 방향을 그렇게 정한다 하시니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서울이 전국 평균 정도의 매출 회복을 끌어올리려면 위로금 형태로 재난지원금을 줘야겠다고 결정했다”며 “(지원금을) 디지털 화폐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재난위로금을 주면서 미래 투자도 한꺼번에 하자는 거다. 일석삼조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가계 지원, 소상공인 매출 증대까지 일석이조인데 블록체인까지 하나 더하셨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7일 경기 평택의 스마트팜 기업을 방문, 박 후보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수직정원도시 건설과 관련된 기술 현황을 살폈다. 이곳은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방문했던 곳이다. 당시에도 이 지사가 박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팀? 
분열?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지원도 잇달았다. 민주당 정성호, 임종성, 김남국 의원 등은 지난 10일 박 후보의 선거 사무소를 찾아 선거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민주당 이규민 의원은 지난 19일 박 후보의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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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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