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대격돌> 수세 몰린 박영선 대역전 카드

‘밑져야 본전’ 큰 거 한 방 노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10일도 남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약세가 계속되는 형국이다. 다만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박 후보에게도 반등의 기회가 될 만한 구석이 엿보여서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서울시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곳곳에서 시작된 유세는 선거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모양새다. 여야 선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이들은 복잡다단한 단일화를 거듭한 끝에 본선에 진출했다.

범여 vs 범야
본 게임 시작

이번 레이스는 범여권과 범야권의 대결이다. 범여·범야의 단일후보 맞대결은 지난 2011년 ‘박원순-나경원’ 구도 이후 꼭 10년 만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급 관심을 받고 있다. 1000만 수도 서울의 수장이 선출되는 중대한 선거라는 점도 있지만, 사실상 전체 진영 간 승부다. 대선 축소판과 다름없는 셈. 여야 모두 사활을 거는 까닭이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 ‘3수생’이다. 2011년과 2018년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박 후보는 4선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고전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왜일까.


정치권 안팎에선 박 후보자가 불리한 출발선에 섰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은 ‘중대한 잘못이 있어 재보궐 선거를 치를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까지 손대며 후보를 냈다. 박 후보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없는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후보 출마에 대한 명분이 떨어지는 만큼 공감대 형성은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정부·여당 안팎의 악재가 박 후보를 그대로 관통하는 모양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6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했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 날이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이었다.

부동산 이슈에 주춤하는 박
똑같이 부동산으로 때린다?

후보 간 격차는 상당했다. 박 후보는 36.5%에 그친 반면, 오 후보는 55.0%를 기록했다. 이념 성향별로 따져보면 보수층에서는 81.1%가 오 후보를 지지했다. 진보층에서는 75.9%가 박 후보를 선택했다. 향배를 가른 건 중도층이었다. 이들의 64.9%가 오 후보를 선택했다. 박 후보에 대한 응답은 26.5%에 불과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후보는 야권 단일화 이전에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당시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단일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박 후보를 앞섰다.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에만 박 후보가 선두를 달릴 수 있었다. 

오 후보가 약진하는 판세이지만 예단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주목한다. 당시 서울시장직을 두고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맞붙었다.
 

▲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한 후보를 20%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선거결과, 두 후보의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했다. 여권에서 기대를 접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박 후보는 어디서 발판을 만들 수 있을까.

박 후보와 민주당은 오 후보의 이른바 ‘내곡동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오 후보의 부인이 부친에게 상속받은 내곡동 땅이, 과거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 후보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곡동 토지 문제는 LH사태의 원조다” “MB가 BBK 진실에 거짓으로 일관했던 모습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모습이 굉장히 흡사하다”며 날을 세웠다.

공세 수위↑
중도층 공략

민주당은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는 형국이다. 당은 선거운동 개시 하루 전인 지난 24일 오 후보 의혹과 관련된 추가 증거를 검찰에 제출했다. 당시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관계자에 대한 고발장도 접수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오 후보에 대해 1차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박 후보와 민주당은 왜 내곡동에 주목할까. 정치권 관계자는 “박 후보가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로 부동산 이슈에 있다. 그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LH사태로 민심은 바닥을 쳤고, 그 악영향이 박 후보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박 후보 입장에서는 부동산 이슈로 상대 후보를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다”며 “박 후보와 민주당이 내곡동에 화력을 쏟는 이유”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건 부동산 정책과 LH사태”라며 “여당 쪽에서는 오 후보의 지지율 역시 부동산 이슈로 공략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기대하는 또 다른 대목은 조직력이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총선에서 야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서울 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25개 지역 구청장 중 24명(96%)이 민주당 소속이다. 시의원의 경우 109명 중 101명(93%)이, 구의원은 369명 중 219명(59%)이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지역 국회의원 중 민주당 의원은 전체 49명 가운데 41명(84%)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다져진 조직력은 총선과 대선 승리의 자양분”이라며 “대선과 다름없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은 민주당 조직력을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다”고 귀띔했다.
 

▲ 기자회견 갖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오 후보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관권선거가 시작됐다”며 “구청장, 시의회, 구의회 등 민주당 조직은 말할 것도 없고 시민단체까지 조직선거를 시도한다면 우리에게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영끌 작전’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총동원령이 내려진 상태”라며 “투표 독려 분위기가 대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일례로 민주당은 ‘지인찾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서울과 부산의 지인을 찾아 투표를 독려하는 식이다.


투표 독려
싹싹 긁기

민주당에서 4·7 재보선을 이끌고 있는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지지층 결집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모든 당원 동지들께서 긴박해지길 요청한다” “긴박하다. 부지런하고 겸손하며 간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50% 미만이라는 점도 여당의 조직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에 따른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여론조사에서 투표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0%가 넘는 등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조직표’의 효과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 잡음이 드러나지 않는 점도 박 후보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몇 차례 관측됐던 친문·비문 간 갈등은 찾아보기 어려운 시점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결이 다소 다르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선정됐지만 뒷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분노와 감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른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무성 전 의원과 홍 의원 등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지지했다”며 “그런 사람들이 당을 맡아왔으니 당이 오늘날 이 꼴”이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이어 홍 의원은 “100석의 거대 야당이 후보자를 못 낼 지경까지 당을 막판까지 몰아간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군소 야당 출신인 안 대표 한 사람을 제쳤다고 선거가 끝난 양 오만방자한 모습은 큰 정치인답지 않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야권 단일화를 이뤘지만 앙금은 남아 있는 형국이다. 선거 유세 현장에서도 어정쩡한 상황이 관측됐다. 오 후보는 지난 25일 안 대표와 두 손을 잡고 합동 유세를 진행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유세 차량에 오르자 현장을 떠났다. 단일화의 진통을 함께 거듭한 이들이었지만, 결국 3명이 한자리에 모이지는 못했다.

밑바닥 조직력…우위 선점 기대
야권 화학적 결합…결과 미지수?

이와 반대로 박 후보는 비문으로 통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원을 우회적으로 받았다. 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원도 이어졌다.

박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만났다. 토론회 참석 차 국회를 찾은 이 지사가 민주당 안재근 의원의 주선으로 박 후보자를 만나게 된 것. 하지만 일각의 해석은 다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제약이 있는 이 지사가 박 후보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성원 기자

박 후보와 이 지사는 국회를 산책하며 박 후보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서울시민 10만원 보편적 재난위로금 지급’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 후보는 국회 카페에 있는 키오스크(무인주문단말기)를 보고 “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할 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서울시정도 매우 혁신적으로 하실 것 같다”며 박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 지사는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을 언급하며 “다른 지방정부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정책 방향을 그렇게 정한다 하시니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서울이 전국 평균 정도의 매출 회복을 끌어올리려면 위로금 형태로 재난지원금을 줘야겠다고 결정했다”며 “(지원금을) 디지털 화폐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재난위로금을 주면서 미래 투자도 한꺼번에 하자는 거다. 일석삼조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가계 지원, 소상공인 매출 증대까지 일석이조인데 블록체인까지 하나 더하셨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7일 경기 평택의 스마트팜 기업을 방문, 박 후보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수직정원도시 건설과 관련된 기술 현황을 살폈다. 이곳은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방문했던 곳이다. 당시에도 이 지사가 박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팀? 
분열?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지원도 잇달았다. 민주당 정성호, 임종성, 김남국 의원 등은 지난 10일 박 후보의 선거 사무소를 찾아 선거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민주당 이규민 의원은 지난 19일 박 후보의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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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