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명실상부 재계 맏형 최태원 SK그룹 회장

꼰대 떼고 권위주의 벗는다

[일요시사 취재 1팀] 차철우 기자 = 지난달 24일, 최태원 SK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2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최 회장의 회장 임명 전부터 재계의 관심도가 높았다. 재계는 최 회장이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모았다. 최 회장은 자신의 경영 철학을 서울상공회의소에 전파할 것으로 보인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상공회의소(이하 서울상의)를 잘 이끌어 나가도록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 최태원 회장의 출사표다. 견마지로는 ‘나라를 위해 바치는 자신의 노력을 낮춰 부르는 말로,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 하겠다’는 뜻이다. 4대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SK, LG) 총수 중 처음으로 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에 선출됐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회장단을 카카오 김범수 의장 등 젊은 기업인 위주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상공회의소(이하 상의)의 파격 변화를 예고했다.

최태원표
경영 철학

경제단체의 새로운 회장이 된 최 회장의 행보를 경제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앞으로 기업과 경제계를 대변하고,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 회장은 의원 총회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올바른 경영 환경을 만들어 경제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강조했다.

최 회장의 취임으로 기업의 변화를 끌어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2016년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점점 위상을 잃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상의는 “전경련을 탈퇴한 한국 4대 그룹 중 최초로 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에 선출된 것으로 경제계 발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상의가 전경련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최 회장과 기업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해 경제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최 회장은 1998년 회장 취임 후, SK 경영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구조를 수출기업으로 사업구조를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SK의 자산은 최 회장 취임 당시 32조원이었으며 2019년에는 200조원을 돌파했다. 재계 순위는 5위에서 3위가 됐다. 매출액은 1997년 36조원에서 2018년 말 기준 184조원으로 5배 증가했다.

최 회장은 SK의 경영철학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여겼다. 재계는 최 회장이 SK의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SK를 내수 중심에서 수출 중심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바꿨다. 취임 이후 글로벌 경영을 강화해 수출액이 1998년 8조원에서 2017년 75조원으로 9배 증가했다. 이렇듯 SK가 탄탄한 수출기업이 되도록 이끌었다.

최 회장이 ESG 경영철학을 갖게 된 계기는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 에 참석한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대화를 통해서다. 최 회장은 SK에서도 ESG를 항상 강조해왔다. SK를 경영하며 사회적 책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공유 인프라 등 사회적 가치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처음으로 상의 수장
“견마지로 자세로” 파격 변화 예고

ESG란 기업 경영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ESG라는 용어는 지난 2004년 UNGC(유엔글로벌콤팩트)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최 회장은 세계 시장의 변화에 발 맞춰, SK에 ESG를 빠르게 적용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1일, SK 사내 메일을 통해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린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회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SK그룹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ESG 경영 업무 중 하나로 수소 사업을 육성해 2025년까지 액화수소 28만톤을 생산하겠다”며 “수소 사업 진출은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출발점”이라고도 했다.
 

▲ 김택진 NXC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최 회장은 “우리가 키워가야 할 기업가치는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 ESG 및 고객신뢰 같은 사회적 가치 등과 같은 유·무형 자산을 포함하는 기업가치 구성요소다. 이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 고객 등과 소통하고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ESG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ESG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 채택해 활용하고 있는 경영 방식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여긴다. 국내서도 최근 많은 기업이 ESG 경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SK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등이 도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서울상의 회장 후보로 언급되며 주목받았다. 최 회장의 서울상의 회장직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인물은 박용만 전 서울상의 회장이다.

젊게~
변화의 바람

박 전 회장이 최 회장을 강력하게 추천한 이유는 “최 회장이 항상 자신의 경영철학 ESG를 언급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의 기업회원들 역시 최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재계 관계자들은 SK의 경영 철학인 ESG 철학을 상의에 적용해 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분석한다.

서울상의 회장단은 재계를 대표하는 대표적 집단이다. 그동안 상의는 IT 기업, 금융계 대표로 세울 적합한 기업인이 없다고 생각해, 경제단체 사이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최 회장은 상의 변화를 위해 IT 업계의 젊은 피들을 회장단에 임명했다.

그 결과, 서울상의는 전통 제조업, IT를 비롯해 4차 산업과 관련한 현안들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IT 계열과 스타트업 등에서 서울상의 부회장이 선출된 것 역시 최초다.

최 회장을 중심으로 그가 이끄는 회장단은 총 23명이다. 7명이 새로 합류하면서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 경영인들이 이끌던 자리를 대신해 급성장한 인터넷, 게임 분야의 신산업 주자들을 영입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내로라하는 국내 젊은 기업인들이 서울상의 회장단에 대거 선출됐다. 재계는 젊음을 불어넣은 적절한 세대교체란 시선이다. 신선한 피를 대거 수혈해 이뤄낼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다.

4차 산업 붐이 일기 전, 장치 및 설비 중심의 제조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업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산업구도 변혁이 경제단체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산업구도가 갑작스레 변하면서 경제단체들이 해내야 할 일들도 그만큼 늘어났다.

상의 관계자는 “기존 기업인들로는 급변하는 사회의 문제들과 요구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재계 내부 변화, 세대교체로 새로운 사업 분야 현안들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새롭게 합류한 젊은 기업인과 기존 소속된 기업인들 모두 ESG를 주목해야 한다”며 “최 회장을 필두로 기업 간 ESG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기업
소통과 협치


서울상의 회장단은 새로 합류한 기업인 외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재계의 굵직한 인물을 포함한다. 최 회장은 큰형님으로서 3·4세대 기업 경영인과 2세대 경영인 간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상의가 젊은 피를 영입한 반면, 경제단체의 큰 역할을 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기업 중심이 된 전경련과는 다르게 18만개 회원 기업의 경제단체인 상의가 한마음으로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문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서울상의는 다른 경제단체들과 다른 의견을 표출한 경우가 많았다. 경제단체들이 의견을 표출해도 서울상의는 참석하지 않아 대표성이 없다는 지적도 다수였다.

그런 이유로 최 회장과 새롭게 선출된 회장단의 임무가 막중하다.
 

IT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은 4차 산업 시대와 더불어 시가 총액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크게 발휘되고 있다. 카카오 김 의장 등의 서울상의 영입으로 기업의 의견은 정부에게 잘 전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세대 기업인과 2세대 기업인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지를 두고 많은 기업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젊은 피의 수혈은 상의의 변화를 말한다. 앞으로 최 회장과 3세대 경영인의 책임감이 커질 듯하다.


물론 맏형 최 회장과 회장단 앞에 꽃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기업들은 경제 상황 및 정부의 기업규제 법안 등으로 큰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업인들은 이미 정부 및 정치인들과 수차례 이야기하고,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이 느끼는 정책 부담감이 크게 증가했다. 현 정부는 기업들의 불만에도 연말·연초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규제 법안들을 하나둘 내놨고, 기업의 위기감은 점점 커졌다.

신·구 조화로 위기 극복 시너지 
기업 규제 관련 정부와 개선 의지

지난해 9월 집단소송법이 통과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비롯해 기업을 상대로 한 법안의 허점이 있음을 상의는 쉽게 간과할 수 없다. 최 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법안을 만들어 압박을 가하니,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 감독법)이 개정됐다. 많은 경제계 사람들은 기업들의 의견 반영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맏형으로서 기업과 사회에 영향력이 매우 큰 인물이다. 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에 선출되자, 정치권과의 소통과 협치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현재 최 회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의의 영향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목소리를 적절히 반영해 18만개의 기업을 대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기가 만료된 박 전 회장은 다음 주자 최 회장에게 무거운 바통을 전달했다.

지난달 18일 박 전 회장의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재임 중 상의에서 얻은 1순위 성과는 ‘샌드박스 규제’지만, 이와 관련해 기업들의 규제에 대해 더욱 애쓰지 못해 아쉽다”며 “국회는 기업을 도와주는 법안도 만들지만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법안도 만든다. 서울상의의 기업들이 합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추가될 규제 법안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내고, 이미 통과된 규제 법안에 대해 보완하도록 정부 및 국회와 소통하는 역할을 최 회장이 해 나가야 한다.

규제 혁신은 급격하게 변하는 세계시장 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이 미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기존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과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해소 법안 처리를 정부와 논의해야 한다. 

아직 계류 중인 기업규제 법안과 다양한 기업들의 의견을 한 곳으로 모아 규제 해소 방안을 제시해 정부와 정치권에 제안해야 하는 큰 임무가 생겼다.

최 회장은 상의의 회장으로서 대기업에 좋은 것과 중소기업에 좋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 대기업에만 유리한 정책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의에 포함된 중소기업들의 불만을 초래할 것이다. 잘못된 기업 관련 법안들을 고쳐나가는 데 힘쓰는 경제계의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책임감
사명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정부와 소통해 법안을 조정하자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이는 전임 박 회장이 계속해서 주장해왔으나 결국 마무리 짓지 못한 숙제다. 기업 발전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다. 양적으로는 국민 소득 증가와 국가 경제 발전, 질적으로는 생활 안정과 기업 발전을 꾀할 수 있다.

4대 기업 총수로서 최초의 서울상의 회장이 되어 맡은 임무는 굉장히 막중하다. 무거운 부담감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서울상의는 최 회장과 함께 파격적인 행보를 할 준비를 끝냈다. 최 회장이 서울상의를 이끌어 기업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낼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ckcjfd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SK 4대 핵심 사업 베팅은 계속된다 

최근 SK는 야구단, 석유화학계열사 지분 49%, SK바이오팜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SK는 사업지주회사로 지분만 가지고 있는 순수지주회사가 아니다.

지난해 9월 ESR에 투자한 지분을 매각하면서 4800억원의 투자금액 대비 2.5배 이익을 챙겼다.

2019년의 투자, 회수와는 달리 SK바이오 팜 지분 일부는 직접 일군 곳을 매각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SK가 투자전문회사로서 성장하는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SK의 2021년 4대 핵심 사업은 첨단 소재(배터리, 반도체), 디지털(인공지능, 모빌리티, 인프라), 그린(수소·친환경에너지, 에너지·대체식품), 바이오(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신약 개발)다.

주요 투자 분야는 미국의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국내 전력 반도체업체 예스파워 테크닉스다.

최 회장은 핵심 4대 사업을 통해 SK를 글로벌 투자기업으로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계열사 지분 매각은 투자전문회사 SK가 투자와 육성, 기업공개, 투자금 회수 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사례”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SK가 관심 있는 4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매각 지시와 많은 총알 준비는 향후 SK의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SK의 지분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 많다.

SK 관련 리포트에서는 “SK의 핵심 사업과 관련해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매각을 통한 이익과 사업 방면으로도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의 단순한 감이 아니다. SK 경영에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이유다.

최 회장이 야구단을 매각한 이유도 눈길을 끈다.

야구단을 소유했던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이다.

대부분의 야구단은 대부분 모기업의 파산으로 매각됐지만, SK의 경우는 다르다.

그렇기에 SK의 야구단 매각에 대해 여론은 많은 의문을 가졌다. 

최 회장은 야구단을 신세계에 매각해 1352억원의 인수대금이 생겼다.

매각을 통해 상업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등에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ESG만큼 딥 체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눈에만 보이는 외형적 성장보다 미래 성장 사업을 개선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최 회장은 SK의 딥 체인지와 ESG를 통해 다른 기업들의 미래 투자 방향성을 제시했다.

앞으로 SK의 투자는 더욱 큰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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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