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갤러리’ 재산 누락 의혹

부인 운영하는 화랑 건물 빼먹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아내가 보유한 화랑 건물 지분이 과거 박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했다. 캠프 측은 누락을 인정하면서도 직원의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조현화랑은 31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주요 갤러리다. 본관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이하 박 후보)의 아내 조현 이사가 설립했다. 그는 미술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통하며 국내외 거장들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다. 사업 수완 역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토지 매입

조현화랑은 1989년 ‘갤러리월드’로 개관했다. 갤리리월드는 당시 조 이사가 소유했던 부산 수영구 월드타운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해운대가 신흥 화랑가로 떠오르자 조 이사는 해운대구 달맞이길로 화랑을 이전했다. 화랑은 주변 고급 주택단지 운치와 딱 들어맞았고, 부산을 대표하는 화랑으로 발돋움했다.

조 이사가 달맞이길에 자리를 잡은 시기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이사는 그해 8월 규모 1020.5㎡의 토지를 컬렉터 박모씨와 절반씩(▲510㎡) 매입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7년, 기존 2층짜리 구관 A동(▲326㎡)에 4층짜리 갤러리 B동(▲465㎡)이 새로 들어오면서 화랑이 완성됐다. 2009년 A동(▲360㎡)이 증축되면서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됐다. 조 이사의 지분은 건물 A동 절반과 갤러리 B동 전체였다.


종합해보면, 조 이사의 몫은 토지 510㎡에 2009년 전후를 기준으로 628㎡와 660㎡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자료는 이와 달랐다. 박 후보가 국회의원과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등으로 재직했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화랑의 재산 내역은 토지 510㎡와 건물 395㎡로 기재돼있다. 
 

▲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재산 누락은 박 후보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의원직 및 정무직 공무원을 맡았던 3개년 동안 계속됐다. 박 후보자 측은 “담당 직원이 A동과 B동을 헷갈려 계산을 잘못한 것 같다”며 고의적 누락이 아니라고 했다.

아내 조현 2005년 부지 매입 후 갤러리동 소유
3개년 건물 지분 누락…캠프 “직원 실수였다”

비슷한 사례는 2016년에도 포착됐다. 당시 국회 사무총장이었던 박 후보는 배우자의 화랑 토지와 건물 가격을 11억4000만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를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입을 모았다.

컬렉터 박모씨는 2018년 화랑 토지와 A동 지분을 조현화랑에 매각했다. 매매가는 약 11억9000만원(토지 11억·A동 절반 9000만원)이었다. 조 이사와 박모씨의 건물·토지 소유 비중이 동일한 점을 미뤄보면, 조 이사 역시 2018년에 11억9000만원의 자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B동 건물을 제외한 가격으로 보인다.


설령 2016년 신고한 재산에 B동 가격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주변에 고급 주택단지를 두고 있는 1개 토지와 2개 건물의 2년 간 상승분이 5000만원에 그친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2016년 재산신고에서 B동은 제외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박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16년에 B동을 누락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6년 시점에 갤러리동에 물이 많이 새는 등 문제가 많아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으려고 멸실 신고를 하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신고를 안 했다. 동업하시는 분이 반대해서 결국 포기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상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누락은 맞다”고 전했다.

캠프 인정
이후 번복

캠프 측은 임명직의 재산 누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실수로 그렇게 할 수 있다.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라며 반문했다. 이어 “선거 때 재산신고하는 것과 공직자가 재산신고하는 것은 다르다. 선거 때 누락하면 선거법상 문제가 되지만, 공직자가 재산 등록할 때 누락되면 시정 명령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캠프 측은 돌연 2016년 재산은 누락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당시 조 이사가 소유한 토지 공시가격 8억6000만원, A동 지분 절반과 B동 건물을 합치면 대략 3억원대가 맞기 때문에 신고한 11억4000만원이 맞다는 것이다.
 

▲ 조현화랑 내부 ⓒ페이스북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의 근린생활시설은 공시 가격이 있는 경우는 국세청 기준시가를, 공시 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지방세법에 따른 ‘건물 시가 표준액’으로 산정해 공시한다.

조현화랑 건물의 경우에는 정해진 공시 가격이 없다. 따라서 건물 시가 표준액으로 공시해야 한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2016년 조현화랑 건물 시가 표준액에 따르면 A동 2억1500만원, B동 3억6600만원으로 확인됐다. 조 이사의 지분을 계산해보면 4억7400만원이다. 8억6700만원의 토지 지분까지 더하면 총 13억4000만원이 된다. 박 후보자 측에서 신고한 금액과 1억96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갤러리동
또 누락?

캠프 관계자는 실거래가로 재산을 신고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조 이사가 가지고 있는 건물 지분은 2016년까지 단 한 번도 거래된 적 없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실거래가 있다면 실거래가로 올리는 게 맞다. 실거래가 없었을 경우 실거래가를 올릴 수가 없다. 실거래가는 말 그대로 실제 거래된 금액이다. 공시지가가 없다면 건물 시가 표준액을 기준으로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공직자의 재산 누락은 매번 크게 논란이 되는 사안 중 하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후보 검증대에 올랐을 당시 8년간 2092만원 상당의 임야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고위공직자가 재산신고를 누락할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윤리법 제22조에 따라 해당 공직자의 해임 또는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누락 금액이 5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일 경우 공직자에게 ‘경고’ 조치가 내려진다. 특히 선거 후보자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신고를 누락한 뒤, 이를 선거 공보물 등으로 공표했을 경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등이 성립된다. 다만 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2016년 건물시가액 기준 1억9000만원 제외 의혹 
가족 지분 100%, 화랑 특성상 수익 구조 불투명

취재 과정에서 캠프 측은 조 이사와 조현화랑이 큰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미술계에서 유명한 조 이사의 이름을 딴 것일 뿐, 회사 내 지분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 이사와 조현화랑의 거래 역시 법인과 제3자가 거래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조현화랑은 사실상 조 이사의 가족 회사로 보인다.
 

▲ 조현화랑 ⓒ카카오맵

조현화랑은 조 이사가 달맞이길에 화랑을 설립할 당시 결성됐다. 조 이사는 2009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2018년 A동 건물 지분을 조현화랑에 매각했을 당시에도 조 이사는 회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2016년에는 조 이사의 아들인 최모씨가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경영진에는 최 대표와 조 이사, 신원 미상의 최 이사, 감사 주모씨까지 총 4명으로 집계됐다. 

이후 2019년 7월 조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B동 3층에는 주식회사 제이에이치아트가 들어섰다. 조현화랑 사업에 더해 일반 음식점업 및 기타 음식점업이 추가됐다. 조현화랑의 최 대표가 동일하게 대표직을 맡았다.

박 후보가 청와대에 입성했던 2009년 조 이사는 보유하고 있던 조현화랑 지분 50% 전부를 매각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아들인 최 대표가 지분 80%를 갖고 있고, 최 대표의 가족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조 이사의 가족들이 조현화랑 지분을 전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세 화랑
가족회사

<일요시사>가 입수한 조현화랑의 재무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총자산은 48억, 58억, 5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억원, 49억원, 65억원이었다. 순이익은 2억원, 6600만원, 3억원으로 나타났다. 화랑계 관계자는 “갤러리 대부분 작가와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화랑이 갖는 수익구조를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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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20%대 지지율로 고전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여권에선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석유가 발견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국면 전환용’이라고 꼬집었다. 개발 성공률 20%에 5000억원이 넘는 시추 비용을 베팅한 윤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서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정희 시즌2 사업성 논란 동해 인근 석유·가스 도출 지역을 표기한 대형 스크린까지 동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 발표한 석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극명한 평가가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쯤 윤곽이 나올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현안을 설명한 것은 취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했던 안 장관은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453조원으로,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가스의 가치가 약 2260조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해당 소식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윤 대통령의 발표 내용에 대해 “확률이나 가능성에 관해선 아직 정확히 얘기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기대를 갖고 볼 수 있는 좋은 소식”이라고 첫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기관이 앞으로 순차적으로 여러 과정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야권은 ‘지지율 전환용’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물리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 규모가 실제 얼마나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년서 10년이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의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서 “윤 대통령은 보고를 듣자마자 바닥 수준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였느냐”고 지격했다. ‘1호 영업사원’ 대통령 그림은? 2260조원 잭팟? 관심 끌기용? 앞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 총선 이후 지금까지 ‘20~3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지난달 10일 발표한 ‘취임 2주년’ 지지율서도 24%를 기록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국민의힘의 윤상현 의원 등도 지난달 7일 진행된 ‘정부 2주년 평가’ 세미나를 통해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기조를 대통령이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남은 3년이 달렸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 성적은 더 비참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 내부의 위기감이 상승한 분위기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을 1%라도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야 한다는 위기감과 함께,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서 ‘동해 석유’ 카드는 국민 여론을 반전시킬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는 6~7일 공휴일 관계로 한국갤럽과 NBS(전국지표조사) 등 주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용산에선 지지율을 만회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의 말대로 용산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 당까지 같이 타격을 입게 된다. 당정 모두 한숨을 돌린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포항 영일만’ 일대는 박정희정부 때에도 시추를 착수했던 곳이다. 그러나 1975년 당시 시추공서 흘러나온 시커먼 액체가 ‘원유’라는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석유 발견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각에선 ‘석유 매장’ 기대감이 단순 헤프닝에 그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역풍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 석유의 실제 매장량을 알기 위해선 최소 5개(1개당 1000억원 소요)의 시추공을 뚫어봐야 한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놓고 결과물이 없다면 국민적 반감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지는 셈이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6년 1월 기자회견서 “포항서 석유가 난다”고 발표했으나 결국 원유가 아닌 정제된 경유로 드러났다. 장밋빛 미래? 국면 전환용?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지난 3일 <시사인>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인’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포항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해서 발칵 뒤집혔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한 대로 유전과 가스가 매장된 게 사실로 나오면 얼마나 좋겠나. ‘박정희 시즌2’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역대 어떤 대통령도 집권 2년 만에 이렇게 바닥을 친 적은 없다”며 “오죽 급했으면 포항에 유전 가능성을 (윤 대통령이) 얘기했겠나”라고 말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역시 이날 <조갑제닷컴>에 “윤석열의 포항 앞바다 유전 가능성 발표와 박정희의 포항 석유 대소동이 겹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전 대표는 당시 <국제신문> 기자로 근무하며 ‘포항 석유 경제성 없다’ 등의 기사를 통해 포항에 원유가 매장돼있더라도 극소수이거나 경제성이 없다고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조 전 대표는 글에서 “박정희는 정유를 원유로 오인, 포항서 양질의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다”며 “윤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 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1976년의 일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해 꿈 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이튿날인 4일에도 글을 올려 “140억배럴 초대형 유전 발견이라는 목표에 맞추기 위해 앞으로 엄청난 무리가 행해질 것이고 윤 대통령의 지도력은 희화화될 가능성이 대유전 발견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항 영일만 일대는 약 반세기 전 경제성이 낮다고 포기한 지역인데, 원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탐사기술 개발의 진전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현재로선 추정만 있을 뿐, 시추로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서 물리탐사 자료의 심층분석을 수행한 ‘액트지오’(Act-Geo) 사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액트지오 텍사스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턴트 회사로 엑손모빌, 토탈 등 주요 석유기업과도 협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액트지오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지도를 보면 이들이 의뢰를 수행한 지역 중 한국의 동해 부분이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액트지오는 빅터 아브레우(Victor Abreu) 박사가 설립한 ‘아브레우 컨설팅’이 그 모체다. ‘액트지오’ 무슨 회사? 액트지오의 설립자 빅터 아브레우 박사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서 탐사팀의 리더로 근무하며 남미 가이아나 지역의 리자-1 유정 외에도 카스피해, 가나 지역서 석유탐사를 주도했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대학교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제퇴적학회의(IAS) 의장과 퇴적지질학회(SEPM) 회장 등 지질학 관련 학술 단체의 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방한한 아브레우 박사는 윤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다는 발표가 나온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브레우 박사가 당시 대표로 있던 분석업체 액트지오에 석유 매장 가능성 검증을 맡겼다. 액트지오는 자체분석을 거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석유공사에 전달했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대표는 지난 4일 국내 매체와 인터뷰서 “(액트지오는)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아브레우 대표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상태서 <연합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서 “한국의 SNS 등에서 액트지오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우리는 이 업계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성공적인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트지오에 대해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니치’(niche·틈새 시장) 회사”라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의 사업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서 일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 핵심 분야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능력을 갖춘 석유 관련 지구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많이 있는데, 여러 국가를 원격으로 연결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도 침 흘린 영일만 또 천공 그림자가 보인다 윤 대통령이 ‘포항 석유 매장 가능성’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4일 당 원내대책회의서 “(어제)예정에도 없는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브리핑을 했다”며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주장한 유튜브 영상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온 영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 강연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앞으로 (산유국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며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도 주장했다. 천공은 “(과거에는)거기 손댈 수 있는 만큼의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다 일어나”라며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로 대한민국은 이 한반도는, 인류서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석유 개발 발표에 지난 4일 오전 석유·가스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25% 급등하며 4만8000원대에 진입했다.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1㎞ 심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실제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해 말 첫 시추를 추진하며 2026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추공을 뚫게 된다. 시추선은 이미 확보된 상태며, 첫 시추 결과는 내년 3~4월에 나올 전망이다. 이정환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비유하자면 현재는 병원서 초음파 검사만 한 상황이다. 의사가 혹을 발견했는데 암인지 물혹인지는 조직검사(시추)를 해봐야 안다”며 “시추 성공률은 10%를 밑돌기도 한다. 탐사 결과가 좋게 나와도 시추는 실패할 수 있기에 성공 확률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성공 확률이)20%가 맞다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면서도 “지난해 영국서 시추 계획을 승인한 게 100건이 넘는데 그 가운데 상업화까지 갈 유전은 1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각계 반응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들은 모두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0일 발표 조사(지난달 7∼9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의 응답률은 11.2%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그후 31일 발표 조사(같은 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의 응답률은 11.1%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