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소주’의 선구자 ‘처음처럼’

▲ 처음처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롯데칠성음료는 세계 최초로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한 ‘처음처럼’으로 소주 업계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처음처럼’은 참이슬이 주도하던 국내 소주 시장에서 ▲알칼리 환원수의 제품 속성(부드러운 맛, 적은 숙취, 웰빙 트랜드 반영) ▲감성적 브랜드 명 ▲차별화된 마케팅 등으로 단기간에 소주 시장을 강하게 흔들어왔다.

2006년 2월 출시된 ‘처음처럼’은 출시 17일 만에 1000만병, 6개월도 되지 않아 1억병이 판매되는 등 소주와 관련된 각종 판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켜왔다.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 받는 소주를 생산하기 위해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고객 중심의 제품 개발과 품질 및 서비스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더 부드럽게…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

‘처음처럼’은 소주 원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물을 ‘알칼리 환원수’로 바꾸고, ‘물 입자가 작아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 ‘세계 최초 알칼리 환원수 소주’임을 강조하며 단기간에 ‘명품 소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처럼’은 소주 시장의 저도주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21도가 주를 이뤘던 출시 당시 ‘20도 처음처럼’으로 부드러운 소주를 각인시켰고 2007년 도수를 19.5도로 낮추면서 1위 업체까지 동참하는 ‘19.5도 소주시대’를 이끌었다.

2014년 2월에는 ‘처음처럼’의 제품 특징인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하고자 7년 만에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춘 ‘18도 처음처럼’을 출시해 ‘19도 벽’을 무너뜨린 데 이어 부드럽고 12월부터 17.5도를 다시 한 번 리뉴얼했다.

또 ‘처음처럼’의 대표적인 속성인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함과 동시에 저도화되고 있는 주류 시장의 소비 트렌드 등에 따라 2018년 4월 알코올도수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내려 부드러운 소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16.9도로 알코올 도수를 0.1도 낮추며 전국구 소주 주력 제품 중 최초로 16도 소주의 시대를 개척했고 올 1월부터 16.5도로 다시 알코올 도수를 낮추며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선한 브랜드 네이밍

‘처음처럼’은 출시 당시 정체돼있던 소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기존 소주에 식상해 있던 소비자들에게 ‘깨끗함에 건강까지 생각한 소주'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에게 주류 시장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전하는 술임을 전하고자 했다.

그래서 제품 브랜드도 ‘두, 세자의 명사’로 정해져 있던 기존 제품과 차별화해 네 글자 이름을 달고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상품명 ‘처음처럼’은 술을 마신 다음 날에도 몸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원료로 사용된 알칼리 환원수의 특징인 숙취가 적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흔들어라 캠페인


마케팅 전략에서도 소비자에게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 부드러운 소주’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어 출시 이후 일관되게 소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한 ‘흔들어라 캠페인’은 소비자에게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처음처럼’의 흔들수록 부드러워지는 특징을 지속적으로 전달, ‘처음처럼’이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임을 인식시켜왔다.

이 캠페인을 통해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음주법을 제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오리주’가 유행이 되기도 했으며 소주 광고 선호도에서 타 소주광고에 비해 월등한 차이로 1등을 기록하는 등 ‘처음처럼’이 성장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창의적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선보여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15년 인기캐릭터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해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를 선보였다.

피규어(사람, 동물 형태의 모형 장난감)을 취미로 하는 키덜트족(어린시절의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이 증가하고 특정 캐릭터를 수집하는 컬렉터들이 증가하고 있음에 착안해 기획된 제품이다.

페트(PET)를 소재로 활용해 ‘스티키 몬스터’의 모형을 그대로 재현한 용기에 귀여운 눈사람 모양의 긴 팔과 다리가 특징인 디자인으로 소주 음용 여부와 관계없이 패키지만으로도 소장가치를 높여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으로 서울과 광주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제품과 소품을 한정 판매했으며 한정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팝업스토어 오픈 전부터 대기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처음처럼’의 이색 컬래버레이션은 또 있다. 2017년 웹툰 작가 ‘그림왕 양치기’와 진행한 이색 라벨이 대표적 사례로 직장인들의 일상생활을 함께 공감하자는 차원에서 기획된 이벤트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속 시원하게 그려내어 ‘직장인 사이다’로 불리는 ‘그림왕 양치기’ 웹툰 작가와 협업해 처음처럼 백 라벨에 ‘술 마실 때 왜 눈물이 나는 줄 아나? 짠하니까’ ‘우리 땐 이런 편한 회식 상상도 못했지, 나 땐 말이야…’ ‘이얏호! 저장 못 했네… 마치 처음처럼’ 등 직장인들이 평소 생활 속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표현했다.

2018년 4월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집시’와 컬래버레이션해 수지를 그림으로 표현한 한정판 패키지 2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처음처럼’ 라벨 디자인을 활용해 ‘친구처럼’ ‘우리처럼’ 등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를 담아 특별한 라벨을 만들어 주는 ‘마이라벨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미니어처 소주와 미니 소주잔 패키지인 ‘미니미니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롯데칠성음료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이며 감성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힙합 신에서 가장 핫한 래퍼 염따와 컬래버레이션해 선보이는 한정판 제품 ‘처음처럼 플렉스(FLEX)’를 선보였다.

‘플렉스’는 자신의 부와 능력을 과시하거나 라이프스타일을 자랑하는 의미로 쓰이는 힙합 용어로 1990년대 힙합 가사에 등장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래퍼 염따가 <쇼미더머니8>에 출연해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말한 이후 유행하기 시작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성공을 입증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제품 패키지는 강렬한 볼드체의 ‘플렉스’ 제품명을 전면에 배치해 ‘플렉스 문화’에 익숙한 2030 젊은 층과 공감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처음처럼’을 활용한 사회공헌도 진행


롯데칠성음료는 수원지 등에 브랜드 숲을 조성하고 가꿔나가기 위해 2018년 4월 사회혁신 기업 ‘트리플래닛’과 ‘처음처럼 숲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첫 활동으로 2018년 4월 대형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 삼척시의 산불 피해지역 약 6000여평에 ‘처음처럼 1호 숲’을 완공했고, 인천 수도권매립지의 1000여평에 ‘처음처럼 2호 숲’, 삼척시에 위치한 1호 숲 인근에 추가로 6000여평에 ‘처음처럼 3호 숲’을 완공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가 조성한 처음처럼 숲은 연간 약 2억2500만L의 빗물을 흡수할 수 있다. 또 약 84만8000kg(승용차 1대가 220만3000km를 주행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514만kg의 산소를 생산, 208만9000kg의 미세먼지를 저감(공기청정기 4억1300만 시간 가동시킬 경우 정화량)하는 생태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 국립산림과학원과 트리플래닛 연구결과

롯데칠성음료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토지 습도 관리, 숲 주변 대기 상태 측정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산불 피해 이전보다 더욱 울창한 숲을 가꿔 나갈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품 출시 이후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 처음처럼’을 일관되게 마케팅하며 국내 소주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과 사회공헌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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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