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대’ 불신론 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2.22 13:09:42
  • 호수 13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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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주름잡다 힘빠졌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국세청의 인재 화수분은 국립세무대학(세대)이다. 실제로 세대 출신들은 국세청을 비롯해 관세청과 주요 공직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세청을 주름잡던 세대 출신들의 힘이 빠지고 있다. 국세청 고위직 현황을 살펴본 결과, 세대 출신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 국립세무대학

인재 채용 시 가장 큰 딜레마는 전문성과 학벌이다. 전문성과 학벌 모두 갖추면 좋겠지만 취사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국세청은 학벌보다 전문성에 초점을 뒀다. 1981년 세무 인력 양성을 위해 특수목적 대학으로 국립세무대학이 설립됐다. 처음에는 세무전문대학으로 출발해 국립세무대학으로 개편된 뒤 졸업생을 매해 배출하고 재경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에 특채돼 4000여명이 국가 세무 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했었다.

인재 화수분
중추적 역할

세대는 학비 전액을 국고로부터 지원하고 졸업생 전원을 국세 분야 8급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등 각종 특전을 제공한다. 고교 성적은 우수하지만 가정형편 등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다.

그러나 1999년 8월 정부가 9급으로 채용되는 일반대학 출신 공채 세무 공무원과 세대 출신 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세대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는 세대 출신 사이에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집단화’하는 데 정부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폐지 결정이 내려지자 학교 교수·재학생·졸업생 등이 헌법소원을 내는 등 강력히 반발했지만,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도 세대 졸업자 5000여명 중 청와대, 총리실, 기획재정부, 조세심판원, 국세청, 관세청 등 정부의 각 부처에서 핵심보직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사무관급, 서기관급, 부이사관급 등 많은 이들은 모두 나름대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미 공직을 마친 1000여명이 세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세대 출신자의 전문직 자격증 취득 현황을 보면 세무사 1045명, 공인회계사 17명, 감정평가사 7명, 검사·변호사 11명, 관세사 12명, AICPA 11명 등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자신들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일각에선 2년제 전문대학 출신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일류 대학이나 4년제 타 특수대학과 비교해도 그 역량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1981년 국립세무대학 설립
1999년 형평성 문제로 폐교

또 세대 출신자들이 일반 공채 출신자들보다 주요 보직에서 많이 일하는 이유를 보면 주력이 40∼50대 핵심 연령으로서 20대에 8급으로 입사해 30대 초반에 이미 각 부서를 순환보직을 완료해 같은 연령대의 공채 출신들보다 역량은 비슷하더라도 5년 이상 실무 경력이 앞서 있다. 본·지방청 인력 충원 시 세대 출신이 우선 선택되는 이 같은 유리한 면이 있었다. 

비고시 출신임에도 ‘바늘구멍’이라는 국세청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하나둘 나타났다. 그러면서 5000여명에 달하는 세무대학 졸업생들과 국세 공무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9급, 7급 출신 등 비고시 출신들의 ‘희망 동아줄’이 돼왔다.
 

▲ 국세청 ⓒ카카오맵

최근 서울지역 세무서장 중 90%에 가까운 이들이 세무대학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세대 시대가 온 듯했으나, 고위직으로 승진할만한 인재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세대 1기 중에서는 김재웅 전 서울청장과 김한년 전 부산청장이 고공단 가급인 ‘1급’으로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고, 권순박 전 대구지방국세청장도 지방청장을 역임하며 고공단 나급으로 승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남아있는 세대 1기생은 없다. 마지막 세대 1기생이었던 구제승 전 광명서장, 배민규 전 서부산서장, 정재윤 전 잠실서장이 지난 연말 명예퇴직하면서 이제 국세청 최고참 세대출신은 2기생이 됐다.

세대 2기 중에서는 김형환 전 광주국세청장이 지방청장을 역임했고, 이청룡 대전국세청장, 이현규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은 현재 고위직으로 남아있다. 세대 3기들도 최시헌 전 대구국세청장, 김진호 국세청 근로소득지원국장이 고위직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고시 출신
희망 동아줄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 세대 3기 중에서 7명(박광수, 김성환, 이응봉, 현석, 이한종, 정종식, 김진호)이 국세청 본청 과장급으로 발탁되면서 고위직 승진 발판을 다져놓으며 세대 전성시대를 이루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3기 출신 인재들은 본청 과장급 주요 보직에 골고루 포진, 선배 기수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부이사관급 이상 고위직 진출자를 배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세대 3기 출신 발탁은 지난 2014년부터 이뤄졌다. 최시헌 전 대구지방국세청장(2020년 12월말 퇴임)이 원천세과장으로 진출하면서 첫 본청 전입 테이프를 끊었고, 구상호 현 강남세무서장이 2016년 8월 일약 세원정보과장으로 발탁되며 바통을 이어 받았다. 엄밀히 따지면 이들은 이후 발탁된 동기들과 명백한 구분이 이뤄지는 ‘1세대’에 속한다.

본격적으로는 2017년 6월30일 한승희 전 국세청장 취임 이후 2세대에 해당하는 세무대 3기 출신들이 대거 본청 과장급으로 발탁되는 파란도 일어났다. 무려 7명(박광수, 김성환, 이응봉, 현석, 이한종, 정종식, 김진호)이 순차적으로 본청 과장급으로 진출한 것이다.

이들은 소위 ‘한승희 키즈’로 불리면서 성장했다.

물론 7명의 2세대 주자 중 능력과 평판에도 불구, 본청 전입 시 주어지는 승진 기회를 내려놓은 케이스들도 있었다.
 

▲ ▲ⓒ고성준 기자

행시 출신이 아닌 이상, 본청 진출에 성공한 세대 3기 출신 7명 전원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1세대 진출자들도 부이사관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7명 중 많아야 2~3명 정도가 부이사관 이상 승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인재가 없다”
고위직 인력난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을 깨고 2세대 주자 중 무려 4명이 차례차례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들 4명이 무난하게 고위공무원까지 진출해 우수 인재들이 즐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1·2기 선배 기수들을 뛰어넘는 역대급 고위공무원 승진자를 배출하는 기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물씬 형성됐다.


최소한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기대감은 보증수표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본청 감찰담당관을 지냈던 박광수 전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는 인천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본청 법인세과장 재임 시절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던 김성환 전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은 성동세무서장, 본청 소득세과장을 지낸 이응봉 전 대구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은 중부지방국세청 감사관으로 각각 배치됐다.

당연히 고위공무원 승진 티켓을 거머쥘 줄 알았던 이들은 크고 작은 문제에 얽히고설키며 더 이상의 전진에는 실패했다. 2세대 주자 4명 중 가장 빠르게 부이사관 반열에 올랐던 김진호 현 부산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만이 올해 2월 고위공무원 승진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아직 이들에게 승진 기회가 열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남은 3명에게 고위공무원 진출의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이 그리 커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1~3기까지 승진…승승장구 
4기 이후부터 인원 확 줄어

세대 4기부터는 ‘인재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세대 4기 중 고공단으로 승진한 인물은 김재철 서울청 조사3국장, 이판식 부산청 징세송무국장 등 2명이다. 이어 부이사관으로 고공단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백승훈 서울청 납보관 등 딱 3명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5기 중에서는 이미 고공단으로 승진한 장일현 전 부산청 성실납세지원국장(국방대 교육)에 이어 양동구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부이사관)이 고공단을 바라보고 있다. 국세청에서 고공단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부이사관으로 승진해야 하고, 또 부이사관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본청 전입’이 매우 중요하다.
 

▲ ▲ⓒ국립세무대학

‘본청에서 고생한 이들을 승진 대상자’로 볼 수 있고, 이들 중에서도 전원이 승진하는 것은 아니므로 본청 전입자가 많아야 인재풀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본청에 있는 이들 세대 5기 서기관은 강승윤 장려세제신청과장, 김길용 부동산납세과장, 장신기 대변인, 박광종 징세과장 등 단 4명뿐이다.

세대 6기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6기 중에서는 한경선 조사2과장 단 한 명만이 본청 과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부이사관 승진 재원의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6기 중에서도 김진우 송파세무서장, 최회선 서울청 조사3국1과장, 이세협 중부청 조사3국 조사관리과장 등은 지난 인사에서 본청으로 배치됐어도 무난했을 인재였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7기도 마찬가지다. 현재 본청에 근무 중인 7기는 이은규 국세청 기획조정관실 국세통계담당관 한 명이다. 장병채 양천세무서장, 김태우 인천청 조사2국장 등이 본청으로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세대 후배들의 아쉬움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9월 기준으로 살펴볼 때, 국세청 2만1000여 공무원 중 서기관의 수는 약 350명(4.5급 포함)으로 전체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진입장벽
높아졌다

이 중에서도 4급으로 승진한 세대 출신은 약 140명으로, 10명 중 4명이 세대 출신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세행정의 최고위직인 고공단으로 올라가기 위한 발판인 본청으로의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면서 세대 출신들은 ’잘해야 세무서장인가‘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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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