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박범계 법무부 장관 플랜

혹시 했더니 역시 ‘추미애 시즌2’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에 제2의 ‘추·윤 갈등’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검찰 인사’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검찰과 법무부의 대립을 넘어 청와대로도 사안이 번지는 모양새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성원 기자

2020년 내내 정치권을 달군 ‘추·윤 갈등’이 또다시 재현될 기미가 보인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파워 싸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로까지 번졌다. 추‧윤 갈등의 봉합을 위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검찰 출신 민정수석을 뽑은 청와대로선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인사 불똥
청와대로

박 장관은 지난달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이 이어온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라는 대원칙을 존중하고 가다듬겠다”면서도 “검찰총장이 실재하는 이상 당연히 인사하면서는 총장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검찰 인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전 장관은 검찰 인사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아 ‘윤석열 패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월 취임과 동시에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대학살’이라고 불릴 만큼 대대적인 인사 발표였다. 당시 검찰 인사를 두고 ‘검찰청법 제34조 1항’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검찰청법 제34조 1항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이 인사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서 검찰청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1월과 8월 추 전 장관이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들이 전부 잘려나갔고, 문정부 관련 수사를 맡은 검사들도 여럿 좌천됐다. 그 자리는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는 친정부 검사들이 차지했다. 문정부 들어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다. 

추‧윤 갈등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 인사 논란 이후 추 전 장관과 윤 총장은 사사건건 대립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총장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정지 명령 등을 진행했다. 검찰징계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 기습 단행
검찰총장·민정수석 패싱 논란

윤 총장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에서 두 차례나 그의 손을 들어주면서 추 전 장관은 물론 문 대통령까지 타격을 입었다. 1년여 동안 이어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에 국정 지지율이 하락했고 국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박 장관은 추·윤 갈등을 매듭짓고 법무부와 검찰 간 관계 재정립을 위한 일종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주리라는 기대를 받았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장관이 검찰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박 장관은 2013년 11월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중 징계를 받자, 자신을 ‘범계 아우’로 칭하며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는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기도 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

검찰 출신을 민정수석에 앉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정부는 민정수석에 학자 출신(조국), 감사원 출신(김조원, 김종호)을 발탁하는 등 검찰 출신은 배제해왔다. 신현수 민정수석은 2004년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하면서 당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문제는 훈풍이 부나 했던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 또다시 갈등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갈등의 불씨는 청와대로까지 번지고 있다. 검찰 인사 과정에서 검찰총장과 민정수석 패싱 논란이 제기된 것.

박 장관은 지난 7일 휴일인 일요일에 기습적으로 검찰 인사를 발표했다. 

갈등 봉합
물 건너가

대검검사급 검사 4명을 전보 조치한 이번 인사는 최소한도 규모로 진행됐다. 이날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심 국장의 경우 사실상 영전성 인사로 평가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정수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이 맡게 됐다. 공석이었던 대검 기조부장에는 조종태 춘천지검 검사장이, 춘천지검 검사장으로는 김지용 서울 고검 차장이 전보됐다. 법무부는 “종전 인사 기조를 유지하며 공석 충원 외 검사장급 승진 없이 전보를 최소화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의 휴일 인사 발표는 대검은 물론 윤 총장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한동훈 검사장 복귀 등을 요구했던 윤 총장의 인사 의견도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박 장관과 윤 총장의 회동이 ‘보여주기식’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과의 만남 이후 “협의가 아니라 의견 청취였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고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긴 했지만 인사제청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부분이다. 박 장관은 검찰 인사 발표 이후 “총장 입장에선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애를 썼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 수석이 검찰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와의 이견을 이유로 사의를 표하면서 청와대가 논란의 중심에 등장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7일 춘추관에서 “검찰 인사 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의 견해가 달랐다”며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민정수석께서 사표가 아니고 사의를 몇 차례 표시했고 그때마다 대통령께서 만류했다”고 전했다. 

수사권 뺏고
식물총장화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신 수석이 배제됐고, 검찰 중간간부 인사 과정에서도 그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 않아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의 발표는 이 같은 논란을 공식 확인해준 셈이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신 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의 내부 갈등설에 대해서는 부인한 상태다. 

검찰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속영장 청구가 검찰 인사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수사가 청와대 코앞까지 치고 들어오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청와대와 여권에서 친정부 검사를 요직에 배치하는 법무부안에 힘을 실었다는 것이다. 실제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여권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자체만으로도 강한 반발이 있었다. 
 

▲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 문제로 또다시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박 장관의 법무부가 ‘추미애 시즌2’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7월24일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검찰과 법무부 사이의 긴장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방안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범죄 등 6개 범죄 분야에 한정된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권을 모두 폐지한다는 게 골자다. 6개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에 넘기고 검찰은 영장청구와 기소만 담당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올해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으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할됐다. 일반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은 공수처로 넘어갔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조정된 지 한 달 만에 검찰의 수사권을 모두 폐지하겠다는 법안이 나온 것이다.

여, 검찰 해체 법안 준비 중
수사권 조정 한 달 만에 또?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난 16일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월 중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을 완성해 6월 중 입법 완료하겠다”며 구체적 시기를 언급했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에 따르면, 대검은 해체되고 검찰총장의 직위도 고등공소청장으로 격하된다. 검찰의 이름도 공소청으로 바뀐다. 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검찰 해체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되면 국민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 중대범죄수사청까지 사건 초기 단계부터 어떤 기관이 맡게 될지를 두고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비효율적인 수사 기능 중복으로 혼란과 피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은 검찰청법 제34조 1항, 검찰 인사를 단행할 때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한 법을 손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추 전 장관에 이어 박 장관 법무부에서도 검찰 인사 과정에서 윤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진 만큼 향후 이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검찰총장 힘빼기’ ‘식물총장 고착화’ 등의 지적의 목소리도 들린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대변인인 오기형 의원은 지난 1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검찰 인사를 할 때 섣불리 판단하지 않도록 숙려하고 자문을 받는 등 절차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인사권은 국민이 뽑아준 대의기구가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행사하는 것이므로, 만약 검찰총장이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민주주의 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간부도
총장 배제?

한편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법무부는 고위간부 인사 후 일주일 뒤에 중간간부 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신 수석 사의 표명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예상과 달리 중간간부 인사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윤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지면 법무부와 검찰 간의 대립각은 더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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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