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법과 불법 경계’ 교도소 수발 브로커 정체

“범털, 개털…출소 빼고 다 해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교도소 안의 소식은 좀처럼 바깥으로 나오는 법이 없다. 대중매체에서 그리는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만 할 뿐이다. 담장을 경계로 존재하는 또 하나의 사회. 다른 세상처럼 여겨지는 교도소지만 그 안에도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다. ‘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 ⓒpixabay

우리나라는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에 의거,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다. 

2019년 9월 <시사저널>이 ‘포스터데이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0.9%에 그쳤다. 국민 10명 중 7명은 ‘법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국민 70%
법 불공정

교도소는 그나마 평등의 원칙이 남아있다고 여길만한 최후의 보루였다. 범죄를 저지르면 누구나 법에 따라 선고된 형량만큼 사회와 단절된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 교도소 안에서는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 재벌·정치인 등 특권층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는 구절이 있다. 교도소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다른 재소자보다 더욱 평등하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교도소에 수감돼있다가 얼마 전 출소한 A씨는 “교도소에 무슨 평등이 있느냐”며 “(돈)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그 어떤 곳보다도 큰 게 교도소다. 제한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 차이가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현재 뇌혈관 질환으로 고생 중인 A씨는 수감 당시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보내달라고 했던 자신을 교도관들이 12시간 넘게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수감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치소에 있을 당시 외부 의료진의 진료를 받은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재소자들은 일반적으로 ‘범털’과 ‘개털’로 나뉜다. 범털은 이른바 교도소 내 금수저, 개털은 흙수저를 뜻한다. 재벌·정치인 등 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자리했던 범털들은 교도소에서도 의·식·주 등 모든 부분에서 특혜를 누린다.

2014년 유영철 성인만화 반입
2015년 전후로 크게 늘어났다

죄수복일지라도 잘 다림질된 옷을 입고, 바깥에서 공수해온 음식을 먹으며 독방을 사용하는 식이다. 2015년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털들을 위한 접견 도우미, 이른바 ‘집사 변호사’의 존재를 보도하면서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집사 변호사는 변호인의 피의자·피고인 접견 횟수에 제한이 없는 점을 이용해 교도소를 수시로 드나들며 의뢰인의 잔심부름을 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범털들은 집사 변호사를 이용해 개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자유를 누렸다.

범털과 개털로 크게 구분됐던 교도소 내 계층은 시간이 흐르면서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범털들이 돈뿐만 아니라 권력, 사회적 지위 등에서 개털들과 차이를 보였다면, 개털들 사이의 계층은 철저히 돈으로 나뉘었다.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가 형성된 것이다.
 

▲ ‘재무지(제)표 보내줄 종목’으로 일요시사가 입수한 재소자 편지 일부다.

재소자들은 영치금 범위 내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구매물 리스트’를 보고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물건 값은 영치금에서 나가는 구조다. 영치금은 액수와 관계없이 접수가 가능하지만 재소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개인당 300만원으로 한정된다. 

재소자들은 영치금을 이용해 세면도구, 화장품, 옷, 세탁용품, 신발, 과일, 채소, 식료품, 스낵, 음료수 등을 살 수 있다. ‘2021년 구매물품 코드 및 가격표’ 기준으로 고무신 3220원, 폼클렌징 3260원, 항소 이유서 360원, 참기름 2800원, 여름 이불 1만9610원 등의 가격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교도소 안에서는 영치금이 많은 재소자가 ‘왕’이다. 하지만 구매물 리스트 속 물품들로만 형성됐던 교도소 내 시장은 ‘수발업체’라는 특정 업종이 활성화되면서 확장되기 시작했다. 재소자들에게 외부 물품을 전문적으로 공급해주는 업체가 생긴 것이다.

돈에 따라
계층 구분

2014년 21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교도관의 도움을 받아 반입금지 물품인 성인 화보와 소설 등을 전달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유영철이 요구한 물품을 교도관에게 공급한 게 바로 수발업체였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던 유영철은 수발업체에 성인 화보와 일본 만화, 성인 소설을 주문하면서 특정 교도관 앞으로 보내야 한다는 주의사항까지 적었다. 당시 유영철 사건으로 수발업체의 존재도 같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수발업체가 언제 처음 생겨났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2014~2015년 사이에 크게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수발업체 관계자 B씨는 “2015년을 전후해 수발업체가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발업체와 재소자는 편지로 소통한다. 재소자가 신문 광고 등을 보고 편지를 보내면 수발업체는 카탈로그 등의 안내문을 보내준다. 안내문에는 수발업체에서 재소자 대신 해줄 수 있는 일과 가격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재소자가 그중 요구사항을 편지에 적어 보내면 수발업체가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심부름센터와 영업방식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교도소는 제한된 공간에 사람은 많은 구조이기 때문에 소문이 빠르다. 수발업체 입장에서는 1~2명의 재소자만 단골(?)로 확보해도 추가 고객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영치금 등 재소자가 가진 돈에 따라 계층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돈이 있는 재소자는 범털 부럽지 않은 수감생활이 가능하다. 

B씨는 “출소 빼고 다 된다”고 말했다. 성인 만화책·잡지 등의 서적, 커피·술 등의 외부 식료품이나 담배 같은 반입금지 물품이 수발업체를 통해 교도소로 흘러 들어가는 건 예삿일이라고 덧붙였다. 

펜팔·접견
주식·토토


재소자에게 사람을 소개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펜팔 서비스는 상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재소자는 5~10만원, 일반인은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B씨에 따르면 편지는 3회까지 보장돼있고, 그 이후에는 재소자와 상대의 의사에 따라 펜팔을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실제 접견인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와달라는 요구도 따라붙는다.
 

▲ ▲▲ 교도소에서 화폐로 통용되는 우표

수발업체는 재소자가 직접 처리할 수 없는 외부에서의 일도 맡는다. 재산을 처분해 달라거나 체포 과정에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물건을 없애 달라는 요구도 많다. 피해자가 있는 범죄일 경우 합의 문제를 의뢰하기도 한다. 재소자의 가족을 만나 말을 전달하는 일은 수발업체에서 흔하게 처리하는 업무 중 하나다.

주식 투자 및 스포츠 토토 등의 요청도 많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재소자의 편지에서 몇몇 기업의 ‘재무제표’를 요구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소자가 편지로 특정 기업에 얼마를 투자해 달라고 요구하면 수발업체에서 그대로 해주는 식이다. 스포츠 토토 역시 같은 구조로 진행된다. 

최근에 생긴 한 수발업체는 선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재소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꽃이나 가방 등의 선물을 보낼 수 있다. 해당 수발업체 관계자는 “(재소자들이) 어머니나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결제는 ‘우표’로 이뤄진다. 재소자들은 교도소 안에서 현금이나 수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표를 통해 거래한다. 이른바 교도소 안의 화폐인 셈이다. 전직 수발업체 관계자 B씨에 따르면 우표는 교도소 안에서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통용된다.


B씨는 “10명가량이 함께 지내는 방에서 방장 역할을 하는 재소자가 자신의 수발을 들어주는 재소자에게 우표로 용돈을 준다. 소지(사동 도우미)에게도 일종의 팁 형식으로 우표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표가 화폐로 통용
현금 깡 영치금으로

2021년 구매물품 코드 및 가격표에 따르면 재소자는 10원권, 100원권, 380원권, 2480원권, 2980원권, 항공서간(400원) 등의 우표를 살 수 있다. 이 중 수발업체와의 거래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게 2980원권. 교도소 밖에서는 ‘선납등기라벨’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7월 2680원에서 298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재소자는 요구사항과 함께 우표를 동봉해 수발업체로 보낸다. 일부 재소자는 우표로 현금 깡을 해 영치금으로 받기도 한다. 이때 현금 깡 시세는 원가의 약 55~60% 정도로 형성돼있다. 예를 들어 2980원권 100장(약 30만원)으로 현금 깡을 할 경우 약 18만원을 영치금 입금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수발업체는 거래를 통해 모은 우표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작업을 거친다. B씨에 따르면 명동에 우표 매입 시장이 형성돼있고, 중고나라 등에서도 선납등기라벨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사례를 간간이 찾아볼 수 있다. 우표의 양이 많을수록 수수료는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최소 1000만원 정도 돼야 환전이 가능하다”며 “억대로 넘어가면 수수료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수발업체는 2019년 11월 교도소 도서 반입이 제한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법무부는 교도소 등 교정시설 재소자가 외부로부터 도서를 반입할 때는 상담을 거쳐 허용하는 ‘수용자 우송·차입 도서 합리화 방안’을 시행했다. 그전까지는 재소자가 읽고자 하는 도서를 신청하면 우편을 통해 받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교정시설에 넣어주는 차입 방식으로 책을 반입해왔다.

“재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법무부는 “최근 5년간 금지 물품 반입 건수가 194건에 이르고, 수발업체가 부당하게 금지 물품을 보내준 사례로 고발된 건수도 8건이 되는 등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B씨는 “당시 도서 제한으로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많은 수발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도서 반입
힘겨루기?

하지만 지난해 12월 법무부는 해당 지침을 철회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권고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10월27일 인권위는 법무부의 지침을 두고 “수용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시행중지를 권고한 바 있다. 그 후로 지난해 12월7일부터 재소자 1인당 1일 5권에 한해 도서 반입이 허용됐다. 

도서 반입이 재개되면서도 문을 닫았던 수발업체들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B씨는 “당시 수발업체 관계자들이 법무부의 지침이 인권침해라는 내용의 민원을 인권위에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던 수발업체에서 늘 그랬듯 이번에도 또 다른 길을 찾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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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