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올해는 서울에 봄이 올까요”

[일요시사 정치부] 김정수 기자 =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을 사실상 주도했던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신임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남북 관계 경색과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국면에 맞춰져 단행된 인사인 만큼, 서울의 봄을 재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 왼쪽)과 신임 정의용 외교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3개 부처 장관을 전격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목이 집중된 곳은 외교부였다. 지난 2018년 서울의 봄이 무색할 정도로 남북 관계는 경색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외교 라인의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개각 단행
외교 박차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됐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 후보자를 외교·안보 최고 전문가로 소개했다.

정 수석은 “정 후보자는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했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과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후보자를 “외교·안보 현안들에 깊은 이해와 통찰이 있다”고 평가하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동맹 강화, 주요국과의 원만한 관계 조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신남방·신북방정책’은 문재인정부가 역점을 두는 사안이라며 이를 정 후보자가 확고히 정착·발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자 내정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중단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정 후보자는 외교관료 출신이다. 1946년 4월14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해 5회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 영어 토론대회에서 선발된 정 후보자는 한 미국 신문사가 주최한 세계 청소년 토론대회에 참가했다.

당시 시카고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달 정도 머무르면서 외교관의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서울의 봄부터 북미정상회담 주도 
외교관-국회의원-국가안보실장 거쳐

정 후보자는 1974년 주캐나다 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사회에 첫 발을 뗐다. 이후 외무부장관 비서관, 외무부 통상정책과장을 지나 주태국대사관 참사관,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지냈다.

그는 1993년 외무부 통상국장을 시작으로 주미 대사관 경제통상담당 공사, 주이스라엘 대사 등을 역임했다. 1998년에서 2001년까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을 수행했던 정 후보자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지냈다.

2004년에는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0번으로 당선되면서 정치 경력도 쌓았다. 정계 입문에는 정동영 의원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자가 지난 1990년 외교부 공보관으로 재직할 당시 외교부 출입기자였던 정 의원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실제로 정 후보자는 지난 2007년 정동영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여수세계박람회유치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간사장, 한미일 3국의원협의회 간사장으로도 활동했다.

정 후보자는 의원 시절 국회 내 외교통으로 통했다. 특히 미국을 여러 차례 오가며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17대 국회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포럼을 꾸려 한미 FTA 체결을 지원했다. 다만 17대 국회 마지막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전원이 불참해 한미 FTA 비준안 상임위 통과가 무산됐다.

외교관 출신
정치 경력도

정 후보자는 2008년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 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됐고, 2009~2013년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2011~2016년 한화투자증권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대선 과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단장으로 활동했다. 국민아그레망은 정 후보자 등 전직 외교관 24명으로 구성돼 문재인 후보의 외교안보 기조의 밑그림을 그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주변 4강에 특사를 파견하고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했는데, 국민아그레망을 이끈 정 후보자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정 후보자는 대선 전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를 비롯해 주한 중국 대사, 주한 일본 대사, 주한 러시아 대사 등과 접촉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는 외교안보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외교 공백을 메꿨다.

정 후보자는 20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게 됐다. 민간 출신 첫 안보실장인 만큼 이목이 집중됐다.
 

정 후보자는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기여한 공로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후보자가 대북 특사를 맡아 북한, 미국 등을 오가며 대화의 물꼬를 튼 덕분이다.

정 후보자는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지난 2018년 3월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북한은 추가 도발 중지와 북미 대화 여건 조성에 합의했다.

남북·북미 
회담 주도

정 후보자는 그해 9월 미국으로 넘어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관계 정상화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밝혔다.


이후 남북 정상회담(4월27일)과 한미정상회담(5월22일), 2차 남북 정상회담(5월26일), 북미정상회담(6월12일) 등이 개최됐다. 동시에 이뤄진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정 후보자의 기여가 단적으로 드러났다.

정 후보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주도하는 실무자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자질 면에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 북미 관계의 개선을 위해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긴밀히 조율할 수 있는 적임자로도 꼽힌다.

정 후보자 내정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지명됐다. 최근 블링컨 지명자는 기존 대북 접근법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과 그의 외교정책 라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해 온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책 기조를 바꾸겠다는 셈이다.

정 후보자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외교라인 재정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다시 움직일까

블링컨 지명자는 지난 19일 북한 비핵화에 대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높이는 데 어떤 선택지가 효과적일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지난 21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우리 외교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절차가 끝나고 임명이 된다면 문재인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정책이 결실을 맺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직후보자 지명을 겸허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우선은 국회 청문회 일정이 있기 때문에 그 일정이 무난히 끝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문 대통령의 정 후보자 지명을 ‘적시적재’라고 표현했다.

무거운 어깨
산적한 숙제

정 전 장관은 이날 “정 후보자는 지난 2018년 서울의 봄 당시 남북정상회담의 실질적인 준비를 세 번 다 했다. 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가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언급했다. 정 후보자는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체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뒷말 많은 까닭은?

문재인 대통령은 문화체육부(이하 문체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으로 각각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황희 의원과 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내정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들의 자질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양천갑 재선 의원이다.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언론 담당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민주당 홍보위원장,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다.

청와대는 황 후보자를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동하며 소통 역량을 발휘해왔다”고 소개했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도의원으로 시작한 경기 화성병 재선 의원이다. 권 후보자 역시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청와대는 권 후보자를 “중소기업 관련 현안에 이해가 깊고 중소벤처기업 지원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 등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튿날 야권에서는 이들을 두고 ‘부엉이 내각’이라고 비판했다.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가 친문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 출신인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쇄신 개각 하랬더니 보신 개각을 했다”며 “지혜의 상징인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녘에 뜬다는데, 어디서 나타난 ‘짬짜미 부엉이들’이 정권 말기에 떴다”고 말했다.

지금은 해체된 당내 친문계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까닭은 이들의 전문성에 비해 친문 인사라는 요소가 더 우위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는 해당 부처와 관련된 뚜렷한 정치 이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친문 핵심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민주당 내에서 대표적인 친노·친문 정치인이다. 그는 1997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3년부터 4년간은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황 후보자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 부본부장을 맡았으며 부엉이 모임에서는 간사였다. 부엉이 모임 해체 이후, 지난해 11월 민주정부 4기 어젠다 준비가 필요하다며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을 주도적으로 조성했다. 현재 민주주의 4.0은 민주당 최대 친문 모임으로 여겨진다.

황 후보자는 자질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가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황 후보자는 문화·체육·관광 분야보다 부동산에 전문성을 보인다.

황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도시계획 전문가다.  

그는 민주당 부동산 안정 및 서민주거복지TF 위원,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위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대부분 부동산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문체부와 관련된 경력으로는 지난 2011년 국기원 홍보마케팅위원회 위원장 활동이 전부다.

권 후보자 역시 중소·벤처기업 관련 분야에 뚜렷한 전문성과 경력을 갖고 있지 않다. 관련 분야 전문가로 보기 어렵지만 황 후보자와 비교했을 때 그나마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청와대·지방의회·국회를 두루 거친 정무 능력과 업무 돌파력을 높이 평가받는다.

권 후보자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그 뒤 동부화재에서 일하며 노동조합 운영위원을 맡기도 했다.

정계에 발을 들인 시기는 황 후보자와 비슷하다. 그는 1997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선거기획단에 합류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이었고,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민정비서관이었다.

권 후보자는 황 후보자와 달리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 2년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권 후보자 역시 부엉이 모임을 거쳐 민주주의 4.0에도 참여하고 있다.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현역 국회의원 장관은 최대 6명으로 늘어난다. 현역 의원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각각 지난해 7월과 12월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현역 의원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직 의원이다.

여당 의원들이 내각을 채우면서 문재인정부 후반기 당정 연결고리가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번 정권 후반기마다 반복된 정책 원동력 약화에 대응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의원 내각제’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도 당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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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