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부재’ 민주당 딜레마
‘소신파 부재’ 민주당 딜레마
  • 김정수 기자
  • 승인 2021.01.25 11:06
  • 호수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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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산토끼 잡아봐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년간 숱한 악재에 시달렸다. 당은 수습에 나섰지만 중도·무당층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당시 민주당 소신파 의원들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향후 이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여지를 남겨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 이른바 ‘조금박해’로 불리는 조응천·금태섭(전)·박용진·김해영(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른바 ‘조금박해’로 불리는 조응천·금태섭(전)·박용진·김해영(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17년 대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기세는 매서웠다. 지선(지방선거)과 총선(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모두 압승을 거뒀고,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다만 현재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는 평가다.

변화?

<일요시사>는 지난 1년간 4개 진영(진보·보수·중도·무당)의 민주당 지지율 변화를 살펴봤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조사해 발표한 내용이다. 분석 범위는 지난해 1월부터 이번 달까지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1년 사이 모든 진영에서 하락했다. 특히 무당층의 경우가 가장 심각했다. 무당층은 최초 32.3%의 지지율에서 16.1%로 절반가량 주저앉았다. 중도층은 41.5%에서 31.3%로, 진보층은 65.5%에서 53.5%로 하락했다. 보수층은 16.6%에서 12.3%로 소폭 감소했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무당층은 처음부터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다. 반등과 하락을 반복했다. 다만 반등폭이 하락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다. 무당층 이탈 배경은 비교적 선명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지지율은 출렁였다.

32.3%의 무당층 지지율은 지난해 1월 중순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을 시작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같은 달 말에는 민주당 2호 영입인사 원종건씨의 미투 의혹이 불거졌다. 이어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에 대한 민주당의 고발 사건이 발생했다.

반전은 있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압승, 무당층의 발길을 대거 돌려놨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하고, 더불어시민당(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소속 양정숙 의원이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의 의혹으로 제명당했다. 동시에 무당층 지지가 크게 하락했다.

무당층 지지율 1년새 반 토막
당 안팎 의혹에 발걸음 돌려

악재는 계속됐다. 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도마에 올랐고, 남북연락사무소가 폭발됐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고,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홍걸 의원은 재산 축소 신고 의혹 등으로 제명됐다.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뒤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대립에 따른 피로감까지 더해졌다. 무당층 지지는 16.1%까지 곤두박질쳤다.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재보선은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당은 그만큼 총력을 다할 모양새다. 민주당의 무당층 확보 여부에 눈길이 간다. 가장 많이 빠져나간 지지층인 만큼,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만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무당층의 발걸음을 돌릴만한 여지가 있다고 본다. 그 배경으로 20대 초선 민주당 소신파 의원들을 꼽는다.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박용진 의원, 그리고 김해영 의원으로 이른바 ‘조금박해’라 불렸다. 조금박해는 사태 수습도 수습이지만, 그보다 사건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당층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배제를 두고 갈등을 겪자 제동을 걸었다. 조 의원은 “과연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 청구를 할 만한 일인지, 또 지금이 이럴 때인지,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추 장관을 정면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이면서 추 장관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 인물은 조 의원이 처음이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논란 당시 조 전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표결에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곧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의 비난에 휩싸였다. 설상가상으로 당내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총선 이후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그가 공수처법에 대해 기권한 것을 당론 위배로 판단해서다. 금 전 의원은 결국 지난해 10월 “더 이상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을 나왔다.

일 터질 때마다 앞장선 그들
무당층 흡수 견인 입지는 줄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두고 소신 발언을 내놨다. 박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라며 “국민의 역린이어서 예민하게 다뤄져야 하고 낮은 자세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를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이 갖는 허탈함에 대해서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해영 전 의원은 원종건씨 미투 의혹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의원은 스타성 인재 영입이 아닌 내부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김 전 의원은 “정당의 인재 영입은 그 정당의 지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필요하다”면서도 “선거 국면에서 영입 인재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공천에서 혜택을 받을 경우, 당내에서 열심히 준비하는 이들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금박해는 21대 국회에서 ‘조박’이 됐다. 국회에 남은 인물은 조 의원과 박 의원뿐이다. 금 전 의원은 탈당해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고, 김 전 의원은 낙선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재 국회에서 이들과 같은 소신파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한다.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 가운데 조금박해처럼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조박’

정치권 관계자는 “소신파가 부재한다고 해서 중도·무당층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소신파가 있다고 해서 꼭 중도·무당층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소신파는)중도·무당층의 지지를 견인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당에서도 이들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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