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력서> (51·52) 오징어젓, 조개젓

제일 익숙한 젓갈

오이, 쑥갓, 가지… 소박한 우리네 밥상의 주인공이자 <식재료 이력서>의 주역들이다. 심심한 맛에 투박한 외모를 가진 이들에게 무슨 이력이 있다는 것일까. 여러 방면의 책을 집필하고 칼럼을 기고해 온 황천우 작가의 남다른 호기심으로 탄생한 작품 <식재료 이력서>엔 ‘사람들이 식품을 그저 맛으로만 먹게 하지 말고 각 식품들의 이면을 들춰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름 의미를 주자’는 작가의 발상이 담겨있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인해 인간이 식품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오징어 ⓒpixabay

오징어젓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의 일이다.

당시 중앙당 사무처 조직 파트에 근무하면서 강원도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강릉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이 내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한 겨울에 아내와 나를 초청했다. 

주말을 맞아 강릉에 방문, 토요일 저녁에 각종 회를 안주로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채 잠이 가시지 않은 상태인 나를 찾아 그 사람이 숙소로 방문했다. 

그 사람은 전날 마신 술의 숙취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구실로 나와 아내를 이끌고 해장국집이 아닌 자신의 단골집이라는 아담한 횟집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주인이 갓 잡은 오징어를 잘게 썰어 들고 왔다.

의아한 시선으로 그 사람을 주시하자 숙취 해소에 오징어 회만큼 좋은 게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역시 의아한 생각으로 잘게 썰어놓은 오징어 회를 먹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의 이야기, 즉 숙취 해소에 그만이라는 이야기를 실감하게 됐다. 

쫄깃쫄깃한 식감에 입맛이 돌았던 것은 물론이고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머릿속이 그야말로 환하게 맑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 상태에 이르자 한잔 하지 않을 수 없어 해장으로 소주 두병을 마셨던 기억이 새롭다.

오징어.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따르면 오징어는 물 위에 떠 있다가 까마귀가 오징어를 죽은 고기인 줄 알고 물 위에 내려 앉아 쪼아대면 긴 다리로 까마귀를 감아 안고 물 속으로 들어가 잡아먹었다고 해서, ‘까마귀를 잡아먹는 도적’이라 해서 오적어(烏賊魚)라 했다 한다. 

이 오적어가 물고기를 뜻하는 ‘즉(鯽)’ 자를 사용해 오즉어(烏鯽魚)로 불리기도 하다가 결국 오징어로 정착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징어는 한자로 표기돼있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시절의 경험을 되새기며 오징어를 혼탁하다, 더럽다의 의미를 지닌 ‘汚’(오)자와 그를 징계한다는 의미를 지닌 ‘懲’(징)자를 사용해 오징어를 汚懲魚로 부르곤 한다.

이 새로운 한자어엔 몸에 남아 있는 노폐물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하튼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오징어를 생각하면 곧바로 타우린이 떠오른다.

타우린(taurine)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쓸개즙 분비를 촉진해 간의 해독력을 강화하고 피로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에너지 강화 드링크에 타우린이 들어가는 것이다. 또한 오징어는 노화 지연과 성인병 예방 등 여러 효능을 지니고 있다.

숙취해소에 탁월한 타우린 듬뿍
“조개는 죽어서 진주를 남긴다”

이제 정약전의 동생인 정약용의 오징어 노래(‘烏鰂魚行’, 오적어행)를 감상해보자. 

「오징어가 물가를 지나다 문득 백로의 자태를 마주했는데 하얗기로는 한 조각 눈이고 빛나기로는 잔잔한 물과 같네. 머리 들어 백로에 이르기를 네 뜻 나는 모르겠네. 기왕 고기 잡아 먹으려면 무슨 이유로 청결한 척 하나. 내 배에는 항상 먹물 한 주머니 있어 한번 토해내면 주변 모두 검기에 고기들 눈 흐려져 지척 분간 못하고 꼬리 흔들며 가려해도 남북 구분 못하지. 내가 입 벌리고 삼켜도 고기들은 알지 못해 내 배 항상 부르고 고기는 늘 속는다네. 네 깃 너무 깨끗하고 털도 너무 기이하여 위 아래 모두 흰옷인데 누가 의심 안 하나. 가는 곳마다 옥 같은 얼굴 물에 먼저 비추니, 고기 모두 먼 곳서 바라보고 피해가니, 자네 종일 서서 무엇을 기대하겠느냐. 네 다리만 시근거리고 속 항상 주리지. 까마귀 찾아가 그 깃 빌어 입고 본색 감추고 편리하게 살아가게. 그러면 산더미만큼 고기 잡아 암컷과 새끼들 먹일 수 있겠네. 백로가 오징어에게 이르기를 네 말 역시 일리 있지만 하늘이 이미 결백함 주었고 내 스스로 보아도 더러움 없는데 어찌 조그마한 밥통 하나 채우자고 얼굴과 모양 그렇게 바꾸겠나. 고기 오면 먹고 가면 쫓지 않지. 꼿꼿이 서서 천명에 따를 뿐이네. 오징어가 먹물을 뽑고 또 화를 내며 멍청하다 너 백로 마땅히 굶어 죽으리.」
 

▲ 조개젓 ⓒpixabya

조개젓

중국 전한 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편집한 책인 <전국책>의 ‘연책’(燕策, 연나라의 계책)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역수(易水) 가에 조개가 나와 있을 때 마침 황새가 조개의 속살을 쪼자, 조개가 껍질을 오무려서 황새의 부리를 꼭 끼워 버렸다.

황새가 말하기를 “오늘도 비가 오지 않고 내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죽은 조개가 있게 될 것”이라고 하자, 조개가 말하기를 “오늘도 못 나가고 내일도 못 나가면 죽은 황새가 있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서로 놓아주지 않았다.

끝내는 어부가 와서 둘을 다 잡아갔다. 

이 과정에서 두 개의 고사성어가 생겨난다.

조개와 황새의 어리석은 싸움을 빗댄 방휼지쟁(蚌鷸之爭)과 그 둘 간의 싸움으로 이득을 보는 어부라는 의미에서 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고사성어다. 

한 건으로 인해 두 개의 고사성어를 만들어낸 조개의 한자명도 독특하다.

조개를 지칭해 蚌(방) 혹은 蛤(합)이라 하는데 이 두 자를 합해 방합(蚌蛤)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여기서 조개를 의미하는 貝(패)는 조갯살이 아닌 조개껍질을 지칭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황새는 왜 죽음도 불사하고 조갯살을 쪼았을까하는 의문이 발생한다.

혹시 조갯살 속에 숨어 있던 진주가 탐나 그런 건 아니었나하는 의심 역시 일어난다.

이와 관련해 조개와 진주 이야기도 해야겠다. 

조갯살 속에 모래나 뼈 등 단단한 이물질이 들어가면 조개는 이를 빼려 노력하지만 이물질은 결국 살 속에 박히게 된다.

조개는 이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 생각해 자신을 보호하겠다는 차원에서 자기 몸에서 나오는 분비액으로 이물질을 지속해 감싸게 된다.

이에 따라 이물질이 점점 더 커지게 되고 후일 그 물체가 진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조개는 진주로 인해 생명을 빼앗기지만 진주를 남기게 된다.

필자는 그런 조개를 위해 인사유명 호사유피(人死留名 虎死留皮,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처럼 방사유주(蚌死留珠, 조개는 죽어서 진주를 남긴다)라는 말을 만들어주고 싶다.

여하튼 조개와 진주에 관련된 기록들을 살펴보자.

중국 남북조 시대 진(晉)나라 사람인 좌사(左思)의 오도부(吳都賦)에 실려 있는 한 대목을 인용한다.

蚌蛤珠胎(방합주태)
조개가 진주를 잉태하는데
與月虧全(여월휴전)
달과 함께 찼다 줄었다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유의 작품을 보면 조개와 진주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英英珠一顆(영영주일과)
찬란하게 빛나는 진주 한 알
出自蚌胎中(출자방태중)
조개 뱃속에서 만들어지네

조개는 우리민족과 선사시대부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패(貝) 즉 패총(貝塚)과 관련해서다.

한반도 여기저기서 발견된 선사시대의 패총을 살피면 조개와 우리 민족 간 관계는 그 뿌리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조개로 젓갈을 담갔을까.

서긍의 <고려도경>에 실려 있는 ‘고려 사람들은 조개류를 가지고 젓갈을 담가 귀천 없이 먹는다’는 기록을 살피면 조개젓의 역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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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