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BTJ 열방센터 수장 최바울 인터콥 대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1.18 11:53:14
  • 호수 1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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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음모론 설교하다니…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종교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또 발생했다. 경남 진주시에 위치한 미등록 종교시설인 국제기도원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된 것. 대면 예배 논란을 빚은 BTJ 열방센터의 수장격인 최바울 인터콥 대표가 ‘백신 음모론’을 주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 BTJ열방센터 수장격인 최바울 인터콥 대표 ⓒ유튜브

코로나19 집단발병이 확인된 경북 상주시 BTJ 열방센터 관련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열방센터 측이 제출한 출입명부에 등록된 방문자는 2996명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당국이 역학조사로 확인한 17명을 포함하면 총 3013명이 된다. 이는 직전에 파악한 2837명보다 176명 늘어난 수치다. 

젊은층
집중 공략

당국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연락처를 비교하며 계속 확인 작업을 하고있는 만큼,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BTJ열방센터는 개신교 선교단체 인터콥(InterCP International)이 운영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터콥을 이끄는 최바울 대표가 조명되고 있다. 최 대표의 선교 방식은 보수 개신교계조차 신기하게 생각할 정도로 과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2012년 문을 연 상주 BTJ 열방센터와 서울 용산구 효창동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KUIS) 등에서 세대주의·시한부 종말론과 배타적 선교관을 주입하는 선교사를 집중 양성해왔다. 특히 신천지처럼 젊은층을 공략해 열성적으로 헌신하는 인력 양산에 온 신경을 다 썼다.


그는 지난 2004년 3000명이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을 행진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2006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 대행진을 개최하려다 현지에서 강제 추방됐다.

이듬해엔 인터콥이 주선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분당 샘물교회 신자 23명이 납치됐다가 일부가 피살되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지 선교사들마저도 최 대표의 공격적인 사역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지인은 물론 현지 문화와 접맥을 시도하며 오랜 세월 공 들여온 기존 선교사들의 사역을 무시하고 ‘땅 밟기’ 형식의 선교 행사를 진행하며 마찰을 빚었다.

이로 인해 기존 선교사들의 비자 발급이 더욱 어려워지자, 선교를 총지휘하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조차 2011년부터 2년 동안 신학지도위원회를 꾸려 인터콥의 선교 방식을 지도하기도 했다.

기존 선교사들과 마찰 빚어
강압적 선교방식 우려 낳아

논란이 일자 최 대표는 2011년 3월 사과문을 발표하며 “인터콥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를 비롯해 존경하는 교계 지도자와 신학자들로부터 지도와 재교육을 받아 건강한 선교단체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콥의 공격적인 선교 방식은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인터콥은 2014년 인도의 불교사원에 들어가 찬양하며 기도를 해 국제적인 물의를 빚었다. 2017년 파키스탄에서 살해당한 중국인 선교사들의 소속 단체도 인터콥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2018년 다시 신학지도위원회를 구성해 인터콥에 대한 신학 지도에 나서는가 하면, 2년간 인터콥의 회원권을 정지했다.


한국 개신교의 주요 교단도 인터콥 선교회의 선교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이 인터콥 선교회와의 교류 자체를 금지했고, 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과 성결교단은 총회에서 인터콥을 예의 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궁지에 몰린 최 대표를 살려준 것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회장을 지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였다. 한기총을 대체해 개신교 중도·보수 연합단체로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을 맡은 뒤 주요 교단이 탈퇴하면서 한기총이 위기에 몰렸다. 이후 한기총이 인터콥을 회원 교단으로 받아주면서 공생관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 폐쇄명령 조치가 떨어진 상주 BTJ열방센터

한기총 내 원칙에 따라 최 대표도 한기총 공동대표가 됐다. 

그가 지난해 강연에서 한 말은 논란이 됐다. 최 대표는 강연에서 “2015년 3월 빌게이츠와 그 재단이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발표했어요.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건 핵폭탄이 아니고 코로나 바이러스다. (백신으로)DNA를 바꿔서 절대 복종, 공포 없고, 두려움도 없고…. 이 백신을 맞으면 세계가 뭐가 돼? 그들의 노예가 된다”고 말했다.

또 최 대표는 지난해 7월 광명의 한 교회에서 ‘사람의 미혹’이라는 주제로 설교할 때 빌 게이츠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기술 부자들이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교육과 사회 체계를 변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 맞으면
노예 된다”

그는 “이들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 내용을 기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이 인간의 미래이고 세계에 낙원을 가져오며, 기술이 기독교 신앙을 소멸한다는 것이다. 여호와 신을 퇴출하고 우리가 왕이라고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어를 하나로 통합하려다 실패한 ‘바벨탑’ 사건을 예로 들기도 했다. 세계 기술 회사들이 세계 통합을 시도한다면서 “극히 종말적이고 적그리스도적인, 하나님에 대한 저항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테크노 자이언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8월 서천 한 교회에서 ‘시대의 표적을 분별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같은 내용을 또 전파했다. 지난해 빌 게이츠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방역을 칭찬하는 등, 세계가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띄운 것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한국은 빌 게이츠의 꼬붕(부하) 국가로 전락했다. 한국이 (방역을)제일 잘한다면서 돈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백신과 달리, 빌 게이츠 얘네가 투자해서 만든 건 DNA 백신이다. 그걸 맞으면 DNA 조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든다. 절대 복종하는 노예로 만든다. 또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도 다 없어져 버린다. DNA로 우리를 조종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빌 게이츠가 엄청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려고)고집을 부린다. 루시퍼 신, 태양신 루시퍼가 이집트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노예로 삼았다. 모세가 해방시켜서 끝났지만, 그들의 목적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독교 선교단체인 BTJ 열방센터의 역학조사 방해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주도자를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2일 “보건당국의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계획”이라며 “불법행위를 지시·주도한 자도 명확히 밝혀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BTJ열방센터 관계자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근 BTJ 열방센터 방문자 중 일부가 보건당국의 연락을 받지 않거나 방문 사실을 부인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역학조사
방해 의혹

국수본은 “보건당국의 연락이 닿지 않은 BTJ열방센터 방문자에 대해 전국 경찰 관서 신속대응팀(총 8602명)을 투입해 철저하게 소재 확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BTJ열방센터가)역학조사 방해, 격리조치 위반, 진단검사 방해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행위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보고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음모론 때문에 BTJ열방센터 모임 참가자와 방문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꺼리고 방역당국을 불신할 수도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경북 상주 BTJ 열방센터(인터콥 운영)에 구상금을 청구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날 오전 자료를 통해 “국가의 행정명령 위반, 역학조사 거부 및 방역방해 행위 등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의 진료비에 대해 부당이득금 환수 또는 구상금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교계에 따르면 1983년 설립된 인터콥은 초교파적 해외 선교 기관을 표방한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서 기독교 복음이 도달하지 않은 ‘미전도종족’ 지역의 개척선교를 수행하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단체는 목회자는 물론 해외 선교에 관심이 큰 일반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해외 선교 교육을 하고 현지에 파송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콥에는 의료, 긴급구호, 교육, 찬양예배, IT, 미디어 영상 등 전문 영역에 종사하는 신도들이 선교사로 훈련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단체는 2020년 기준 파송 선교사 수가 1400여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TJ열방센터는 인터콥의 선교 훈련 본거지 역할을 한다. 정기적으로 전국에서 모인 신도들이 집회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BTJ는 ‘Back To Jerusalem’(백 투 예루살렘) ‘Back to Jesus’(백 투 지저스)의 약자로 알려져 있다. BTJ열방센터는 경상북도 상주시 화서면 상용리 봉황산 자락에 있는 대형 기도원으로, 개신교 선교단체 인터콥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만희를 중심으로 한 신천지와 달리, 인터콥은 평신도 전문인 단체로 소개하고 있다. 평신도들이 인터콥 수련회에 참가해 BTJ열방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 활동한다는 것이다. 한때 인터콥은 이슬람권 국가와 공산권 국가에 선교사를 파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프칸 납치사건 연루
이슬람 국가에 파견도

특히 2007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분당 샘물교회 납치 사건 당시, 인터콥 선교사들이 가이드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개신교계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따르면 인터콥은 214개 이상의 전국 중·고등학교에 UBTJ(U=Youth, BTJ=Back To Jerusalem) 모임을 결성해 청소년들 속에 침투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인터콥은 ‘청소년 비전스쿨’이란 명목으로 보호자 동의서를 포함한 신청서를 받는다.
 

▲ 상주 BTJ열방센터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 학년, 출석 교회,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인터콥 참여 여부를 기재하도록 돼있다.

이인규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 대표는 기독교 인터넷 매체인 <당당뉴스>에 기고한 ‘인터콥을 조심하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전스쿨에 참가한 청년들이 교회와 직장을 그만두고 인터콥의 선교사로 나가려 하는 문제 때문에 미주의 목회자들이 인터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터콥의 문제점이 처음으로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인터콥은 마태복음 24장 14절을 근거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증거되는 것을 예수님 재림의 절대 조건’으로 여기고 가르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신천지에 대한 현장 취재를 15년 가까이 해온 변상욱 앵커도 지난 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BTJ 열방센터와 인터콥에 대해 “정통 개신교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방역 협조 요구를 위해 센터를 방문했다. 그런데 그날은 폐쇄명령을 발동하려고 방문하니 평소에 보지 못했던 신원미상의 건장한 청년들이 정문부터 강하게 막았고 몸싸움이 크게 일어났다. 봉사하는 열방센터 관계자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검사를 계속 피하는 이유에 대해 강 시장은 “그들의 속내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곳을 이끄는 지도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라든지 이런 교육이, 여기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나 출입자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실체
감추려고?

이어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은데 지난해 거기 대표라는 분이 각론을 하면서 요새 시중에 많이 떠돌고 있지 않나. 코로나 음모론, 백신을 맞으면 노예가 된다 등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백신을 맞지 말라는 등 코로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전국에 지부가 한 60여개, 해외 지부도 60여개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이게 교육받은 사람들이 전부 나와서 검사를 받고 하면 그들 조직 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거기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 명단 제출 등의 협조요청을 하면 늘 회사에서 회사 대표자에게 결제를 받고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만희 방역방해 무죄, 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횡령과 업무방해 등 다른 혐의 일부는 유죄로 판단해 이 총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13일 이 사건 선고공판에서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시설현황과 교인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라고 볼 수 없다”며 “역학조사 자체라기보다는 자료수집단계에 해당하는 것을 두고, 일부 자료를 누락했다고 해서 방역활동 방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총회장이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2월 대구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코로나19 1차 대유행과 관련해 법원이 이 총회장의 방역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번 판결이 이와 유사한 역학조사 방해 사건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역학조사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에 의한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 발생 규모, 감염원 추적, 이상 반응 원인 규명 등에 대한 활동으로, 환자의 인적사항, 발병일과 장소, 감염원인 등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제출을 요구한 모든 시설과 명단은 법이 정한 역학조사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는 법정형이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로, 검찰이 이 총회장에 대해 제기한 여러 혐의 중 형량은 가장 낮다.

그러나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근원으로 지목된 신천지에 대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활동을 조직적·계획적으로 방해했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해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 기소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은 크게 주목받았다.

이번 판결은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난해 2월 18일 이후 330일 만에 내려졌다. 

한편 법원은 이 총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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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