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법안 빛과 그림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1.18 11:01:47
  • 호수 1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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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끌기’ 이름만 붙여놓고 나몰라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사람의 이름을 딴 법안은 홍보효과가 크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과거 김영란법, 조두순법, 태완이법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네이밍 법안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네이밍 법안을 두고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국회 본회의 통과한 이른바 정인이법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여야가 본회의를 열고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 일명 ‘정인이법’을 처리했다. 피해자 정인양의 이름을 붙인 네이밍 법안이다. 9개 법안을 병합 심사한 아동학대범죄처벌법 개정안은 아동학대 신고 즉시 수사 및 조사 착수를 의무화했다. 

‘정인이법’ 통과

해당 법안에는 경찰이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현장조사를 위해 출입할 수 있는 장소를 확대했으며, 아동학대 제지 등 응급조치 시 가해자의 주거지나 자동차에 출입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가해자와 피해 아동은 분리해 조사하도록 했고, 경찰관과 전담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벌금형 상한은 1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였다.

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자 국회가 부랴부랴 정인이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지금껏 아동 학대 관련 법안 수십여건을 뭉개고 있다가 “이제야 뒷북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예산 증가, 인력 확충 등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처벌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본 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네이밍(Naming)은 ‘이름 짓기, 이름 붙이다’라는 의미의 단어로, 새로운 상품이나 회사, 그룹 등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나름의 명칭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법에도 ‘네이밍 법안’이라고 해서 특정인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내용을 알리고 법안 발의자의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어 의원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주로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네이밍 법안을 많이 쓰곤 한다. 딱딱해 보이는 긴 법안명보다는 사람의 이름을 붙임으로써 간결하고 기억하기 쉽다. 네이밍 법안은 보통 4가지의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처벌 대상자의 이름, 사건 피해자의 이름, 법안 추진자의 이름, 쟁점이 된 사람의 이름 등이다.

과거에도 이처럼 특정인물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은 많았다. 해인이법, 윤창호법, 김용균법, 태호·유찬이법 등 사람의 실명을 사용해 오랫동안 국민들의 뇌리에 박혔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식이법, 하준이법, 김용균법, 윤창호법, 구하라법 등의 네이밍 법안들이 대거 발의됐다. 

조두순법의 정식 명칭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다. 이는 성범죄자가 음주 등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특별법이다.

핵심 쏙 빠진 반쪽짜리 입법 논란
피해자 가족들 고통 가중시키기도

조두순법은 2008년 경기도 안산에서 성범죄 전과 14범 조두순이 등교하던 초등학생 나영이를 성폭행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법원이 조두순에게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이유로 형량을 낮춰 징역 12년을 선고하면서 분노가 일었고, 관련법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여론에 휩쓸려 충분한 논의 없이 법이 제정되거나, 정치인들이 인지도 제고를 위해 법안 발의 자체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은 네이밍 법안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9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에 부딪혀 사망한 김민식군 사고를 계기로 제정된 이 법안은 과잉 처벌 논란을 낳기도 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식이법이 발의됐을 때 법조계에서는 과중한 처벌과 위헌 소지 등 우려가 컸지만, 일부 국민들이 반대하는 국회의원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비난 여론이 입법을 부추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의 관심이 식으면 흐지부지되거나 핵심이 빠진 ’반쪽짜리 입법‘이 되는 경우도 많다.
 

▲ ⓒpixabay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운송설비 점검 중 사고로 숨진 뒤 등장한 김용균법이 그렇다. 1년간 논의 끝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즉 김용균법이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됐으나 정작 김씨의 업무는 도급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가수 구하라의 죽음 이후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상속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도 논의됐지만, 지난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다소 생소한 내용이라도 법안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법안과 사건 관계자가 긴밀히 연관돼있다 보니 해당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법안에 대한 호응이 높은 만큼 오히려 의원들의 법안 발의를 독려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들 반응이 좋으면 국회의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법안 발의를 하기 때문이다. 또 길고 어려운 법안보다는 사람들의 뇌리에 쉽게 부르기 편한 이름을(법안에) 붙이면 쉽게 각인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비친다. 

장단점 뚜렷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네이밍 법안은 해당 사안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이점이 있고, 정치인에게는 자신의 인지도를 함께 올리는 효과까지 있다”며 “본질보다 상징에 치우치는 부작용도 있다. 특히 피해자의 이름을 붙일 때는 유가족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 등 영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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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