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들의 적 ‘김치녀·보슬녀·된장녀’ 감별법

“한국여성 만날 땐 산부인과 검진기록부터…”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온라인상에서 허영과 사치에 물든 한국여성을 지칭하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능력은 없으면서 남성에 기대려고만 하는 한국여성들을 비꼬아 지칭하는 언어인데, 같은 의미를 두고 있지만 입맛에 따라 ‘김치녀·된장녀·보슬녀’로 비하해 부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마치 ‘꽃뱀’처럼 취급당하고 있으며 이들을 감별하고자 하는 수많은 남성들이 ‘한국여성혐오카페’를 만들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의 경험담과 험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생일인데 애인한테 명품백 하나 못 사준다는 게 말이 돼? 전에도 그림 사준다 해놓고 안 사주고. 됐다. 돈 없는 남자랑 굳이 만나기 싫다. 능력도 없으면서 다른데 가서 뭐 사준다 소리나 하고 다니지 마라. 거지같은 게…. 애인한테 비싼 선물 부담된다고 하는 남자도 다 있나? 나한테 한 달에 300만원 이상씩 쓰는 남자들 길에 널리고 널렸으니까 저리 꺼져라.”

애인은 돈 또는 호구?

유머게시판에 올라온 카카오톡(모바일메신저)캡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한 여성이 5년 넘게 알고 만나온 남성에게 비싼 생일선물을 요구했지만 거액이 부담된 남성에게 요구를 거절당하자 막말을 퍼부었던 사례다. 이 같은 사례는 온라인에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는데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국산자가용은 폼이 안 나서 같이 못타고 다니겠다는 여성을 시작으로 처음만난 소개팅 자리에서 1인당 30만원을 훌쩍 넘기는 코스요리를 선택하는 등 허영과 자만심에 빠진 한국여성들이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몇 년 전 한 여대생이 쇼프로그램에 출연해 키 180cm를 넘지 않는 남자는 루저(loser)라며 비아냥대 한동안 남성들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이후 당사자와 방송 관계자는 재미를 돋우기 위한 방송 콘셉트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차는 떠나버린 후였다.

결혼적령기인 대한민국 평범한 여대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게시판에 자신의 배우자 조건을 차례대로 나열했다. 내용에는 외모부터 경제적 능력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저는 된장녀도 사치녀도 아닙니다. 극히 평범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결혼적령기의 한 여성으로서 저의 배우자를 찾습니다. 나이는 33살 이하면 적당하고, 키와 몸무게는 180cm에 75kg 정도면 괜찮습니다. 서울시내에 24평 이상 아파트 소유해야 하고 승용차는 SM7 이상이면 좋겠습니다. 물론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것은 안 되고요. 연봉 7000만원 이상 남성을 찾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키 168cm에 몸무게 47kg이고 유치원 교사며, 탤런트 조여정과 비슷한 인상입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남성분들은 결혼 생각 함부로 안 하셨으면 합니다.”    


또 다른 사례자는 한 유머게시판에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성에게 바가지 씌울 뻔 했던 사례를 게재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다가 여성의 연고가 있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 여성은 남성이 화장실을 간 사이 코스요리를 주문했고 음식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계속 의심스러웠던 남성은 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계산서를 확인한 후 깜짝 놀랐다. 그들이 먹은 음식은 1인당 30만원짜리 A급 코스요리였던 것. 데이트 상대가 작정하고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고 생각이 들 쯤 바가지의 소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실제로 이런 사건들이 비일비재해 전국에 있는 한국남성들을 긴장하게 하기도 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바(Bar)나 레스토랑,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성들이 업주와 미리 짜고 순진한 남성들을 꼬드겨 바가지를 씌운 사건들이 있었다. 그들은 소위 ‘꽃뱀’과 같은 행동을 일삼았는데, 남성과 식사를 한 후 계산서만 남기고 자리를 뜨는 것이다. 이후 연락은 절대 받지 않거나 휴대폰 번호를 바꾸는 등의 수법을 쓰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업주들이 챙긴 하루 매출만 해도 300만원이 넘었다. 

보슬녀·된장녀들의 만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기 힘들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여대생들은 대출금을 대신 갚아줄 남성을 찾고 있다고 당당하게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며, 교통사고를 낸 후 보험금을 지불할 능력이 되지 않아 피해남성과 하룻밤 잠자리로 합의를 본 여성도 있었다.

한국여자 혐오카페에 한국녀 비하하는 수식어 생기기도
보슬녀, 원하는 것 못 받으면 인격모독에 이별통보까지

이와 같은 사례들을 한데 모아 개념 없는 일부 한국여성들을 고발한 사이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이트에 게재된 게시물에는 물질만능주의로 전락한 한국여성들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더불어 보슬녀·된장녀·김치녀들을 감별할 수 있는 감별법에 관한 글도 목격됐다.

“국산차나 경유차 몰고 다니는 남자 밥맛이다” “돈 잘 버는 운동선수와 결혼하고 싶다” “대학교 청소부 아주머니가 능력 없어서 청소나 하는 주제에 감히 내게 반항 한다” 등의 글은 애교스러운 정도다.

“군대는 그냥 총싸움하러 가는 곳 아닌가. 그깟 2년 바람 쐬고 오는 주제에 출산의 고통을 알기나 하나?”면서 일반남성의 국방의무를 비하한 반면 “국위선양하는 한류스타들은 군 면제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의견을 달리했다.


이에 격분한 한국남성들은 더 이상 보슬녀들에게 당하지 말자는 의지를 담아 ‘보슬녀 감별법’을 소개했다. 이중엔 한국여성을 싸잡아 ‘김치녀’라고 욕하는 등 원색적인 여성 비하는 물론 ‘산부인과 검진기록, 재무상태 등부터 꼼꼼히 살펴보라’는 등의 팁(?)도 올라왔다. 

감별법 게시자인 아이디 adonis***는 “그들은 대부분 능력도 안 되면서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위의 잘나가는 남성들 이야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명품의류나 잡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가격까지 줄줄 왼다. 덧붙여 자신이 볼 게 있다면서 명품관에 데려가거나 백화점 명품매장으로 남성을 끌고 가 ‘이쁘지?’라고 되묻곤 한다. 첫 만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짜고짜 자동차 종류에 대해 묻는 것은 기본이고 더치페이를 하자고 제안하면 후일 ‘비매너’라는 등의 문자가 온다. 계속 울적해있다 뭐든 사주면 얼굴이 활짝 피는 경우가 허다하며 ‘여자는 시집 잘 가야지 팔자 핀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 거의 90% 이상 보슬녀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사회에서 보슬녀·된장녀 등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불평등한 남녀 성비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외모지상주의와 학벌지상주의 사회풍토로 인해 남자 잘 만나 신분상승의 기회를 노리려는 여성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백마 탄 왕자는 없다

그러나 이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반박한다. 그들은 “한국남성들의 외모지상주의가 여성에게 간접적으로 성형을 권유하게 된 꼴이다. 솔직히 한국남성들은 어리고 몸매 좋은 여성만 보면 침을 흘리면서 명품백, 자동차 등 돈을 퍼다 주지 않은가. 그들의 만행이 한국여성들을 도리어 이렇게 만들었다”며 한국여성 비하글에 강력히 반발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 경기침체에 따라 과소비의 상징인 된장녀의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간장녀의 시대가 도래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한국여성들도 보다 자기계발에 힘써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남성에게 기대는 구시대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된다고 본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약 신데렐라를 꿈꾸는 한국남성들도 급증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상호 간에 적절한 이해관계를 유지하고 상대에게 무조건적으로 기대는 생각만 버린다면 한국남녀의 갈등의 골은 점점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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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