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코로나 특수업 열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1.11 10:10:28
  • 호수 13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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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하기 딱 좋은 날이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섰다.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비상이 걸린 것. 하지만 일부 업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업종의 인기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를 버텨 온 자영업자들에게 이번 겨울은 더 춥게만 느껴진다. 코로나19에 의한 영업제한,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업종에 대해 살펴봤다. 

호황

▲병원 = 코로나19 때문에 재택 근무자와 ‘집콕족’이 늘면서 성형외과와 치과가 호황이다. 성형 의료관광 중국인들이 사라졌지만 성형외과는 오히려 더 붐비는 상황이다. 회복 기간 출퇴근으로 고민하던 국내 고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 환자가 늘면서 지난해 1∼10월 신경정신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고,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안정적 매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성형외과, 안과, 신경정신과는 2020년 들어 매월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반면 이비인후과(-11%), 소아청소년과(-10%), 종합병원(-6%), 한의원(-2%) 등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


한 성형 커뮤니티에도 “날도 춥고 집에만 있으려니 성형하려 한다” “재택근무라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얼굴 지방 흡입 알아보는 중” 등 성형수술 상담 글이 다수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활동이 줄어 성형 등 수술하기에 적기라는 생각과 함께 박탈된 사회생활에 대한 보상 심리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원 = 코로나19로 학원업계는 울상이지만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은 때아닌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거리두기로 다른 활동을 하기도 어렵고, 여러 분야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도입되면서 차량 이용 필요성도 생겨 그동안 미뤄왔던 운전면허를 따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신규 면허 취득자는 72만6355명이다. 2019년(66만606명), 2018년(60만1597명), 2017년(60만2명) 등 직전 3년 통계에 견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2’ 보고서는 지난해 1~10월 자동차운전학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무술도장학원 매출이 24% 줄고, 예체능 계열 학원이 11%, 외국어학원이 10% 감소하는 등 대부분 교육 업종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배달 일을 하기 위한 ‘생계형’ 면허를 따려는 이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지난해 원동기 장치 자전거와 2종 소형을 합친 이륜차 면허시험 응시는 13만9344건으로 2019년(11만9772건) 대비 16.3% 증가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기존 일자리를 잃고 배달 일을 시작하거나 식당을 운영하는 분이 직접 배달하기 위해 이륜차 면허를 취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파 많은 식당 대신 도시락
PC방 줄폐업으로 중고PC 호황 

▲도시락업체 = 거리두기 강화로 호황을 누리는 곳 중에는 도시락 배달 업체도 있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장인들의 점심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시락 업체는 코로나19 속 반짝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식당에서 4인까지 식사가 가능하지만,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한 도시락 업체는 코로나 특수로 1년 전보다 매출이 20% 이상 올랐다. 식당에서 다닥다닥 붙어 밥을 먹는 게 불안한 회사원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달 에 눈에 띄는 신장세를 나타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12월8일부터 27일까지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고, 수도권 지역만 집계할 경우 28.2% 급증했다. 이마트24에서는 올해 도시락 매출이 10.7% 증가했다.

이 같은 사회적 현상은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혜를 입은 온라인·배달 산업의 성장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일상 소비 형태로 자리 잡은 언택트 소비 경향은 사회 여러방면에서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상가 = 용산 전자상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PC방들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C방이 포함된 관광·여가·오락 업종은 2020년 1분기 1714개에서 2분기 1만454개로 감소해 폐업률이 10.8%에 달했다. PC방에서 대거 매물로 나온 중고 PC들은 이곳에서 부품별로 재조립되는 등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노트북이 코로나19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재택근무와 가정 학습을 위한 노트북 수요가 커지면서 올해 글로벌 노트북 시장은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도 향후 2년간 이어질 노트북 코로나 특수를 노려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노트북 시장은 지난해 대비 9% 성장하며 지난 2011년 이후 사상 최대치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노트북은 총 1억7300만대 수준으로, 판매액은 1320억달러(약 144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우 = 횡성한우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횡성축협은 지난해 12월 들어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9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총매출액도 30%가량 늘어난 5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모기업에서 이달 초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모임을 취소하는 대신 한우세트를 선물하기로 하고 4억원 상당을 주문한 데 이어 2차로 2억500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주문하는 등 기업체의 단체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횡성축협 측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이 강화된 영향으로 외식을 취소하는 대신 한우세트를 선물하는 신풍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편리


이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을 하지 못하면서 가정간편식 등 온라인 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식품이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에는 외식을 못 하면서 온라인 식품으로 편리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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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