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리에 시즌 마친 K-골퍼들

코로나로 경기력 저하?
변함없는 대활약

해외 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 골프 선수들이 성공리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투어 운영이 축소되고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경기력 저하가 우려됐지만 한국 선수들의 활약엔 변함이 없었다.
 

한국산 장타자 김아림은 미국 최고 권위의 US여자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아림은 지난해 12월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러스 크리크 코스에서 열린 ‘제75회 US여자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3언더파를 기록한 김아림은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에이미 올슨(미국, 이상 2언더파) 등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상치 못한
무명의 반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아림은 출전 당시 여자골프 세계랭킹 94위였다. 지난해 3월16일을 기준으로 세계랭킹 상위 75위 이내 선수에게 출전 자격을 주는 대회 규정에 따라, 당시 75위 이내에 있던 김아림은 생애 첫 US여자 오픈 출전 자격을 얻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특히 첫 출전에서 우승까지 거머쥐어 패티 버그(1946년), 캐시 코닐리어스(1956년), 김주연(2005년), 전인지(2015년)에 이어 5번째 첫 출전 우승자가 됐다. 또한 박세리(1998년)를 시작으로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과 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이정은(2019년)에 이어 한국인 11번째 우승(10번째 선수)을 합작했다.

1946년에 시작된 US여자 오픈은 여자 골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다. 김아림은 2020 시즌 KL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었지만,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맞게 됐다. 


김아림의 우승은 여러모로 운도 따랐다. 당초 최종 라운드는 지난해 12월14일 오전에 끝날 예정이었지만, 천둥 번개를 동반한 악천후로 하루 연기됐다. 다음날 치러진 대회 최종 라운드는 이전 라운드와 달리 티잉그라운드를 앞으로 당겨 놓아 장타자인 김아림의 경우 거리 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김아림, 메이저 US 오픈 정상
고진영, 4개 대회 뛰고 상금왕

실제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아림은 “이전 라운드와 달리 티박스가 앞으로 당겨져 있어 자신 있게 홀을 공략했다”고 밝혔다.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아림은 선두권 선수들이 일제히 부진한 가운데 5번 홀(파5), 6번 홀(파4) 연속 버디에 이어 8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는 등 전반에만 3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10번 홀과 11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듯 보였다. 

라운드 후반 뒷심이 발휘됐다. 최종 라운드 후반 홀 포지션이 어렵게 세팅돼 대부분의 선수들이 줄줄이 보기를 쏟아내는 와중에 김아림은 16번 홀(파3)부터 17번 홀(파4), 18번 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낸 것.

이 3개 홀에서의 버디가 사실상 김아림의 우승을 결정짓는 최고의 변곡점이 됐다. 파3 16번 홀에서 티샷을 홀 4m 거리에 떨어뜨린 후 침착하게 버디로 연결했고, 17번 홀 세컨 샷을 홀 바로 앞에 떨어뜨려 탭인 버디로 연결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내리막 2.5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김아림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치 우승을 예감한 듯한 장면에 현지 중계진들도 환호했다. 이후 챔피언조에서 플레이를 펼친 에이미 올슨(미국)과 우승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던 시나부 히나코(일본)가 오히려 타수를 잃음으로써, 김아림은 5타차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김아림은 우승 시상식장 인터뷰에서 “3라운드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해서 공격적 플레이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생각대로 됐다”며 “일찍 미국에 와서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아직은 얼떨떨하다. (우승) 기회가 있을 걸로 생각했지만 아직은 머리가 하얗다. 시간이 좀 지나면 실감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0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 승일 뿐만 아니라 4개 대회 출전만으로 상금왕에 등극해버린 이례적인 사례가 됐다.

고진영은 지난해 12월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 65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공동 2위 김세영과 해나 그린(호주)을 5타차로 제치고 투어 통산 7승째를 수확했다.

고진영은 우승 상금 110만달러(한화 약 12억원)를 손에 넣으며 시즌 상금 166만7925달러를 누적해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2020 시즌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전체 18개 대회 중 4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상금왕을 거머쥐는 진기록을 세웠다.

고진영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에 김세영과 동타를 이룬 후 후반 들어 세계랭킹 1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고진영은 12번 홀(파3)에서 2m 거리 버디 퍼트를 넣은 뒤로 13번 홀(파4), 14번 홀(파5)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 순식간에 3타 차로 벌린 고진영은 16번 홀(파3)에 이어 18번 홀(파4) 챔피언 퍼트도 버디로 장식했다.

고진영은 경기 후 진행된 현지 언론과의 우승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충분히 쉬었고 미국으로 넘어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공동 준우승에 오른 김세영은 LPGA 투어 올해의 선수를 차지했다. 그는 대회 전까지 1위였던 박인비를 6점 차로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세영은 시즌 평균최저타수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냈지만, 규정 라운드 수를 채우지 못해 다니엘 강(미국)에게 베어트로피를 내줬다.

구관이 명관
랭킹 1위

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총상금 175만달러)’에서 박인비는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는 지난해 12월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기록해 앤젤라 스탠퍼드(미국)에 2타 뒤진 2위(5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1번 홀(파4) 보기로 불안했지만, 4번(파4), 6번 홀(파5) 징검다리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9번 홀까지 버디 2개를 잡은 고진영(25), 8번 홀까지 2타를 줄인 스탠퍼드와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나선 박인비의 12번 홀(파4) 보기는 뼈아팠다.

두 번째 샷이 바람에 밀려 그린을 벗어났고 세 번째 샷은 핀을 한참 지나쳤다. 13번(파5), 14번 홀(파4) 연속 버디로 2타차 선두로 치고 나간 스탠퍼드는 16번 홀(파3), 17번 홀(파5) 연속 버디로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일본서 울린
반가운 승전보


3타차로 달아난 스탠퍼드는 18번 홀(파4) 보기를 하고도 가족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환호했다. 버디 7개를 잡아내고 보기 3개를 곁들이며 4타를 줄인 스탠퍼드의 최종 스코어는 7언더파 277타. 지난해 11월 43번째 생일을 맞은 스탠퍼드는 2018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2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역전승으로 씻어내고 통산 7승째를 올렸다.

박인비와 함께 공동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유소연은 1언더파 70타를 쳐 박인비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소연은 17번 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다 18번 홀(파4)에서 7m 버디를 잡아냈다. 여기에 공동 선두로 출발한 재미교포 노예림은 1타를 줄여 공동 2위에 대회를 마쳤다.

재미교포 김찬은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올해 최종전인 골프일본시리즈 JT컵(총상금 1억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찬은 지난해 12월6일 일본 도쿄 요미우리컨트리클럽(파70, 7023야드)에서 열린 JT컵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김찬은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서기도 했던 김찬은 3라운드에서 오버파를 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선두에 2타 차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김찬은 2번 홀(파3)에서 버디로 순항했다. 3번 홀(파4)에서 보기가 기록됐으나 5번 홀(파4)과 6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찬은 선두로 전반 홀을 마쳤다. 10번 홀(파4)에서 보기가 나오며 주춤하기는 했지만, 13번 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했고, 16번 홀(파4) 보기 역시 17번 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파워풀한 장타가 주무기인 김찬은 지난 2015년 JGTO에 데뷔했다. 2017년에는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왕의 영예도 안았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뒤 한동안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던 김찬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JGTO 메이저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일본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통산 4승째를 기록했다.


김찬, JGTO 통산 5승 수확
박인비, 아쉬웠던 준우승 

올해 JGTO는 코로나19 여파로 6개 대회밖에 치러지지 않았다. 김찬은 이번 대회에 앞서 2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복귀전인 비자마스터스에서 4위를 차지했고, 던롭피닉스에서는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이어 세 번째 출전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최종전에서 시즌 3승과 함께 통산 60승 달성에 도전한 신지애가 대기록 달성을 잠시 미뤘다. 신지애는 지난해 12월29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JLPGA 투어 2020 최종전인 ‘리코컵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억2000만엔)’ 마지막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를 쳤다.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를 기록한 신지애는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신지애는 KLPGA 투어 20승, LPGA 투어 11승, JLPGA 투어 2승과 유럽과 아시아 투어에서 각 2승씩을 올리며 통산 59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JLPGA 투어에서 2승을 더하며 60승을 목전에 뒀다. 통산 60승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실력으로
변수 없애다

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22위로 출발한 신지애는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공동 13위로 순위가 밀리며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일본의 ‘신예’ 하라 에리카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하라 에리카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일본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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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