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 겨눈 공정위 칼날

봐줄 만큼 봐줬다…걸리면 얄짤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 강화가 결정되면서 IT 대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총수의 개인회사는 물론이고, 다수의 자회사들이 사익편취 규제의 사정권에 이름을 올린 여파다. 불똥의 크기에 따라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는 양상이다.
 

▲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감시체계가 한층 철저해진다. 지난해 12월9일 본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말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로 확대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상장사·20% 이상 비상장사에 부당한 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했다. 

매서운
감시의 눈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도 강화된다. 상장사는 20%에서 30%로, 비상장사는 40%에서 50%로 상향 조정된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 범위가 한층 확대되는 셈이다.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이 규제 강화의 빌미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64개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186곳의 내부거래(8조8000억원) 금액은 전년 대비 1000억원가량 줄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11.9%로 1.0%p. 증가했다. 

사각지대 회사(343개)의 내부거래 금액은 26조5000억원으로 규제 회사(8조8000억원)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당 내부거래 금액도 사각지대 회사(800억원)가 규제대상 회사(500억원)보다 많았다. 사각지대 회사는 총수 일가 지분율 20~30% 구간 상장사(30개), 규제 대상 회사의 자회사(197개), 총수 일가 지분율 20%~30% 구간 상장사의 자회사(116개)를 말한다.

규제 대상 회사보다 사각지대 회사의 내부거래가 많다는 건 규제를 피해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정위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 철퇴 현실로
코앞에 다가온 역대급 한파

앞서 공정위는 “지주회사가 지배에 대한 책임성을 담보하는 데 있어 현행 의무 지분율이 충분한지 의문이 있었던 만큼, 더 높여야 한다”며 “지주회사가 본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규제 강화로 인해 IT 대기업들 역시 규제 한파의 최전선에 내몰리게 됐다. 상호출자제한집단·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IT 빅4(▲카카오 ▲네이버 ▲넥슨 ▲넷마블)’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는 6개에서 29개로 증가한다. 다만 이들 사이에서는 희비가 교차한다.

카카오는 2019년 자산총액 10조6000억원으로 IT기업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 ‘대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됐다. 지난해에는 자산총액이 더 늘면서 재계 순위가 23위까지 뛰어올랐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포니정재단

지금까지 카카오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곳은 케이큐브홀딩스와 오닉스케이 등 2개였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의 개인회사, 오닉스케이는 김범수 의장의 동생인 김화영씨의 개인회사다.

발목 잡은
총수 지분

이번 법 개정으로 기존 2개 회사뿐 아니라 케이큐브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한 티포인베스트와 오닉스케이의 완전 자회사 뉴런잉글리쉬가 규제 대상에 신규 추가된다. 김화영씨는 케이큐브홀딩스의 대표이사, 오닉스케이와 티포인베스트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티포인베스트는 부동산임대, 관리, 컨설팅을 영위하는 부동산관리 업체로 원래 김 의장 개인회사였다가 2015년쯤 케이큐브홀딩스로 넘어갔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 100%를 김범수 의장이 지녔다는 점에서 모회사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김범수 의장의 개인기업이나 마찬가지다.

뉴런잉글리쉬는 케이큐브홀딩스가 2015년 인수한 영어학원이다. 당시 카카오가 에듀테크 분야에 진출한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이듬해 3월 오닉스케이에 매각했다. 

넥슨은 2017년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됐다. 네오플 등 주요 온라인게임 계열사의 매출 호조에 따른 자산총액 증가의 영향이었다. 2016년 말 기준 넥슨에 소속된 회사는 22개, 자산총액은 5조5380억원 규모였다.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총수로 지정된 상태다.

법 개정 후
희비 교차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된 이래 넥슨의 재계 순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17년 52위였던 넥슨의 재계 순위는 이듬해 4계단 뛰어올랐고, 2019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47위, 4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넥슨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분류된 곳은 NXC와 와이즈키즈에 국한된다. NXC는 넥슨의 최상위 지배기업이고, 와이즈키즈는 넥슨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다.

올해 말부터는 개정안에 따라 NXC가 지분 100%를 소유한 아퀴스코리아와 VIP사모주식형펀드1호, 와이즈키즈 산하의 엔엑스프로퍼티스가 새로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아퀴스코리아는 외국식 음식점업과 시스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주요 사업으로 등록해놓고 있다. 부동산임대 업체인 엔엑스프로퍼티스는 와이즈키즈가 2015년 NXC로부터 인수한 곳이다.

넷마블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처지에 놓였다. 넷마블은 유가증권 상장에 따른 2조7000억원의 자금 유입 덕분에 자산총액이 5조70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2018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총수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재계 순위는 47위로, 전년(57위) 대비 10계단 상승했다.

규제 적용 대상 5배 확대
대기업 피해 부러운 경쟁자

그간 넷마블은 총수가 지분 99.4%를 보유한 신기술 포장재 제조사 ‘인디스에어’ 1곳만 규제를 받아 총수 지정에 따른 영향이 미미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규제 대상 기업은 19곳으로 늘어난다. 총 23개의 국내 계열회사 가운데 4곳을 빼고 규제 대상에 포함된 셈이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5번째로 증가 규모가 컸다. 

▲ 김정주 NXC 대표

지배회사인 넷마블이 신규 규제 대상에 포함된 여파가 컸다. 넷마블의 규제 대상 포함은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 지분 24.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미디어웹 ▲에브리플레이 ▲구로발게임즈 ▲넷마블네오 등 넷마블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 17곳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자회사들이 대거 규제 대상에 오르게 되면서 내부 거래 매출은 2019년 말 기준 0원에서 4000억원으로 증가하고, 내부거래 비중은 24%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네이버는 규제의 화살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지음’만 규제 대상에 올렸을 뿐 신규 추가된 회사가 없다. 지음의 경우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개인회사라는 특성이 작용했다. 네이버 산하의 계열회사들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틀에서 한발 비껴나 있다. 이해진 GIO의 네이버 지분이 3.7% 수준에 불과한 까닭이다. 

몸집 불리기
독으로 작용

IT 대기업들이 일제히 규제 강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자, 동종업계에서는 자산규모 미달로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받지 않은 엔씨소프트가 가장 속 편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2018 말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약 3조4000억원 수준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밑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