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단일화 고차방정식

‘영끌’해도 겨우 이길까 말까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히 3석의 열린민주당이 상승세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가 복잡미묘하게 돌아가고 있어,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 (사진 왼쪽부터)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올해 4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에 야권 잠룡들이 출격하면서 범여권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거론된다. 이종구·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경선에 합류했다.

후보 단일화
분열 필패

재보궐선거는 여야 할 것 없이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내에서는 ‘분열하면 필패’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단일화는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합의하느냐다. 

후보 단일화를 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누구라도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경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자연스럽게 범여권에서도 단일화론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야권보다는 후보군들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시장직을 위해 당헌을 개정하는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에 민심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선거 정국을 이끌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만이 서울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우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이자 4선 중진이다. 이외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이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권 단일화 공감, 여권 움직임은?
열린민주당 향한 러브콜 통합 수순?

박 장관의 경우에는 서울시장 후보군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속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지원 대책이 시급해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박 의원의 경우 일찌감치 서울시장에 뜻이 있음을 밝혀왔다. 하지만 최근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난항을 겪고 있어, 한동안은 여기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범여권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서울시장 최초의 도시 전문가 출신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의원의 출마에 민주당 내에서는 당장 환영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여권은 야권 단일화에 맞서 당대 당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불을 붙였다. 열린민주당과 통합해 여권의 기반을 넓히자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 의원의 러브콜이 경선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친문 강성 지지층을 포섭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당내 위기의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정의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성원 기자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지난해 12월 5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 조사 대비 민주당 지지율이 5.5%p 떨어지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8%p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게다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임기 말 레임덕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열린민주당
러브콜 보내

무엇보다 선거는 구도다. 여권과 야권이 1대1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범여권이 단일화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재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 의혹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현 정부의 과오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불리한 선거라 볼 수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당 지지율 하락을 반등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은 6∼7% 선이다. 통합 시 적어도 3~4%는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판단된다. 또 열린민주당에 강성 민주당계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시너지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열린민주당 내에서는 여권 내 후보 단일화에 대한 갈망이 크다. 진보진영의 표 분산을 막고 당의 세력을 불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진애 의원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이나 열린민주당이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같이 갈 수 있는 여지를 민주당이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단일화 수순을 시사한 셈이다.

열린민주당이 최근 당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과)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81.8%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 차원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범여권 표 분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열린민주당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아직 미지근한 상태다. 열린민주당을 향한 지도부의 ‘괘씸죄’ 때문이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봉주·손혜원 전 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민주당의 공천 탈락자들을 영입하면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위협했다.

정의당
캐스팅보터

결국 열린민주당은 강성 친문 지지자들을 등에 업고 3석을 만들었다.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지만 이해찬 전 대표는 “총선이 끝나도 합당은 없을 것”이라며 여러 번 선을 그은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의당이다. 야권에서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정의당 표 없이도 민주당이 이길 수 있지만, 야권에서 단일후보를 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 3파전이라면, 정의당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보정당과 단일화를 하지 않아 0.6%로 차이로 낙선한 전례가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민주당 강태웅 후보는 6만3001표(47.1%)를 얻어 6만3891표(47.8%)를 거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에게 패배했다. 캐스팅보터는 정의당 정연욱 후보. 정 후보는 4251표(3.1%)를 얻어 이들의 당락을 갈랐다.
 

▲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의원들 ⓒ박성원 기자

진보정당은 선거 때 단일화보다는 독자후보를 내는 경향이 뚜렷하다. 정의당 역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독자 완주하겠다는 뜻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후보를 통해 진보 서울의 비전과 가치를 보여주겠단 계획이다. 현재는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상황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민주당 단체장들의 성범죄와 관련된 문제에 의해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정의당은)처음부터 민주당이 당헌에 맞게 공천을 안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이를 지켜보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단일화를 논하기에 정의당과의 관계가 최근 복잡미묘해졌기 때문이다.

정의당 변수…관계 악화
‘미니 대선’ 민주당 사활


정의당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범여권으로 묶이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을 얻었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있었던 일명 조국 사태였다. 이후 정의당원들이 대거 탈퇴했고, 심상정 전 대표는 당의 쇄신을 외치며 사과했다.

하지만 정의당의 수난기는 계속됐다. 21대 총선 정국에서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의 난립으로 정의당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의석 수를 얻으면서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이후로 민주당과 정의당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정의당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의당이 민주당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논평을 내자, 그는 “브리핑을 고치지 않으면 낙태죄 등 법안 통과를 돕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후 정의당 내에서는 거대정당의 횡포를 두고 크게 반발하며 갈등이 고조됐다.

두 정당 간 갈등의 뇌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의당 당론 1호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다. 관련 법안을 두고 정의당과 민주당의 의견 차가 큰 상황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측이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즉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정의당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범여권 단일화를 제안하는 식이다.

민주당 사활
뺏기면 레임덕

민심이 악화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단일화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재보선을 잡지 않으면 그대로 임기 말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 대권가도를 걷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차기 대권행보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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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