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단일화 고차방정식

‘영끌’해도 겨우 이길까 말까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히 3석의 열린민주당이 상승세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가 복잡미묘하게 돌아가고 있어,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 (사진 왼쪽부터)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올해 4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에 야권 잠룡들이 출격하면서 범여권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거론된다. 이종구·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경선에 합류했다.

후보 단일화
분열 필패

재보궐선거는 여야 할 것 없이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내에서는 ‘분열하면 필패’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단일화는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합의하느냐다. 

후보 단일화를 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누구라도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경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자연스럽게 범여권에서도 단일화론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야권보다는 후보군들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시장직을 위해 당헌을 개정하는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에 민심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선거 정국을 이끌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만이 서울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우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이자 4선 중진이다. 이외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이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권 단일화 공감, 여권 움직임은?
열린민주당 향한 러브콜 통합 수순?

박 장관의 경우에는 서울시장 후보군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속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지원 대책이 시급해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박 의원의 경우 일찌감치 서울시장에 뜻이 있음을 밝혀왔다. 하지만 최근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난항을 겪고 있어, 한동안은 여기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범여권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서울시장 최초의 도시 전문가 출신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의원의 출마에 민주당 내에서는 당장 환영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여권은 야권 단일화에 맞서 당대 당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불을 붙였다. 열린민주당과 통합해 여권의 기반을 넓히자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 의원의 러브콜이 경선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친문 강성 지지층을 포섭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당내 위기의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정의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성원 기자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지난해 12월 5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 조사 대비 민주당 지지율이 5.5%p 떨어지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8%p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게다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임기 말 레임덕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열린민주당
러브콜 보내

무엇보다 선거는 구도다. 여권과 야권이 1대1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범여권이 단일화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재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 의혹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현 정부의 과오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불리한 선거라 볼 수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당 지지율 하락을 반등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은 6∼7% 선이다. 통합 시 적어도 3~4%는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판단된다. 또 열린민주당에 강성 민주당계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시너지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열린민주당 내에서는 여권 내 후보 단일화에 대한 갈망이 크다. 진보진영의 표 분산을 막고 당의 세력을 불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진애 의원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이나 열린민주당이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같이 갈 수 있는 여지를 민주당이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단일화 수순을 시사한 셈이다.

열린민주당이 최근 당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과)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81.8%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 차원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범여권 표 분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열린민주당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아직 미지근한 상태다. 열린민주당을 향한 지도부의 ‘괘씸죄’ 때문이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봉주·손혜원 전 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민주당의 공천 탈락자들을 영입하면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위협했다.

정의당
캐스팅보터

결국 열린민주당은 강성 친문 지지자들을 등에 업고 3석을 만들었다.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지만 이해찬 전 대표는 “총선이 끝나도 합당은 없을 것”이라며 여러 번 선을 그은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의당이다. 야권에서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정의당 표 없이도 민주당이 이길 수 있지만, 야권에서 단일후보를 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 3파전이라면, 정의당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보정당과 단일화를 하지 않아 0.6%로 차이로 낙선한 전례가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민주당 강태웅 후보는 6만3001표(47.1%)를 얻어 6만3891표(47.8%)를 거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에게 패배했다. 캐스팅보터는 정의당 정연욱 후보. 정 후보는 4251표(3.1%)를 얻어 이들의 당락을 갈랐다.
 

▲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의원들 ⓒ박성원 기자

진보정당은 선거 때 단일화보다는 독자후보를 내는 경향이 뚜렷하다. 정의당 역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독자 완주하겠다는 뜻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후보를 통해 진보 서울의 비전과 가치를 보여주겠단 계획이다. 현재는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상황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민주당 단체장들의 성범죄와 관련된 문제에 의해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정의당은)처음부터 민주당이 당헌에 맞게 공천을 안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이를 지켜보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단일화를 논하기에 정의당과의 관계가 최근 복잡미묘해졌기 때문이다.

정의당 변수…관계 악화
‘미니 대선’ 민주당 사활


정의당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범여권으로 묶이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을 얻었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있었던 일명 조국 사태였다. 이후 정의당원들이 대거 탈퇴했고, 심상정 전 대표는 당의 쇄신을 외치며 사과했다.

하지만 정의당의 수난기는 계속됐다. 21대 총선 정국에서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의 난립으로 정의당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의석 수를 얻으면서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이후로 민주당과 정의당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정의당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의당이 민주당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논평을 내자, 그는 “브리핑을 고치지 않으면 낙태죄 등 법안 통과를 돕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후 정의당 내에서는 거대정당의 횡포를 두고 크게 반발하며 갈등이 고조됐다.

두 정당 간 갈등의 뇌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의당 당론 1호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다. 관련 법안을 두고 정의당과 민주당의 의견 차가 큰 상황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측이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즉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정의당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범여권 단일화를 제안하는 식이다.

민주당 사활
뺏기면 레임덕

민심이 악화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단일화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재보선을 잡지 않으면 그대로 임기 말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 대권가도를 걷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차기 대권행보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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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