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뇌관’ 구치소·교도소는 지금…

방치하는 사이 숙주가 됐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동부구치소가 발칵 뒤집혔다.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 수만 8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구치소, 교도소 등 다른 교정기관들이 코로나19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 동부구치소 전경 ⓒ박성원 기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233명 나왔다. 이날 기준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 수는 769명(직원 21명, 수용자 721명, 출소자 6명, 직원 가족 등 21명)에 달한다. 전체 수용자(12월18일 기준 2419명)의 30%에 이르는 수다. 지난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래 단일 시설 내 최다 규모 감염이다. 

늑장 대응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233명의 확진자는 지난달 18일과 23일 1~2차 전수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던 1689명에 대해 다시 검사한 후 나왔다.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수용자 가운데 또 다시 무더기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악의 방역 실패 사례가 국가기관에서 나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동부구치소에서 첫 직원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해 11월27일. 이후 지난달 5일과 16일 사이 직원 15명과 수용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전수조사가 이뤄진 것은 지난달 18일에 이르러서였다.

초기 대응만 잘했다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안일한 대처가 결국 화를 불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동부구치소는 12층짜리 건물 5개가 연결된 아파트형이다. 일반 교정기관과 달리 동부구치소는 모든 활동이 실내에서 이뤄진다. 적정 수용인원이 2017명인데, 그보다 400여명이 더 많은 수가 수용돼있다(지난달 18일 기준). 

지난해 12월28일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 400여명은 경북 청송의 교도소로 집단 이감됐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수용 밀도를 조절하려는 시도였다. 교정당국은 경북북부2교의 500여개 독실에 확진자를 1명씩 수용하고 완치될 경우 다시 동부구치소로 이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확진자 800여명
첫 사망자 나와

지난달 29일에는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이 흰 종이에 메시지를 적어 취재진을 향해 펼쳐 보이는 일도 일어났다. 일부 수용자들은 수건과 두루마리 휴지를 흔들며 “살려달라”고 외쳤고,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편지) 외부 발송 금지’ 등의 내용을 적은 종이를 내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동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수용자가 확진 나흘 만에 사망했다. 사망자는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 윤창열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혈액투석 환자로 원래 몸이 좋지 않았던 윤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해 12월24일 형집행정지로 출소해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사망했다. 

윤씨는 2001년 굿모닝시티 분양사업을 시작하면서 법인자금을 빼돌리고 분양 대금 37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2003년 구속기소돼 징역 10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출소한 뒤에도 16억원대 사기 혐의가 드러나 2018년 6월 새로 징역 4년6개월을 확정받았고, 지난해 추가 사기 범행으로 징역 6개월을 또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교정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법무부와 방역당국은 더 이상의 추가 발생이 없도록 비상방역 조치에 총력을 다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함께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서울 동부구치소 ⓒ박성원 기자

정 총리의 사과가 있고 나서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동부구치소를 찾았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2일 만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추 장관은 동부구치소를 비공개로 방문해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수용하고 수용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동부구치소를 관리하는 법무부와 교정당국,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와 송파구 사이에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법무부는 첫 수용자 확진에도 불구하고 전수조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울시와 송파구에서 전수조사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장관은 총리 사과 후에야
서울시-법무부 책임 공방

반면 서울시는 전수조사를 미룬 것은 서울시가 단독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 서울시와 송파구, 동부구치소, 질병대응센터 등 4개 기관이 협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동부구치소를 숙주로 전국의 구치소와 교도소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동부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교도소로 이감된 수용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남부교도소에서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3일 동부구치소에서 2번의 음성판정을 받고 남부교도소로 이감된 수용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법무부는 2번의 음성판정을 받은 수용자들을 남부교도소와 여주교도소, 강원북부교도소로 나눠 이감한 바 있다. 

마스크 지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예산 부족 문제로 전국 구치소 수용자에게 마스크를 일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발생한 구치소에만 전원 마스크를 지급했고, 미발생 구치소는 출정, 외진 등 수용자가 외부로 나갈 때만 마스크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구치소와 교도소는 3밀(밀폐·밀집·밀접)로 인해 감염에 취약한 구조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교도소 40개, 구치소 11개, 지소 3개 등 총 54개의 교정기관이 있다. 교정기관들은 이미 수용자들로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교도소와 구치소의 ‘과밀화’는 이미 수없이 제기된 문제다. 수용자는 늘어나는데 교정기관 확충은 쉽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괴리다. 법무부 교정본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교정기관 수용률은 평균 115.4%로 나타났다. 100명이 들어갈 공간에 115명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수습 불가

전체 교정기관의 하루 평균 수용정원과 실제 수용인원을 비교해보면 2016년 4만6600명 정원에 5만6495명이, 2017년 4만7820명 정원에 5만7298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도 수용정원은 4만7820명으로 전년도와 같았지만 수용자는 5만4744명으로, 정해진 공간 대비 최소 7000명가량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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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