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환승역으로 갈아타볼까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었다. 여느 해와는 다르게 ‘코로나19’란 거대 이슈가 우리 사회를 덮쳤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중에 하나가 기준금리 인하다.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역대 최저금리 기조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역시 2021년에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사다난
올해도?

2020년은 쏟아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속 격변의 시기였다. 그간 발표된 대책들이 속속 시행되는 2021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의 지속과 초강력 주택 규제로, 입지여건이 좋은 수익형 부동산이 2021년 신축년(소띠해)에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특히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환승역세권(예정지 포함)에 위치한 상가나 오피스텔, 공유 오피스 등이 그 대상으로 꼽힌다. 

단일역보다는 환승역에 수요층의 접근이 수월하다. 또한 소비력을 갖춘 젊은층 인구가 풍부하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여기에 개발호재로 인한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로 투자 시 빠른 자금 회수에 유리하다. 아직 미개통한 환승 예정 역세권은 높은 잠재력을 보인다.

환승역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도심 곳곳으로 이어주는 최단거리를 제시해 정확한 이동 시간대를 예측할 수 있는 정확성을 부여해준다. 버스 등 대중교통이 역세권 위주로 경유하게 돼, 지역 연계성을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곳에 입지한 상가나 오피스텔은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출·퇴근 등이 용이해 선호도가 높다. 또 배후수요가 많아 이곳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기도 한다. 수익률 또한 환승역이 단일 역세권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도 금리 바닥인데…투자 어디에?
사통팔달 교통망 갖춘 역세권 역시 인기

주요 환승역 상권으로 용산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역 등이 있다. 용산역 일대는 장기간 정체됐던 지역 내 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강남 상권을 능가하는 ‘용산 상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용산역은 1호선, 경의중앙선, KTX역을 통한 강북 및 수도권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나 강남권과의 연결고리가 약했다. 

신분당선이 용산으로 연장되면 강남으로의 접근시간이 짧아짐으로 인해 용산의 가치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GTX B노선과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계획 등 대규모 교통계획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3·7·9호선의 3개 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거대상권의 밑바탕엔 대형쇼핑시설인 센트럴시티와 2009년에 개통된 9호선의 영향이 있었다. 트리플역세권인 고속터미널역에 유동인구가 즐길 만한 상업시설을 마련, 이미 서초구 일대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성장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2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건대입구역도 안정적인 수요를 자랑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쇼핑몰 스타시티와  대형유통시설인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이 들어오면서 유입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건대역 상권은 홍대 거리와 더불어 강북 최대 신흥 상권이다.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중 활기가 넘친다. 건국대 외에도 인근에 세종대, 한양대 등이 있어 홍대거리 못지않게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접근 수월
가치 상승도

환승역 예정지에 공급된 상가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5월 인천 루원시티에서 분양한 ‘지웰시티몰’은 계약 시작 3일 만에 모든 계약을 마쳤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이 인근에 위치한 이 상업시설은 7호선 청라 연장선 루원시티역 개통을 앞두고 있는 환승예정지 역세권 상가다.  


환승역에 공급된 오피스텔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에 공급된 ‘합정역 스퀘어 리버뷰’ 전 세대 복층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 하루 만에 모든 호실 완판을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분양에 나선 2·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에 분양한 ‘건대입구역자이엘라’ 오피스텔도 평균 4.71대1, 최고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 이틀 만에 완판을 달성했다. 

임대료는 어떨까. 환승역세권과 단일 역세권의 차이를 극명히 나타낸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충정로역 인근 오피스텔인 ‘충정로 대우디오빌’ 전용 29㎡의 임대수익률은 연 5.5%선이다. 매매가격이 1억8000만원선인 이 오피스텔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77만원선이다. 이에 비해 단일역인 3호선 경복궁역 역세권인 ‘경희궁의 아침’ 임대수익률은 연 3.4%선으로 시세는 2억9000만원,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이다. 

대규모 계획
줄줄이 예정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기존 노선 연장, 신설 노선 등으로 환승역세권이 속속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입지에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은 상권 활성화나 임대수요 확충에 유리해 초저금리 시대에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환승(예정) 역세권에 분양(예정) 중인 수익형 부동산.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2호선·신안산선(예정))=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 도보 3분 거리 초역세권 입지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이미 2호선이 운행 중이라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2024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으로 환승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신안산선은 안산∼여의도∼서울역을 잇는 44.6㎞의 철도 노선이다. 완공 시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25분대에 닿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역 웰리지 더 테라스(2·8호선)= 이에스웰리지㈜는 서울 송파구에 ‘잠실역 웰리지 더테라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주택 분양에서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 교통의 편리성이 그것이다. 지하철 2호선이 닿는 잠실역뿐만 아니라 8호선 몽촌토성역 2분 거리, 9호선 한성백제역 도보 4분 거리다.
 

용산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역…
단일역보단 안정적인 수익 기대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1·2호선)= 현대엔니지어링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에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을 분양한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과 1호선 구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단지다. 여의도, 강남, 광화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등의 업무지역까지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단지 앞 버스정류장에는 지선, 간선, 광역 등 20여개에 달하는 버스노선이 지나고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수월하다. 

신도림역의 경우 GTX-B노선이 정차 예정으로 GTX-B노선 개통 시 서울역까지 3정거장, 인천 송도까지 4정거장이면 이동이 가능해 서울 및 수도권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교통여건 개선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당산 해라톤시티(2·5호선)=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 초역세권(도보 1분 거리)에 후분양 오피스텔인 ‘당산 해라톤시티’가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의 가장 큰 특징은 직주근접형으로 여의도, 상암동, 목동, 마곡지구, 광화문, 강남 등 직장인 밀집지역의 출·퇴근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노들로, 서부간선도로 등을 이용하면 서울 및 수도권 어디든 진·출입이 편리하다. 특히 당산 해라톤시티 주변에 국회대로 지하화 사업 및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이 지역 교통정체가 해소될 전망이다. 지상에는 공원이 조성돼, 주거환경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클래시아 구리(경의중앙선·8호선(예정))=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창성건설이 시공하는 ‘클래시아 구리’. 즉시 입주 가능한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가를 동시에 분양 중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구리시 수택동은 중심 상업지역으로 통하는 ‘돌다리 상권’의 핵심 입지로, 경의중앙선 구리역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이 편리하다. 

조기 완판
임대료는?

서울지하철 8호선 별내선과 6호선 구리선 연장도 추진 중으로, 도보권역 내에서 다수의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의 이점을 갖출 전망이다. 8호선 별내선은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착공했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6호선 구리선도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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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