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환승역으로 갈아타볼까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었다. 여느 해와는 다르게 ‘코로나19’란 거대 이슈가 우리 사회를 덮쳤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중에 하나가 기준금리 인하다.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역대 최저금리 기조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역시 2021년에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사다난
올해도?

2020년은 쏟아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속 격변의 시기였다. 그간 발표된 대책들이 속속 시행되는 2021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의 지속과 초강력 주택 규제로, 입지여건이 좋은 수익형 부동산이 2021년 신축년(소띠해)에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특히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환승역세권(예정지 포함)에 위치한 상가나 오피스텔, 공유 오피스 등이 그 대상으로 꼽힌다. 

단일역보다는 환승역에 수요층의 접근이 수월하다. 또한 소비력을 갖춘 젊은층 인구가 풍부하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여기에 개발호재로 인한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로 투자 시 빠른 자금 회수에 유리하다. 아직 미개통한 환승 예정 역세권은 높은 잠재력을 보인다.

환승역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도심 곳곳으로 이어주는 최단거리를 제시해 정확한 이동 시간대를 예측할 수 있는 정확성을 부여해준다. 버스 등 대중교통이 역세권 위주로 경유하게 돼, 지역 연계성을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곳에 입지한 상가나 오피스텔은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출·퇴근 등이 용이해 선호도가 높다. 또 배후수요가 많아 이곳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기도 한다. 수익률 또한 환승역이 단일 역세권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도 금리 바닥인데…투자 어디에?
사통팔달 교통망 갖춘 역세권 역시 인기

주요 환승역 상권으로 용산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역 등이 있다. 용산역 일대는 장기간 정체됐던 지역 내 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강남 상권을 능가하는 ‘용산 상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용산역은 1호선, 경의중앙선, KTX역을 통한 강북 및 수도권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나 강남권과의 연결고리가 약했다. 

신분당선이 용산으로 연장되면 강남으로의 접근시간이 짧아짐으로 인해 용산의 가치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GTX B노선과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계획 등 대규모 교통계획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3·7·9호선의 3개 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거대상권의 밑바탕엔 대형쇼핑시설인 센트럴시티와 2009년에 개통된 9호선의 영향이 있었다. 트리플역세권인 고속터미널역에 유동인구가 즐길 만한 상업시설을 마련, 이미 서초구 일대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성장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2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건대입구역도 안정적인 수요를 자랑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쇼핑몰 스타시티와  대형유통시설인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이 들어오면서 유입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건대역 상권은 홍대 거리와 더불어 강북 최대 신흥 상권이다.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중 활기가 넘친다. 건국대 외에도 인근에 세종대, 한양대 등이 있어 홍대거리 못지않게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접근 수월
가치 상승도

환승역 예정지에 공급된 상가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5월 인천 루원시티에서 분양한 ‘지웰시티몰’은 계약 시작 3일 만에 모든 계약을 마쳤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이 인근에 위치한 이 상업시설은 7호선 청라 연장선 루원시티역 개통을 앞두고 있는 환승예정지 역세권 상가다.  


환승역에 공급된 오피스텔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에 공급된 ‘합정역 스퀘어 리버뷰’ 전 세대 복층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 하루 만에 모든 호실 완판을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분양에 나선 2·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에 분양한 ‘건대입구역자이엘라’ 오피스텔도 평균 4.71대1, 최고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 이틀 만에 완판을 달성했다. 

임대료는 어떨까. 환승역세권과 단일 역세권의 차이를 극명히 나타낸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충정로역 인근 오피스텔인 ‘충정로 대우디오빌’ 전용 29㎡의 임대수익률은 연 5.5%선이다. 매매가격이 1억8000만원선인 이 오피스텔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77만원선이다. 이에 비해 단일역인 3호선 경복궁역 역세권인 ‘경희궁의 아침’ 임대수익률은 연 3.4%선으로 시세는 2억9000만원,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이다. 

대규모 계획
줄줄이 예정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기존 노선 연장, 신설 노선 등으로 환승역세권이 속속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입지에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은 상권 활성화나 임대수요 확충에 유리해 초저금리 시대에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환승(예정) 역세권에 분양(예정) 중인 수익형 부동산.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2호선·신안산선(예정))=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 도보 3분 거리 초역세권 입지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이미 2호선이 운행 중이라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2024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으로 환승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신안산선은 안산∼여의도∼서울역을 잇는 44.6㎞의 철도 노선이다. 완공 시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25분대에 닿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역 웰리지 더 테라스(2·8호선)= 이에스웰리지㈜는 서울 송파구에 ‘잠실역 웰리지 더테라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주택 분양에서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 교통의 편리성이 그것이다. 지하철 2호선이 닿는 잠실역뿐만 아니라 8호선 몽촌토성역 2분 거리, 9호선 한성백제역 도보 4분 거리다.
 

용산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역…
단일역보단 안정적인 수익 기대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1·2호선)= 현대엔니지어링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에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을 분양한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과 1호선 구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단지다. 여의도, 강남, 광화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등의 업무지역까지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단지 앞 버스정류장에는 지선, 간선, 광역 등 20여개에 달하는 버스노선이 지나고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수월하다. 

신도림역의 경우 GTX-B노선이 정차 예정으로 GTX-B노선 개통 시 서울역까지 3정거장, 인천 송도까지 4정거장이면 이동이 가능해 서울 및 수도권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교통여건 개선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당산 해라톤시티(2·5호선)=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 초역세권(도보 1분 거리)에 후분양 오피스텔인 ‘당산 해라톤시티’가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의 가장 큰 특징은 직주근접형으로 여의도, 상암동, 목동, 마곡지구, 광화문, 강남 등 직장인 밀집지역의 출·퇴근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노들로, 서부간선도로 등을 이용하면 서울 및 수도권 어디든 진·출입이 편리하다. 특히 당산 해라톤시티 주변에 국회대로 지하화 사업 및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이 지역 교통정체가 해소될 전망이다. 지상에는 공원이 조성돼, 주거환경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클래시아 구리(경의중앙선·8호선(예정))=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창성건설이 시공하는 ‘클래시아 구리’. 즉시 입주 가능한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가를 동시에 분양 중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구리시 수택동은 중심 상업지역으로 통하는 ‘돌다리 상권’의 핵심 입지로, 경의중앙선 구리역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이 편리하다. 

조기 완판
임대료는?

서울지하철 8호선 별내선과 6호선 구리선 연장도 추진 중으로, 도보권역 내에서 다수의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의 이점을 갖출 전망이다. 8호선 별내선은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착공했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6호선 구리선도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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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