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상장 노리는 유니콘기업 대해부

누가 뭐래도 갈 길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로나19 후폭풍이 경제 전반을 관통하면서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이 그렇다. 상장 추진 움직임이 하나둘 포착되는 가운데 누가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관심이 모인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은 모두 13곳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유니콘 기업에 대해 공식 통계를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쿠팡 ▲크래프톤 ▲옐로모바일 ▲비바리퍼블리카 ▲위메프 ▲무신사 ▲지피클럽 ▲엘앤피코스메틱 ▲에이프로젠 ▲야놀자 ▲티몬 ▲쏘카 등을 비롯해 기업명 공개를 원치 않은 곳까지 모두 13곳이었다.

국내 13곳
20곳 제외

이 외에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뛰어넘은 이력은 있지만 상장이나 인수합병으로 집계에서 제외된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잇츠한불 ▲CJ게임즈 ▲우아한형제들 등까지 포함하면 국내 유니콘 기업은 모두 20개에 달한다.

이들을 향한 관심은 뜨겁다. 상장이 기대되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서서히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곳부터 일찌감치 상장 주간사를 선정한 경우도 있다. 반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된 기업도 있다.

차량 공유 업체 쏘카는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꼽힌다. 쏘카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했다. 대표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삼성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쏘카는 지난달 입찰제안요청서를 국내 증권사에 발송하며 상장 궤도에 오른 바 있다.


쏘카는 국내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2566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60% 이상 성장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16% 늘어난 715억원을, 순손실은 2배 가까이 불어난 809억원을 기록했다.
 

▲ ⓒ쏘카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최초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4년부터 지난 2019년까지 꾸준히 적자를 냈다. 그 이유로 테슬라 요건으로 알려진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상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적자 상태의 기업이더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해주는 제도다.

이커머스 기업 티몬도 상장 주간사를 선정한 상태다. 티몬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간사로 삼아 올해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11월25일, 신임 재무부문장 부사장으로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며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인천 부사장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에서 역할을 수행했던 경력 때문이다.

몸집 불려 도약 상장 준비 바짝
상장 주간사 선정 분위기 달구기

티몬의 상장 추진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티몬은 지난 2017년에도 상장을 추진한 바 있지만 영업적자로 무산됐다. 이후 티몬은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티몬은 지난해 연결기준 1786억원의 매출액에 769억원의 영업손실과 1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실적을 집계한 결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전환(1억6000만원)에 성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티몬이 자본잠식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티몬의 지난 2019년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550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티몬은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로부터 교환사채에 4000억원 투자 유치로 우려를 잠재우는 분위기다.

교환사채는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재무구조 개선에 효과적이다.

동종 업체인 쿠팡에서는 상장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SBS CNBC에 따르면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위해 세금 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차량 공유 업체 우버의 최고기술책임자를 지낸 투안 팸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역임한 케빈 워시 등을 영입한 것도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 ⓒ쿠팡

지난 2019년 쿠팡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1530억원으로 직전년도 4조354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7205억원과 7232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발생한 영업손실 등이 1조원대인 점을 미뤄봤을 때 큰 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다만 올해 영업손실 폭이 다시 1조원대로 늘어나면서 누적적자는 약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쿠팡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나스닥의 경우,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성장 가능성만 입증한다면 상장이 가능하다. 쿠팡은 지난해 8월 뉴욕에서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사 선정
다각도 해법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11월20일, 기업공개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야놀자는 상장 대표 주간사로 미래에셋대우를, 공동 주간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야놀자의 기업 공개 추진은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가운데 첫 사례인 만큼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야놀자를 ‘IPO 대어’로 표현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야놀자는 국내외 숙박부터 레저, 교통 등 여가 관련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야놀자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야놀자의 성장 속도는 가시적이다. 최근 3년간(2017~2019) 연결기준 매출액은 545억원, 1212억원, 2449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16억원, 167억원, 100억원으로 나타났고 순이익은 132억원, 203억원, 189억원으로 나타났다.
 

▲ ⓒ토스

‘배틀그라운드’ ‘테라’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오는 5월을 상장 시점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달 초 크래프톤은 통합법인 체제를 꾸렸다. 업계 안팎에선 이를 두고 상장을 대비한 조직개편으로 해석했다.

기존 펍지주식회사와 펍지랩스, 펍지웍스를 흡수 합병해 경영을 일원화하는 방식이다. 또 독립스튜디오 체제 역시 피닉스와 딜루젼스튜디오의 결합으로 라이징윙스가 새롭게 구축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크래프톤은 펍지 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등 사업부별 독립 스튜디오를 갖추게 됐다.

지난 2019년 크래프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7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92억원, 2788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최대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370억원으로 지난해 수치에 근접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6813억원, 5149억원으로 지난 2019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IPO 대어
내년에는?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유일의 핀테크 유니콘으로 평가받는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10일 유니콘 기업 조사 발표에서 비바리퍼블리카 등 7개 사가 상장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해 5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3년 내 한국을 비롯해 홍콩·미국 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를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9년까지 적자를 봤다. 최근 3년간(2017~2019) 비바리퍼블리카의 별도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5억원, 548억원, 1187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다만 영업손실도 동시에 불어났다. 같은 기간 391억원, 444억원, 1154억원 등이었다. 순손실도 마찬가지로 동기간 390억원, 444억원, 1244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 ⓒ에이프로젠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며 제2의 셀트리온으로 불린 에이프로젠은 상장을 매듭짓지 못했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이사는 에이프로젠을 비롯해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에이프로젠KIC, 에이프로젠H&G 등의 3사 합병 통한 우회상장을 계획한 바 있다. 에이프로젠KIC와 에이프로젠H&G는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다.

에이프로젠 측은 증권신고서를 여러 차례 수정했음에도 결국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에이프로젠 상장이 무산된 이후 사과문을 게재하면서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겠다”며 상장 재추진의 뜻을 접지 않았다. 기존 합병 외에도 에이프로젠의 직상장도 고려해보겠다는 점도 덧붙였다.

에이프로젠은 지난해 적자 폭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9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72억원, 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에 비해 200억원, 400억원씩 불어난 수치다.

‘꿀광 마스크’로 대박을 친 화장품 기업 지피클럽에서도 상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피클럽은 전례 없는 성장 속도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인재 영입·법인 일원화 작업
재무상태 악화…퇴출 위기도

지난 2017년 별도기준 49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지피클럽은 이듬해인 2018년 5137억원으로 그야말로 ‘폭풍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순이익은 53억원에서 1589억원으로 가시적인 수치였다.

다만 지난 2019년 실적은 2018년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매출액은 4486억원으로 1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순이익 역시 80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티몬, 쿠팡과 함께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로 꼽히는 위메프는 이들과 달리 상장 계획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위메프 역시 동종 업계와 마찬가지로 매년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 위메프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4653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8.3%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90억원에서 757억원으로, 순손실은 441억원에서 808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 2019년 상장 관련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회사 실적 하락과 함께 화장품 시장 경기 부진으로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엘앤피코스메틱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직전년도에 비해 43.2% 감소한 178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48억원에서 -155억원으로 돌아섰다. 순이익 또한 동기간 444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다만 권오섭 회장이 상장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상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1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던 옐로모바일은 연이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14일, 국세청의 신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인세 등 15억5000만원을 체납한 까닭이었다.

위기 봉착
퇴출 가능성?

앞서 옐로모바일은 서울시가 밝힌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기록됐다. 법인지방소득세 등 모두 4억3100만원이 체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옐로모바일이 유니콘 기업 명단에서 퇴출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