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위기의 스타 강사 설민석

어쩐지 너무 재밌더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스타 역사 강사로 이름을 알린 설민석. 그의 이름 석 자를 내건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논란에 휩싸였다. 두 번째 방송까지 시청률 5.9%를 얻으며 순항을 예고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역사왜곡 지적으로 한순간에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설민석과 제작진은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여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 고개 숙인 역사 강사 설민석 ⓒ유튜브

스타 역사 강사 설민석이 세계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설민석은 tvN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콘셉트의 방송이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지난 20일, 이 프로그램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곽민수 소장은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한 전문가다.

전문가 비판
제작진 시인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곽민수 소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이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 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곽 소장은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렸다.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며 “이번 논란 속에서 소위 ‘설민석 류’라고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조금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틀린 부분 많다” tvN 세계사 강의 파문
뒤늦게 머리 숙여…신뢰 회복 가능할까

이런 상황에 설민석의 과거 역사 왜곡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설민석은 2016년 tvN 교양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 태조 이성계를 여진인이라고 표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정도전, 이성계, 무학 대사의 조선 건국기를 강의하던 중 이성계가 귀화한 여진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당 내용이 방송된 후 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이성계의 여진족 설은 학계에서 부정되는 내용이며 여러 자료를 통해 반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설민석은 2013년 인터넷 강의 도중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설민석은 “우리나라 최초의 룸살롱인 태화관이 있었다. 민족대표들이 그곳에 모여 술을 마시곤 했다”며 “민족대표 33인 중 대부분이 1920년대 친일파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 역사학자 곽민수 ⓒ유튜브

이 같은 내용의 강의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후, 민족대표 33인의 후손들은 “독립선언을 룸살롱 술판으로 변질시키고 손병희의 셋째 부인인 주옥경을 술집 마담으로 폄훼했다”고 주장하며 설민석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자유로운 역사 비평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허용할 수밖에 없는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민족대표들이 1920년대 대부분 친일로 돌아서게 된다고 언급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했다. 

태화관에 있었던 민족대표들 중 3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3·1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인해 옥고를 치르고 나왔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각자 나름대로의 독립운동을 펼쳐 나갔거나 적어도 친일반민족 행위라고 평가할 만한 행위를 하지 않고 지내왔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과거에도 논란
명예훼손 판결

또 민족대표들이 거사 당일 이완용의 단골집인 룸살롱에 갔다고 표현하거나 술에 취해 소란을 피웠다는 표현 등은 “새롭게 건설한 대한민국으로부터 건국훈장까지 추서 또는 수여받은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심히 모욕적인 언사이자 필요 이상으로 경멸, 비하 내지 조롱하는 것으로서 역사에 대한 정당한 비평의 범위를 일탈해 그 후손들이 선조에게 품고 있는 합당한 경외와 추모의 감정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총 1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과거 그가 편찬한 삼국지 내용도 재조명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민석 삼국지 논란’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설민석 삼국지’ 시리즈에서 유비가 공손찬에게 “손찬 형님”이라고 부르는 부분을 지적했다.

공손찬은 성이 공손, 이름이 찬, 자는 백규로 연의에서는 유비, 관우, 장비에게 도움을 주는 성격 좋은 호인으로 묘사된다. 

실제 역사를 다룬 정사에서는 유비와는 노식 선생 밑에서 함께 배움을 받은 사이다. 북방 이민족들을 기마부대 ‘백마의종’으로 몰아치는 장군으로,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공손이 성이고 찬이 이름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초반 중요 인물이다. 

또 과거 방송에서 삼국지 관련 강의에서 손권을 ‘강동의 호랑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강동의 호랑이는 손권의 아버지인 ‘손견’을 지칭하는 별명이다.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측은 방송에서 전해진 사실 관계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tvN은 고심 끝에 지난 21일 밤늦게 입장을 내고 “방대한 고대사 자료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벌거벗은 세계사 ⓒtvN

이어 “방송 시간에 맞춰 압축 편집하다 보니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물을 송출했다”며 “불편하셨을 모든 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tvN은 “재발 방지를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향후 다시보기 등에서는 일부 자막과 컴퓨터그래픽 등을 보강해 이해에 혼선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사과
엇갈린 반응

설민석도 고개를 숙였다. 설민석은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안녕하세요 설민석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제가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이다. 제작진은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 중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가 있다. 그런데 지난 2화, 클레오파트라 편에서 강의 중 오류를 범했고, 그 부분을 자문 위원께서 지적해 주셨다”며 “그 부분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tvN 제작진이 정중하게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제가 판단할 때 제작진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서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민석은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여러분들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불편해하셨던 여러분들, 걱정해주셨던 많은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논란에 휩싸이면서 강사 설민석의 이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설민석은 1970년생으로 단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후 연세대 교육대학원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사회탐구 영역 강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교육 플랫폼 이투스, 메가스터디 등의 대표 강사로 활약했고, 최근엔 단꿈교육, 단꿈아이 대표이사이자 방송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성계는 여진인” 과거 논란 재조명
“단순 예능” “역사 왜곡” 엇갈린 반응

생생한 입담으로 학생들뿐 아니라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 <암살>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 강의로도 인기를 모았고, 지난해엔 MBC <선을 넘는 녀석들>로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단순 예능’이냐 ‘역사 왜곡’이냐로 갈렸다.

평소 설민석이 출연하는 방송을 자주 보고 있다고 밝힌 한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2014년 7월 개봉한 영화 <명량>을 보고 설민석 강사의 팬이 됐다”면서 “영화와 연관한 역사 강의는 정말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역사 왜곡 논란으로 그의 다른 강의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B씨는 “설민석 강사는 방송 출연도 활발하게 하고 대중 영향력도 있는 분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아직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 시청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 처지에서도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구라 풀기, 구라 민석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단순 역사 예능 방송에 불과해 방송사 해명 그대로 편집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20대 대학생 C씨는 “역사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동의는 하지만, 예능 방송 아닌가”라면서 “방송사 입장 그대로 편집에 좀 문제가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은 그냥 예능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0대 회사원 D씨는 “조금 과장된 부분에서 지적을 받는 것 같다”면서 “역사라는 것은 결국 후손이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연구하여 입증하는 것인데, 그 입증이 일부 틀리거나 달라질 수 있는 게 역사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해석의 영역이라는 말도 있는데, 절대적으로 틀렸다는 지적은 좀 아닌 것 같다. 방송사 편집 문제도 있지 않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미지 물거품
신뢰성의 문제

중요한 건 설민석을 향한 시청자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그 동안 쌓아온 스타 강사라는 이미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아무리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하더라도 역사 강사가 역사 논란이 있는 한 입지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설민석을 믿고 보던 시청자들이 설민석을 의심하게 된 이상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선을 넘는 녀석들> 모두 신뢰성의 문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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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