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4위’ LG그룹 계열분리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LG그룹에 뿌리를 둔 또 하나의 대기업이 탄생을 앞두고 있다. 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고려하면 예상된 수순이나 마찬가지다. 그룹 울타리를 벗어날 계열사의 윤곽도 나온 상태. 총수의 작은아버지가 보유한 지주사 주식이 밑천이다.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구본준 고문을 주축으로 하는 계열분리 방안을 그룹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달 말 이사회를 통해 계열분리 안건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의 이사회는 이달 26일로 예정돼있다. 

오래 전
예고된 수순

구본준 고문이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은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2018년 5월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약 한 달 후 ㈜LG 이사회를 거쳐 구광모 회장(당시 상무)이 총수로 낙점됐고, 구본준 고문이 부회장직을 내려놓자 계열분리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계열분리 가능성이 계속 언급된 이유는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 때문이다. LG그룹은 총수가 세상을 떠나면 장자가 경영권을 넘겨받고, 총수의 다른 형제들은 경영에서 물러난 뒤 몇몇 계열사와 함께 독립하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덕분에 LG그룹은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동시에 ‘범LG’로 묶이는 기업집단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여섯 형제 가운데 넷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를 통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 기존 LG그룹 계열사는 LS로 명패를 바꿔 달았다. 

또 구인회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들었다.

고 구본무 회장이 부친인 고 구자경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후에는 고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가 LCD 모듈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3년째를 맞이한 것도 LG그룹이 계열분리를 결심한 이유로 해석하고 있다. 구본준 고문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 고 구본무 회장 ⓒLG그룹

구본준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그룹을 총괄했다.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자, 고문 자리로 빠지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최근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도 계열분리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LG는 올해 3분기에 매출액 1조9560억과 영업이익 76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116% 증가한 수치다.

원칙에 따라
새 출발 예고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계열분리 시나리오는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그룹에서 떼어내는 방식이다.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떨어져 나가더라도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구본준 고문 입장에서도 LG그룹과 중첩되지 않는 사업영역 확보가 가능해진다.

더욱이 LG상사와 판토스는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계열분리와 연관된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 3월 LG상사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소유 지분을 ㈜LG에 매각했다. 2018년 10월에는 구광모 회장 등이 판토스 보유 지분 전량인 19.9%(39만8000주)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계열분리가 표면화될 경우 구본준 고문이 보유한 ㈜LG 주식이 밑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LG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오너 일가 구성원은 총 30명. 이들은 ㈜LG의 총 주식 가운데 43.60%(7524만3179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15.95%(2753만771주)를 보유한 구광모 회장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지분율 0.14%에 그쳤던 구광모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한 이후 지분율을 꾸준히 높였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지분 상속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구본준 고문은 지분율 7.72%(1331만7448주)로 2대 주주에 등재돼있다. ㈜LG 주식이 지난 18일 종가 기준 1주당 7만5200원임을 감안하면, 구본준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의 가치는 1조원 안팎이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이 1조원에 달하는 본인 소유의 ㈜LG 주식을 ㈜LG가 보유한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경영권과 맞바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가총액을 놓고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3분기 기준 ㈜LG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 지분을 각각 24.69%(957만1336주), 30.07%(300만6673주)씩 보유 중이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1주당 주가는 LG상사 1만8400원, LG하우시스 7만5000원이다. 

이들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토대로 계산하면 ㈜LG가 보유한 LG상사와 LG하우시스 주식은 각각 1760억원, 225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 LG상사는 판도스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LG상사를 얻게 될 경우 판토스까지 수중에 넣을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추가 분리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구본준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LG가 보유한 LG상사와 LG하우시스 지분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왑딜
본격 시동

구본준 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를 주축으로 계열분리에 나설 경우 신생 그룹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준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개별기준 LG상사와 LG하우시스의 자산총액은 각각 2조8347억원, 2조2363억원 수준이다. 비상장사인 판토스는 지난해 말 개별기준 자산총액이 1조4171억원이었다. 3곳의 자산총액을 합산하면 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현황에 대입해 보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를 주축으로 설립될 그룹의 재계 순위는 54위에 해당한다. 올해 신규 지정된 HMM(자산총액 6조5000억원), 장금상선(자산총액 6조5000억원)과 엇비슷한 규모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10조원 이상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관리하고 있다.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계열분리를 통해 그룹을 형성하게 되면 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 거래,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출범과 함께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되는 셈이다.

반면 LG그룹은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이탈할 경우 재계 순위 4위를 안심할 수 없다. 롯데그룹과의 자산총액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재계 순위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롯데그룹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외형을 불렸고, 어느 새 재계 4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해 온 LG그룹을 턱 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 구본준 LG그룹 고문 ⓒLG그룹

실제로 2016년 롯데그룹은 자산총액을 103조2840억원을 기록하면서 LG그룹과 자산총액 간극을 2조6000억원대로 좁혔다. 격차는 이듬해 더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LG그룹 자산총액은 112조3000억원, 롯데그룹은 1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그룹 간 자산총액 격차는 1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렇게 되자 2018년을 기점으로 양 그룹 간 순위 역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LG그룹은 순순히 4위 자리를 넘겨주지 않았다.

2018년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23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1년 전보다 자산총액이 6조원가량 늘어난 116조2000억원에 그치면서 두 그룹 간 격차는 6조9000억원으로 벌어졌다.


올해 5월 기준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자산총액은 각각 137조원, 121조5000억원이다. LG그룹은 계열분리에도 불구하고 재계 순위 4위 수성이 유력하다. LG상사, LG하우시스와 이들 기업에 딸린 자회사만 계열분리하더라도 60개 계열사, 약 130조원의 자산이 남아 있다.

굳건한 순위
잡음 없는 수순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재계에서는 드물게 잡음 없이 LG가의 승계가 마무리된다”며 “지분을 보유한 친척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계열분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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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