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4위’ LG그룹 계열분리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LG그룹에 뿌리를 둔 또 하나의 대기업이 탄생을 앞두고 있다. 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고려하면 예상된 수순이나 마찬가지다. 그룹 울타리를 벗어날 계열사의 윤곽도 나온 상태. 총수의 작은아버지가 보유한 지주사 주식이 밑천이다.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구본준 고문을 주축으로 하는 계열분리 방안을 그룹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달 말 이사회를 통해 계열분리 안건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의 이사회는 이달 26일로 예정돼있다. 

오래 전
예고된 수순

구본준 고문이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은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2018년 5월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약 한 달 후 ㈜LG 이사회를 거쳐 구광모 회장(당시 상무)이 총수로 낙점됐고, 구본준 고문이 부회장직을 내려놓자 계열분리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계열분리 가능성이 계속 언급된 이유는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 때문이다. LG그룹은 총수가 세상을 떠나면 장자가 경영권을 넘겨받고, 총수의 다른 형제들은 경영에서 물러난 뒤 몇몇 계열사와 함께 독립하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덕분에 LG그룹은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동시에 ‘범LG’로 묶이는 기업집단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여섯 형제 가운데 넷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를 통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 기존 LG그룹 계열사는 LS로 명패를 바꿔 달았다. 

또 구인회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들었다.

고 구본무 회장이 부친인 고 구자경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후에는 고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가 LCD 모듈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3년째를 맞이한 것도 LG그룹이 계열분리를 결심한 이유로 해석하고 있다. 구본준 고문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 고 구본무 회장 ⓒLG그룹

구본준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그룹을 총괄했다.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자, 고문 자리로 빠지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최근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도 계열분리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LG는 올해 3분기에 매출액 1조9560억과 영업이익 76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116% 증가한 수치다.

원칙에 따라
새 출발 예고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계열분리 시나리오는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그룹에서 떼어내는 방식이다.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떨어져 나가더라도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구본준 고문 입장에서도 LG그룹과 중첩되지 않는 사업영역 확보가 가능해진다.

더욱이 LG상사와 판토스는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계열분리와 연관된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 3월 LG상사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소유 지분을 ㈜LG에 매각했다. 2018년 10월에는 구광모 회장 등이 판토스 보유 지분 전량인 19.9%(39만8000주)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계열분리가 표면화될 경우 구본준 고문이 보유한 ㈜LG 주식이 밑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LG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오너 일가 구성원은 총 30명. 이들은 ㈜LG의 총 주식 가운데 43.60%(7524만3179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15.95%(2753만771주)를 보유한 구광모 회장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지분율 0.14%에 그쳤던 구광모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한 이후 지분율을 꾸준히 높였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지분 상속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구본준 고문은 지분율 7.72%(1331만7448주)로 2대 주주에 등재돼있다. ㈜LG 주식이 지난 18일 종가 기준 1주당 7만5200원임을 감안하면, 구본준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의 가치는 1조원 안팎이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이 1조원에 달하는 본인 소유의 ㈜LG 주식을 ㈜LG가 보유한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경영권과 맞바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가총액을 놓고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3분기 기준 ㈜LG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 지분을 각각 24.69%(957만1336주), 30.07%(300만6673주)씩 보유 중이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1주당 주가는 LG상사 1만8400원, LG하우시스 7만5000원이다. 

이들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토대로 계산하면 ㈜LG가 보유한 LG상사와 LG하우시스 주식은 각각 1760억원, 225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 LG상사는 판도스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LG상사를 얻게 될 경우 판토스까지 수중에 넣을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추가 분리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구본준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LG가 보유한 LG상사와 LG하우시스 지분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왑딜
본격 시동

구본준 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를 주축으로 계열분리에 나설 경우 신생 그룹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준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개별기준 LG상사와 LG하우시스의 자산총액은 각각 2조8347억원, 2조2363억원 수준이다. 비상장사인 판토스는 지난해 말 개별기준 자산총액이 1조4171억원이었다. 3곳의 자산총액을 합산하면 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현황에 대입해 보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를 주축으로 설립될 그룹의 재계 순위는 54위에 해당한다. 올해 신규 지정된 HMM(자산총액 6조5000억원), 장금상선(자산총액 6조5000억원)과 엇비슷한 규모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10조원 이상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관리하고 있다.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계열분리를 통해 그룹을 형성하게 되면 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 거래,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출범과 함께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되는 셈이다.

반면 LG그룹은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이탈할 경우 재계 순위 4위를 안심할 수 없다. 롯데그룹과의 자산총액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재계 순위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롯데그룹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외형을 불렸고, 어느 새 재계 4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해 온 LG그룹을 턱 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 구본준 LG그룹 고문 ⓒLG그룹

실제로 2016년 롯데그룹은 자산총액을 103조2840억원을 기록하면서 LG그룹과 자산총액 간극을 2조6000억원대로 좁혔다. 격차는 이듬해 더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LG그룹 자산총액은 112조3000억원, 롯데그룹은 1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그룹 간 자산총액 격차는 1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렇게 되자 2018년을 기점으로 양 그룹 간 순위 역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LG그룹은 순순히 4위 자리를 넘겨주지 않았다.

2018년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23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1년 전보다 자산총액이 6조원가량 늘어난 116조2000억원에 그치면서 두 그룹 간 격차는 6조9000억원으로 벌어졌다.


올해 5월 기준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자산총액은 각각 137조원, 121조5000억원이다. LG그룹은 계열분리에도 불구하고 재계 순위 4위 수성이 유력하다. LG상사, LG하우시스와 이들 기업에 딸린 자회사만 계열분리하더라도 60개 계열사, 약 130조원의 자산이 남아 있다.

굳건한 순위
잡음 없는 수순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재계에서는 드물게 잡음 없이 LG가의 승계가 마무리된다”며 “지분을 보유한 친척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계열분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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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