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열풍 잠재울 ‘발라드의 역습’

촉촉한 목소리 가을을 적시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발라드의 계절이 돌아온 것일까. 11월 가요계에는 감성 가수들이 속속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믿고 듣는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이적과 이승기, 악동뮤지션 등이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대다수 아이돌이 연말 출사표를 던지면서, 가요계 겨울 접전이 예고됐다. 
 

▲ 가수 이적과 이승기 ⓒ뮤직팜·후크엔터테인먼트

후크송을 중심으로 한 아이돌 음악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트로트가 확장되면서, 음원 인기의 중심이었던 발라드가 다소 뒤처진 인상이었다. 

접전

음원 구매력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10대들의 경우 인트로가 긴 노래를 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인트로를 줄이다 못해 거세하는 풍토도 생겨나 기존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보인 일부 가수들은 신곡 발매를 머뭇거리기도 했다. 

아울러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대다수가 발라드를 부른 가수들이었다는 점도 발라드계를 위축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가수들이 신곡을 발매했다. 이른바 ‘감성 장인’으로 불리는 스타들이다. 저마다의 색깔을 내세우며 음악 리스너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지난 2013년 ‘고독의 의미’ 이후 7년 동안 음반 발매를 미뤄온 이적이 지난 11일 정규 6집 ‘트레이스(Trace)’를 들고 대중 앞에 섰다. 남성 듀오 패닉의 데뷔 25주년을 기념하고자 김진표와 함께한 ‘돌팔매’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김진표가 랩을 어려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적이 적극적으로 설득해 녹음까지 이어졌다. 지난 2005년 12월 발매한 ‘패닉4’ 이후 15년 만에 호흡을 맞춘 것. 

패닉 시절부터 국내 사회문제를 비판한 음반으로 대중과 만나 왔던 이적은 ‘돌팔매’를 통해 패닉 시절 당시의 감성을 되살린다. 신곡에는 다양성과 연대에 대한 이적의 신념이 선명히 담겼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누군가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힌다면 그때는 한편이 돼서 맞서 싸우겠다’라는 의미를 가사에 담았다. ‘돌팔매’를 두고 이적은 ‘왼손잡이’의 25년 후 버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적은 최근 한 방송에서 “자기랑 의견이 다르면 없애버리려고 하지 않나. 누군가 다른 의견을 없애버리려고 한다면 그런 친구를 대신해 싸우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적은 지난 13일 김진표와 함께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 섰으며, 18일에는 팬들에게 직접 자신의 음원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수로 시작했지만 최근 수년간 드라마와 예능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이승기는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지난 15일 정규 7집 수록곡 ‘뻔한 남자’를 공개했다. ‘뻔한 남자’는 오랜 기간 음악을 위해 방송 활동을 접고 음악 여행을 떠난 윤종신과 손을 잡고 선보인 노래다. 


이적, 이승기, 악뮤…속속 귀환
음원 올킬 “감성 장인들의 위력”

‘발라드 황태자’로 불렸던 이승기는 오랜만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저력을 드러냈다. ‘뻔한 남자’는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SBS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가 선보인 라이브 무대는 분당 시청률 8.1%를 기록했다. 이는 당일 방송분의 최고의 1분으로 뽑혔다.

이승기가 신곡을 발매한 이유는 팬들의 성원 덕분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집사부일체>에서 선보인 ‘금지된 사랑’ 영상이 700만뷰를 돌파하는 등 오랫동안 이승기의 새 음원을 고대한 팬들의 요청에 부응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새 앨범을 발표했다는 것. 

이승기가 5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새 앨범은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2012년 SBS <K팝스타2>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악동뮤지션(이하 AKMU, 이찬혁·이수현)은 음악에 대한 신선한 시각과 재기발랄한 가사 등 색깔 있는 음악을 선보여 왔을 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음악적 성장세를 꾸준히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AKMU는 지난 16일 새 싱글 ‘해프닝(HAPPENING)’을 발매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3번째 정규앨범 ‘항해’ 이후 1년2개월 만의 신곡이다. 

이찬혁은 신곡 해프닝에 대해 “이전에 있었던 통통 튀는 이미지들에서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곡”이라며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보시기에는 ‘또 다른 거 했네’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이렇게 커가고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노래”라고 밝혔다. 
 

▲ ▲ AKMU(악동뮤지션) ⓒYG엔터테인먼트

이번 노래는 이전 앨범의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의 연장선에 있다. 이별 앞에서 깊은 상처를 받았음에도, 아픔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다. 

20대 중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악동뮤지션이 생각하는 사랑과 인연, 이별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신곡 해프닝 역시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AKMU 감성 발라더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이들 외에도 적지 않은 가수들이 겨울 발라드 시장을 노크한다. 최근 특유의 진한 감성으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길구봉구는 지난 15일 싱글 ‘알았다면’을 발표했으며, ‘헤어진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로 두각을 나타낸 신예 김나영은 싱글 ‘니가 없다면’으로 다시 음원 강자자리를 노린다. 안테나 뮤직에 합류한 싱어송라이터 적재는 지난 12일 새 미니앨범 ‘2006’을 선보였다. 

승자는?

한 가요계 관계자는 “가수 임창정을 비롯해 무게감 있는 가수들이 음반을 발매하고 있는 10~11월은 다른 발라드 가수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여전히 발라드는 인기 있는 장르다. 사람들이 MBC <놀면 뭐하니>의 댄스곡이나 트로트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게 포착된다. 발라드가 음원 차트 등 다양한 수치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