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있는 섬 ③인천 신시모도

예술 향기 가득한 곳

▲ 중견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초현실주의 작품 80여점이 전시된 신시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있는 신시모도는 예술을 품은 섬이다. 섬 한쪽에 예술 작품이 가득한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바닷가 공원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번갈아 떠오르는 중견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초현실주의 작품 80여점이 개성을 뽐내며 전시된다.

출렁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생과 사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진다. 배미꾸미조각공원은 주변 환경도 특별하다. 공원 앞마당이 갯벌이고, 천장은 푸른 하늘이다. 가끔 바다 위로 비행기도 날아다닌다.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예술의 섬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다.

신시모도는 수도권에서 마실가듯 닿을 수 있는 섬이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선착장까지 배로 10분이면 도착한다. 경사가 완만하고 잘 정비된 트레킹 코스와 도로 덕분에 도보 여행자와 자전거 여행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해안도로도 있어 섬을 둘러보기 쉽다. 과거에는 신도와 시도, 모도가 떨어져 있었으나, 다리가 세 섬을 하나로 연결해 ‘삼형제 섬’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 자전거 여행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신시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

배미꾸미조각공원에 가려면 신도와 시도를 거쳐야 한다. 신도는 소박한 섬마을 풍경이 좋고, 시도는 신시모도의 중심 역할을 한다. 북도면사무소와 북도면종합운동장 등 행정기관과 각종 시설이 시도에 있다. 시도에서 모도로 가는 연도교에 진입하면 왼쪽에 있는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바다를 향해 달리는 소년과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는 듯한 소녀 조형물로, 역시 이일호 작가의 작품이다.

▲ 만조에 ‘버들선생’ 아랫부분이 물에 잠겨 바다에 떠 있는 듯하다.

다리를 지나 왼쪽 길을 따라가면 배미꾸미조각공원이 나온다. 배미꾸미는 땅이 배 밑구멍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옛 지명으로, 공원 이름도 여기서 가져왔다. 2003년 모도로 여행 온 이일호 작가가 섬의 황량한 분위기에 반해 이곳에 작업실을 냈고, 완성한 작품을 하나씩 마당에 전시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공원에는 사랑과 고통, 삶과 죽음을 형상화한 작품이 자유분방하게 전시된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해안에 설치된 ‘버들선생’이다. 철재로 만들어 바람이 세게 불면 소리가 난다. 파도 높이에 따라, 물때에 따라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만조에는 작품 아랫부분이 물에 잠겨,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커다란 손을 형상화한 ‘천국으로 가는 계단’도 사랑받는다. 원래 손 위에 계단이 있었으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지금은 손만 덩그러니 남았다.

▲ 커다란 손을 형상화한 ‘천국으로 가는 계단’

작품에는 제목이나 설명이 따로 없다. 작품명이 궁금하면 공원 내 카페에 물어봐야 한다. 공원에는 ‘모도와 이일호’라고 새겨진 커다란 화강암이 작가의 존재를 알려준다. 여행자는 작가가 작품을 만든 의도를 상상하며 자유롭게 공원을 둘러본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사람, 자연과 어우러진 작품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 전시 
도보·자전거 여행자에게도 인기

이일호 작가는 자신의 삶과 작품이 어우러진 <어디만큼 왔니, 사랑아>에 다음과 같이 썼다. “모든 예술가들은 서로 외로운 섬에서 각자의 신호를 보낸다. 조각은 내가 식별하는 세상의 이야기이고 더불어 소통하는 다리다. (…) 가련한 한 덩어리의 육신이 삶의 본능적 의지로 대자연과 소통하고 있으니 내 육신은 정신보다 위대하다. (…) 정신의 명징한 직관과 몸의 단순한 삶을 믿고 따라야 한다.”

▲ 작품과 자연 속에서 차 한잔하기 좋은 카페 야외 공간

작업실 공간은 현재 카페와 펜션으로 사용된다. 작품과 어우러진 카페는 여유롭게 차 한잔하기 적당하다. 건물 외부에도 작품과 자연 속에서 차를 즐길 만한 공간이 있다. 음료뿐만 아니라 해초를 듬뿍 넣은 해초비빔밥이 인기다. 카페에 작가의 책과 도록이 있어,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배미꾸미조각공원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 해외에서 이곳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도 꽤 있다. 작품을 모두 감상한 뒤에는 오른쪽 해안을 따라 걸어보자. 기기묘묘한 바위와 한적한 해변이 이어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갯벌에서 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빨간색 조형물로 사진 명소가 된 모도 박주기

여행자들이 모도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 박주기다. 땅이 박쥐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지명이다. 낚시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곳을 찾는 가장 큰 목적은 ‘Modo’라고 쓰인 빨간색 조형물이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신시모도의 사진 명소로 알려졌다.

시도에서는 풍광이 아름다운 수기해변이 손꼽힌다. 모래가 곱고 부드러운 백사장이 펼쳐지고, 바다 건너 강화도 마니산과 동막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 언덕에 올라 눈을 가늘게 뜨고 관찰하면 마니산 참성단도 보인다. 2004년 송혜교와 비가 출연한 드라마 〈풀하우스〉 촬영지로 한때 유명세를 치렀다.

전에는 세트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촬영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남았을 뿐이다.

▲ 바다 건너 강화도 마니산과 동막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시도 수기해변

수기해변

신도에는 걷기 좋은 구봉산(178m)이 있다. 산길이 완만하게 이어져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트레킹하기 적당하다. 정상에 이르기 전에 아담한 구봉정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영종도와 인천대교가 내려다보여 가슴까지 시원하다. 신도선착장에 오면 대합실 안을 살펴보자. 섬에서 채취하고 기른 김과 굴, 단호박 등 특산품을 판매한다. 신선하고 값도 저렴해 양손은 무거워도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배미꾸미조각공원→박주기→수기해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배미꾸미조각공원→박주기 
둘째 날: 수기해변→구봉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천투어 http://itour.incheon.go.kr
- 옹진군청 관광문화 www.ongjin.go.kr/open_content/tour
- 배미꾸미조각공원 www.baemikumipension.com 

문의 전화
- 옹진군청 관광문화진흥과 032)899-2242
- 배미꾸미조각공원 032)752-7215 

대중교통
[전철] 공항철도 운서역 1번 출구에서 하워드존슨호텔 정류장까지 도보 약 300m 이동, 307번 좌석버스 이용, 삼목선착장 정류장 하차. 삼목선착장에서 신도행 여객선 하루 12회(07:10~16:10) 운항(주말·공휴일 연장 운항, 문의 필수).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www.arex.or.kr 인천버스정보 http://bus.incheon.go.kr 삼목선착장 032)751-2211 신도선착장 032)751-0192 세종해운 www.sejonghaeun.com

자가운전
서울→올림픽대로→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영종해안북로 운북 IC에서 왼쪽→화물터미널 IC→삼목선착장 방면 오른쪽→삼목선착장


숙박 정보
- 풀사이드펜션: 북도면 시도로86번길, 032)752-2580, www.poolside.co.kr
- 영화속풍경펜션: 북도면 시도로86번길, 010-3385-6328, www.viewpension.com
- 노루메기펜션: 북도면 시도로, 032)751-1335, http://sido.penbang.com
- 메르메종펜션: 북도면 신도로, 032)752-0201, www.mermaison.net

식당 정보
- 도애식당(생선조림·간장게장·회무침): 북도면 신도로182번길, 032)751-6100, www.ilovesindo.co.kr 
- 계절식당(낙지볶음·멍게비빔밥): 북도면 신도로, 0507-1415-1988 
- 섬사랑굴사랑(소라덮밥·물회): 북도면 모도로50번길, 032)752-7441, www.ilovemodo.co.kr
- 이솔라식당(해물파전·바지락칼국수): 북도면 시도로86번길, 032)752-9255

주변 볼거리
느진구지해변, 장골해변, 시도 해당화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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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