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이인성 미술상’ 조덕현
<아트&아트인> ‘이인성 미술상’ 조덕현
  • 장지선 기자
  • 승인 2020.11.17 14:12
  • 호수 1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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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그린 근현대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미술관은 2019년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인 조덕현 작가의 개인전 ‘그대에게 to thee’를 준비했다. 조덕현은 주로 연필만을 사용해 마치 사진과 같은 사실적인 회화로 근현대 시간 속 개인의 실존과 운명을 조명해왔다.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의 기억을 예리하고도 섬세하게 복원해 서사적인 구조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 음의 정원 I, II, 2020
▲ 음의 정원 I, II, 2020

이인성 미술상은 서양화가 이인성의 작품 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여러 장르가 혼재한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평면작업에 중점을 두고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작가를 매해 선정하고 있다. 2019년 이인성 미술상의 주인공은 조덕현 작가다. 

기록과 주관

2019년 이인성 미술상 선정위원회는 “조덕현 작가는 역사를 재한현 작품을 통해 밀도 높은 구성력으로 인간의 대서사시를 표현해왔으며, 미술의 본원적인 의미와 사회와의 관계를 꾸준히 작품에 담아냈다”며 “작가의 잠재력과 상징성을 내포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작품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이인성 미술상 수상전 ‘그대에게 to thee’는 사진에서 회화, 대형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조덕현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되짚어보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그대에게는 그간 다뤄왔던 기억의 문제의 연장선에서 현재, 나아가 미래적으로 재고해야 하는 가치를 포괄한다.

그대는 도달점이기도 하고 절실함을 발현하게 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사진·회화·설치작업 총망라
미술의 의미·사회와의 관계

조덕현은 섬세한 회화 기법과 가상, 실재를 넘나드는 독특한 전시 구성으로 관람객들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주로 연필과 콩테를 사용한다. 역사 속에서 잊힌 삶의 기억들을 섬세하게 복원해 서사적인 구조로 담아낸 작품은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에는 총 5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공간마다 별개의 서사를 담아 유기적으로 엮은 이번 전시는 마치 초대형 설치작업을 둘러보는 듯한 연출로 구성됐다. 10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신작 회화 ‘플래시 포워드’는 여러 시공간에 걸쳐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을 마치 영화촬영이나 연극을 시연하듯, 하나의 시공간에 병치시키는 구도로 제작했다. 

폭이 넓은 시공간을 하나로 압축하는 과정은 디지털 시대의 흔한 합성과 비견되지만, 조덕현은 그러한 합성들의 특징인 얇은 느낌, 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회화의 태도로 극복했다.
 

▲ 1952 대구 1-8, 2020
▲ 1952 대구 1-8, 2020

작품에는 시리아 팔미라의 유적, 2014년 아프가니스탄 국경없는 의사회 병원 폭격 현장, 카인과 아벨, 폼페이 화산폭발, 중세 시대 최후의 만찬, 17세기 루벤스 그림, 1950년대 미군 홍보단, 이인성 화백, 1950~1960년대 한국영화계, 최근 벌어진 뉴욕 인종차별 시위나 홍콩 시위,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등이 담겼다. 

영화를 보는 듯한 서사 담겨
“코로나19 시대의 위로 되길”

‘1952, 대구’는 한국전쟁에 군목으로 참여한 미군 장교가 1952년 대구 능금시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전쟁 중임에도 에너지 넘치는 군중의 모습과 넘실대는 희망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조덕현은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인성과 박수근 등 선배 화가들의 작품을 떠올렸고, 당시 화가들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조덕현은 윤이상의 음악과 대형 스크린에 투영된 식물, 오브제를 접목한 ‘음의 정원’도 선보인다. 미술과 문학, 고고학, 음악 등이 만나는 이 프로젝트는 공간의 건축적 요소들이 회화, 영상물 등으로 입체화돼 나타나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조덕현은 지난 봄, 코로나19를 온몸으로 겪은 대구·경북지역의 고난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또 영남지역을 답사하며 깨우친 유장한 역사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모티브로 한 신작들을 소개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과 공명하는 이야기를 찾고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타 장르 접목

유은경 큐레이터는 “과거 기억을 아련하게 품고 있는 사진이라는 객관적인 기록과 그 속에 숨어있는 개인의 주관적인 순간이 합쳐지는 것. 조덕현의 작업은 바로 그 지점에 겹쳐져 있다”며 “회화뿐만 아니라 문학, 고고학, 영화 등 타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실험적인 시도를 끊임없이 지속하는 작가적 태도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내년 1월17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조덕현은?]

1957년 강원도 횡성 출생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1984)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1987)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

▲수상

제20회 이인성 미술상(2019)
제2회 한불문화상(2001)  
이달의 예술가상(1996)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1995)
동아미술제 대상(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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