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있는 섬 ②제주 추자도

보석 같은 섬에 예술을 덧입히다

▲ 추자도 묵리로 향하는 고갯길에 있는 포토 존

추자도는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하는 섬 속의 섬이다. 총 42개 섬 가운데 상추자도와 하추차도를 비롯해 유인도가 4개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다. 수려한 풍경과 독특한 생활 문화를 품은 보석 같은 섬, 추자도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선정돼 새로운 볼거리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올가을에는 추자도의 문화 예술과 자연, 역사를 골고루 즐기는 섬 여행을 떠나보자.

▲ 분단의 상처와 아픈 역사를 품은 치유의언덕

추자항은 면사무소 등 여러 행정기관이 자리한 섬의 중심지로, 여객선터미널 뒤쪽 골목을 따라가면 치유의언덕이 나온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추자도에도 분단의 상처가 깊다. 언덕에 있는 반공탑은 1974년 일어난 간첩 사건 때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

치유의 언덕

김동원 작가가 그 옆에 낡은 정자를 단장해 아픈 역사를 보듬고 치유하기 위한 장소로 만들었다. 정자에 서면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 색색 타일로 꾸민 영흥리 벽화 골목

섬마을 골목은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서리 벽화 골목은 푸른 바다로 채워진 동화 같은 공간이다. 춤을 추듯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 추자10경을 담은 벽화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골목 곳곳에 물이 귀한 시절에 쓰던 100년 넘은 우물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흥리에는 색색 타일로 꾸민 벽화 골목이 반긴다. 섬세한 손길로 표현한 바닷속 세상과 예쁜 꽃밭을 누비는 동안,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한적하고 평화로운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후포갤러리

대서리 후포해변에는 낡은 건물을 카페처럼 꾸민 후포갤러리가 있다. 이곳에서 11월20일까지 추자예술섬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의 〈잠시 멈추자, 바람과 춤을 추자〉전이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 주변 풍경도 한적하고 평화로워 또 다른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 추자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 묵리 낱말고개

추자대교를 건너 묵리로 향하는 고갯길에 아름다운 바다와 작은 섬을 배경처럼 두른 포토 존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시야가 맑은 날에는 바다 너머 수평선 위로 한라산이 보이는 명당이다. 언덕을 내려오면 언어유희를 즐기는 재미난 건물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홍지희 작가가 낡은 어촌계 창고를 소통의 장소로 바꾼 묵리 낱말고개다. 건물 안에 수많은 글자가 겹겹이 쌓였다. 추자도를 여행하는 느낌이나 의미 있는 문구를 만들어 외벽 글자판을 장식해보자. 글자의 바다에서 헤매다 보면 갖가지 낱말이 어우러지면서 뜻하지 않은 단어나 문장이 탄생하기도 한다.

▲ 신양항에서 만난 하석홍 작가의 ‘춤추자’

신양2리에는 제주도와 추자도를 오가는 카페리가 닿는 신양항이 있다. 추자도에 차를 가져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광장에서 눈길을 끄는 ‘ㅊ 자형’ 조형물은 하석홍 작가의 ‘춤추자’다. 추자도, 최고, 최영 장군, 참굴비 등 섬이 품은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사람이 팔 벌리고 서 있는 큰대(大)자로 보이기도 한다. 맞은편에는 옛 냉동 창고를 활용한 후포갤러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곧 문을 열 예정이다.

▲ 정난주·황경한 모자의 슬픈 이야기가 전하는 눈물의십자가

신양1리와 예초리는 신유박해와 관련한 숨은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다. 정약용의 조카이자 신유박해 때 능지처사를 당한 황사영의 아내 정난주가 두 살배기 아들 황경한과 제주도로 유배 가는 도중, 죄인으로 살아갈 아들이 염려돼 추자도에 몰래 두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2019년 마을미술프로젝트 선정
문화 예술·자연·역사를 한 눈에

황경한은 이곳에서 자라고 결혼해 자손을 낳으며 추자도의 황씨 입도조가 됐다. 신양리 산 언덕에 황경한의 묘가 있으며,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절벽 바위에 눈물의 십자가가 세워져 모자의 슬픈 이야기를 전한다.

▲ 추자도 별미, 참조기매운탕

추자도 여행에는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자. 추자항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추자도 여러 마을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배차 간격이 길지만, 시선이 닿는 곳마다 풍경이 아름답고 걷기도 좋아 마음이 절로 느긋해진다. 여럿이 여행한다면 택시나 승합차를 빌려 섬을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면사무소 옆에 추자도여행자센터와 탐방객쉼터가 있다. 추자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적어도 하룻밤 묵어가며 여행하는 게 좋다. 제주올레 18-1코스(추자도, 우정의 길)를 완주하려면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지금 제철인 추자도 참조기도 꼭 맛보기를 권한다.

▲ 새하얀 등탑 2기가 나란히 서 있는 산지등대

제주연안여객터미널 부근에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사라봉 중턱에 자리한 산지등대는 1916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 새하얀 등탑 2기가 나란한데, 옛 등탑이 노후화되면서 1999년에 새 등탑을 세웠다. 등탑에 오르면 제주항과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형 선박이 오가는 제주항은 언제나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이다. 여객선에서 울리는 기적이 여행에 대한 설렘을 부추긴다. 맑은 날에는 수평선을 따라 추자도는 물론, 완도에 속한 여서도까지 또렷이 보인다.

▲ 재미난 그림이 가득한 두맹이골목

산지등대와 멀지 않은 거리에 두맹이골목이 있다. 골목마다 재미난 그림이 가득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말뚝박기와 가을 운동회 풍경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백조 2마리가 하트를 그린 벽화 앞에서는 누구나 사랑스런 표정을 짓는다. 입술 모양 입체 조형물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을 복원한 제주목 관아

제주목 관아

제주목 관아(사적 380호)는 제주 시민이 정성과 진심을 모아 복원한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이다. 제주도 정치와 문화, 행정의 중심지던 제주목 관아는 일제강점기에 헐리고 훼손됐지만, 복원 사업이 시작되면서 옛 모습을 회복했다. 복원된 관아 건물에 제주목역사관과 조선 시대 제주도의 생활상을 그린 탐라순력도체험관도 조성했다. 복원 사업 당시 제주 시민이 성금을 모아 기와 5만여장을 기부한 미담이 마음을 더욱 훈훈하게 만든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추자도(치유의언덕-후포갤러리-대서리 벽화 골목-영흥리 벽화 골목-묵리 낱말고개-신양항-황경한의묘-눈물의십자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추자도(치유의언덕-후포갤러리-대서리 벽화 골목-영흥리 벽화 골목-묵리 낱말고개-신양항-황경한의묘-눈물의십자가) 
둘째 날: 산지등대→두맹이골목→제주목 관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 추자면사무소 www.jejusi.go.kr/town/chuja.do
- 제주목 관아 www.jeju.go.kr/mokkwana/index.htm 

문의 전화
- 제주관광정보센터 064)740-6000
- 추자면사무소 064)728-4265
- 산지등대 064)720-2672
- 제주목 관아 064)710-6714 

대중교통
[버스] 제주국제공항3 정류장에서 465번 버스 이용, 제주연안여객터미널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제주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추자·우수영(09:30, 둘째·넷째 주 수요일 휴항) / 추자·완도(13:45, 첫째·셋째 주 수요일 휴항) 배편 이용, 약 1시간 소요.
*문의: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씨월드고속훼리 1577-3567, www.seaferry.co.kr 한일고속 1688-2100, www.hanilexpress.co.kr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2.7km 이동, 용문로터리에서 우회전→1.8km 이동, 동문로터리에서 제주항 방면 좌회전→1km 이동 후 좌회전→제주연안여객터미널

숙박 정보
- 엘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제주시 은남1길, 064)746-5604, www.hotelelin.com 
- 비치스토리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064)784-7400 
-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제주시 탑동로, 064)729-8100, www.ramadajeju.co.kr 
-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제주시 탑동해안로, 064)720-6000, www.oceansuites.kr 
- 스타즈호텔 제주로베로: 제주시 관덕로, 064)757-7111, https://stazhoteljejurobero.com 
- 유심이감성하우스민박: 추자면 추자로, 010-5578-7277

식당 정보
- 제일식당(조기매운탕): 추자면 추자로, 064)742-9333 
- 황금섬숯불갈비(제주산 오겹살): 추자면 추자로, 064)742-0478 
- 고향향토장터(문어탕탕이): 추자면 추자로, 064)747-8035 
- 고집돌우럭 제주공항점(제주 향토 음식): 제주시 임항로, 064)722-1008

주변 볼거리
제주 삼성혈, 제주동문시장, 별도봉, 사라봉, 한짓골, 김만덕기념관, 제주아라리오뮤지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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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